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슴베를 보니
kyeong~
2005. 1. 18. 16:11
슴베를 보니
/초하 양해경
마루 밑
웅크린 강아지 옆에
자루 빠진 호미가 누워있다
흙을 일구고
잡초 뽑는 일이 힘겨워
자루로부터 멀어져 왔을까
단단함과 뾰족함으로
자루의 허리의 절반쯤을
파고들었을 슴베
내 나이 절반까지
부모님의 인생에 파고들어
살아왔던 날들
지금은 자루 빠진 호미처럼
길을 나서지 못하고
욕망의 그늘 밑에 웅크리고 있다.
2005.1.18. 어느 농가의 자루 빠진 호미를 보고....
*슴베: [명사] (칼·낫·호미 따위의) 자루 속에 들어박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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