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아직도 모르지만

묘향대(지리산 반야봉)

kyeong~ 2013. 4. 29. 19:51

 

 

 

 

 

묘향대에서

 

숨어 있는 길을 따라

암자에 이르니

웃고 있는 망초 꽃이 

납자를 닮았네

 

밝은 햇살 한가운데

수행하는 묘향대

발길 들여놓기 민망하여

골짜기를 향해 눈빛을 내려놓자니

아득히 먼 곳

참 산봉우리가 많기도 하다

 

내 몸에 이는

바람 소리, 풍경 소리

아무것도 모를 때

보이는 것마다 길이었지만

무심함이 저 산골짜기처럼 깊어 갈 때

납자, 자꾸 길을 지우며 떠나가시네.

 

 

梁該憬

2012.6.10. 지리산 묘향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