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망해사
kyeong~
2006. 12. 12. 00:06

망해사를 갔는데
/초하
‘망해사‘라는 이름을 듣고
무작정 오고 싶었던 곳
그렇게 와보고 싶던 곳에 왔는데
하필, 이렇게 추울 수가!
바다를 건너 온 눈들이
평양기생처럼 소나무둥치에 달라붙고
송곳 같은 고드름이
낯선 인기척에 날을 세우는 날
후려치는 찬 바람은
나뭇가지의 잎을 다 잡아 뜯네.
바다로 내민 망해사 턱 위의 저 범종은
울컥거리는 바다의 설움을 세고 있었나,
잡목 숲에 앉은 해는
낮달로 오는 이방인을 살피고 있었나,
부처님 손바닥은
문살에 기댄 그림자를 재고 있었나,
마당에 앉았던 것들이 세상을 재는 동안
바람이 수군거리다 가는 뒤뜰에는
서로 다른 얼굴로 만나서
야무지게 담을 이룬 돌들
흔한 잡초 한 포기 섞이지 않게
이끼를 키우고 있었네.
2006.12.3
제법 추운 날씨 눈이 왔고 바람이 센날
망해사에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