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냉동실의 밥

kyeong~ 2006. 10. 12. 00:42

냉동실의  밥


                         초하


냉동실에서

여러 날을 기거한 밥을

팍팍 끓인다

가시 발라내듯 김을 불어 내고

눈길을 고명처럼 얹어 먹는다.


밥을 끓여 먹으며

얼어 있는 너,

너를 해동시킨다

얼어 있는 것은 늘 단정하다

매끄럽고 단단하다

그래서 등을 굽히지 못한다


신문 사이에서 빠져나와

발에 툭툭 채이던 광고지를

허리를 굽혀 주워야겠다

끓인 밥을 속 깊이 채운 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