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海

송도-밤바다

kyeong~ 2010. 9. 15. 23:18

 

 

 

 

"젠장, 왜이리 푸르담"

"내 컴퓨터 마우스가 날마다 유영을 하는 모니터 바탕화면이네."

 

초저녁, 노을이 푸르디 푸르게 물들어간다

어느 날 뛰어들었던 가슴보다 짙다

깊을수록 소리 없는 푸름이여

그대 가슴에 손을 얹고 있던 밤과 같다

발끝까지 흘러가던 숨소리가 고요히 짙어갔다

붉으려고 했던 것들이 고요에 묻혀갔다

붉은 것보다 짙은 푸름 앞에서 그대에게 손이 간다

눈을 감고 말이다.

밤이 깊은 것도 아닌데

꼼짝없이 또 멈추고 만 짙은 푸르름이여!

 

梁該憬

2010.9.4. 송도 잭니클라우스 C.C 앞에서

 

 

 

 

태풍 곤파스로 어지러웠던 날들을 보내고

거리로 나왔다

참 한산하다

신호가 툭터진 길을 따라 질주를 하고

바다를 만나는 곳에서 멈춰섰다

오후 7시, 일몰시각이 제법 빨라졌다

 태풍 곤파스가 물러간 바다는

말조차 아끼고 싶을 만치 고요하다

 

 짙은 푸름의 바다

노을이 푸르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푸름의 강함에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서해의 상징인 인천대교

역시 푸름에 잠수되어가고 있는중

세상은 온통 푸름에 중독되어 가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거리

눈을 감고 바다를 느낀다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 바탕화면에

마우스를 눌렀듯이

이렇게 푸른 밤바다를 두고

마음의 촉각들을 자꾸 눌러본다.

 

바다건너 아련한 불빛

지난날 꿈처럼 아련한 불빛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아니라

나와 바다와의 경계같은 불빛이다.

 

 

하늘과 바다

거의 차별없는 색깔이다

멀리 불빛이 없었더라면

하늘과 바다 같은 것으로 알뻔했다.

 

 

 

찬란하던 시간을 걷어내고

짙은 푸름속에서

온전한 고요를 만나고 돌아오던 날

깊고 깊은 잠에 들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