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키 작은 태양 (2004.9.6)

kyeong~ 2008. 12. 6. 16:34
키 작은 태양



고도 높은 태양이
내가 사는 지붕과
앞마당의 커다란
나무를 지나는 동안
그늘이 내 둥지인줄 알았어

강력한 힘에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억누르는 동안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에 대해
희망을 걸었어

투명한 가슴으로
여물어가는 알곡들을 품어주는
정갈한 하늘 앞에
허리를 낮춘 태양이
서녘하늘에
피 끓는 아픔을 쏟아 내었어

밤하늘이 낮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알겠어
독주하는 빛이 없는 하늘
고만 고만한 별들로 채워진
아름다운 모습이 나를 둥지 밖으로 끌어내어
하늘을 보게 했어

도열한 코스모스가
수없이 인사하고
어린나무 가지가 손 내미는
허리 낮춘 태양을 향하여
하늘을 보며 살아야 겠어
고도 높은 태양이 찾아오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