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ong~ 2009. 8. 21. 16:52

 

 

 

 

어느 밤

 

제멋대로 걸을 수 있는 자유와

다듬어지지 않은 눈빛으로

마음 안에 수수께끼처럼 숨겨진 길을

풀어내고 싶은 밤이다

 

주변은 끝없는 바다

무슨 짓을 한다 하여도 모를

낭자한 어둠 안

핏속을 더듬고 다니는 영혼을 위하여

관습의 빗장을 풀었다

 

광활한 어둠 속에 맡겨진 체

갯벌 속으로 빨려드는 벌레

수축과 이완의 늪을 지나

깊은 갯골로 유인하기 위하여 

숨어 있는 칼로리를 사용하였다

 

진흙 같은 부드러움에 뒤엉켜

죽을 것 같은 밤

그대의 보호색 속으로

달콤한 졸음을 뉘고 배설하는 나는

영원한 연체동물.

 

梁該憬

2009.8.18.

영흥대교 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