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하얀 자화상

kyeong~ 2009. 3. 14. 14:18

하얀 자화상

 

 

달빛을 지날 때

하얗게 웃던 꽃잎

비를 맞으며

낮게 걸어오는 아침을 따라

꽃잎에게로 갔었네

 

꽃잎의 탯줄은

달을 품은 걸까

빗물의 고백을 듣고도

눈을 감은 체 말이없는 꽃잎

 

아래로 숙인 얼굴에

손끝 한 번 대어 보지 못하고

인사도 없이 돌아오는 길

달구비는 언제 그치려는지

 

너를 잊으려 했었던 순간의

하얀 자화상

벌떼처럼 달려오는 언어들을

막지 못할 때

차라리 눈을 감는다

소나기가 그칠 때까지.

 

 梁該憬

2007.8.5

아침소나기에 입 꼭 다문 꽃잎이 나와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