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ong~ 2010. 6. 15. 17:07

 

 

 

 

 

들꽃

 

넘실거리며 오는 햇빛을 피해

아무데나 앉아도

옆에 따라 앉는 꽃

오랫동안 들꽃이라 불렀다

이름을 알고도 들꽃이라 불렀다

 

이웃에서 얻어 온 화초

생각날 때마다 물을 주기는 했지만

꽃이 안 피는 줄 알았다

아직도 이름을 모르지만

십년 만에 꽃이 피었다

 

길을 가다가 앉으면

바람처럼 곁에 앉는 이가 있다

꽃처럼 웃으며 앉는 이

들판에 그냥 두고 왔다

한평생, 그는 들꽃

 

梁該憬

2010.6.13.남한산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