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철조망

kyeong~ 2010. 1. 16. 15:43

 

 



 

 

 

철조망

 

강화로 가는 동안

바다와 길 사이로

철조망이 파도처럼 밀려가고 있었다

눈꽃은 요동도 없이 따라서 밀려가는 중이다

철조망을 따라 한동안 밀려갔다

들키지 않는 자세로 철조망을 굴리는 중이다

눈꽃을 털어 낼까봐

전화기가 울리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철조망을 굴리는 동안 눈꽃이 늘어났다

자석처럼 끌려오는 눈발들

순진한 색은 쉽게 끌려 오나보다

얼어붙어 있는 시간 속에서도.

 

梁該憬

2010.1.10.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젠가 한번은  (0) 2010.02.14
어떤 겨울밤  (0) 2010.02.10
눈 오는 날  (0) 2010.01.05
우음도  (0) 2010.01.02
겨울산행   (0) 200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