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비는 물든 잎을 물고

kyeong~ 2006. 11. 29. 22:36

 

 

 

 

비는 물든 잎을 물고

/초하

 

종일 내리는 늦가을 비

우산을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맞고 걸었더니

먼 허공으로부터

입에 물고 내리던

물든 잎 한 장

어깨가 정거장이 되었네.

 

보도 위에 많은 잎을 물어다 놓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비속에 꼼짝 못하고

엎드려 있는 선한 잎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대 마음에 물린 잎이 되었나

아무 말 할 수가 없네.

2006.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