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eong~ 2014. 5. 10. 23:01

 

 

 

 

 

연둣빛

 

골목마다 바람의 걸음이 느슨할 때

마을마다 꽃 빛으로 고운 봄

각질이 일던 느티나무의 긴 팔뚝에도

연둣빛이 한 움큼이다

 

겨우내 무릎이 아팠다

진통제를 먹고

벗을 따라 산에 오르니

연둣빛이 눈부시다

겨울을 지나온 것은 눈부시다

 

이 봄

마음에 머무는 것도 연둣빛

눈에 머무는 것도 연둣빛

해가 지고 달이 진 어둠 속에서도

가물거리는 연둣빛은

이 봄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빛

 

梁該憬

2014.4.20. 단양 가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