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ong~ 2006. 10. 27. 15:56

  가을 애상

 

                            초하

 

 

오롱조롱 키워낸 잎들을

멀리 떠나보내는

나무의 마음을 아신다면

잎 붉어지길 바라지 마세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끌어 올린 핏기인 것을 아신다면

붉은 잎 잔치에

노래 부르지 마세요


어둠이 지나가도

떨어지는 잎

가을볕이 눈빛 줄 때 마다 

떨어지는 잎

 

나무 밑에 웅크리고

떠나지 못 할 때 

하늘만, 하늘만 바라보며

나뭇가지 빈 손짓 하네


200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