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들꽃, 도시로 오다

kyeong~ 2006. 5. 12. 11:53

들꽃, 도시로 오다


글/초하


여기 산이 좋다 하여 들렀더니

길옆을 타고 웃는 꽃

처음 만나더라도

낯선 얼굴이 없다


한 포기 안고 갈 욕심에

우악스럽게 잡아 올려 보지만

마른 땅을 잡고 악착을 떠는 뿌리 

꽃잎 다칠라 두 손 놓고 말았다.


도랑물을 길러다 붓고

또 부으며

잦아들길 기다려

다시 잡아 올려 보는 순간

 

부끄러운 손에 걸려 있는 꽃

도시의 정원에서

다리를 세련되게 꼬고 앉아

우아한 나날을 어찌 보낼까.


2006.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