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ong~ 2010. 8. 26. 10:40

 

 

 

 

 

 

 

솔 섬

 

 온 천지가 캄캄하다

차에 기름이 떨어진 것을 모르고 가다가

주유소 앞에서 불이 켜지길 기다렸다

눈을 감자 소나기는 깊어지고

몸은 솔 섬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6시가 되어서야 주유소 주인은

떠내려가고 있는 것을 건져 주었다

밤새 떠내려 온 아침은

솔 섬에 걸려 있었다

우르르 섬으로 건너가는 소나기들

소나기들이 모두 건너가기를 기다렸다

멀리서 달려와 놓고도 멋쩍게 바라만 보는 섬

안개가 밀려온다. 점점 짙어가는 안개

소나기에 떠내려갔을까

기다린다는 것은 길을 잃어버리는 일

그냥 왔더니 섬이 없네.

 

梁該憬

2010.8.10. 원덕면 월천리 솔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