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동행(2004.10.28)

kyeong~ 2008. 12. 6. 16:46
동행


한 잎, 또 한 잎
모두 떠나보내고
빈 몸으로 남은 참나무
한번쯤은 홀가분한 나신을
꿈꾸었을지도 모르는
잎파리 가득한 소나무도
가을바람이 아린 것 같다
온몸을 뒤틀고 있는걸 보니.

태어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빈속으로 살아가는 대나무
수많은 가지를 키우면서도
속 한번 빈 적 없는 참나무도
가을 숲을 지나는 바람에
흔들리며 살고 있네
더 큰 바람이 불면
함께 우는 소리를 내고 있겠지


나는 나
너는 너
영원히 다른 나이테이지만
알고 지낸 연륜은 똑같아
바람 부는 가을 숲에서
너를 향하여 유난히 흔들리는데.

2004.1028 가을 숲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