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4.토. 파주 감악산
눈의 환생
어디까지가 갔다가 돌아오는 것일까
무슨 미련이 있길래
마디마다 쌓여 나무로 환생하는 것일까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나무가 되어있다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다시 돌아와 나무가 된 것일까
나무가 두팔을 벌리고 있는 이유가 있었네
마지막 잎새 지우는 계절
나목이어도 좋겠네
별처럼 떠돌던 영혼은
백혈구를 가진 나무가 되어 있네
성스런 영혼의 탄생앞에
시간은 얼어붙고
바람이 눈을 감는다
숨을 쉴 수없는 나목을
마디마디 어루만지며
똑같이 나무가 되어가는 거룩한 시간
신은 눈의 환생을 기도한다
梁該憬
2016.12.24. 감악산 상고대를 보며
다른 곳에 약속이 있는 날이다
하루 전날이 우리집 대장 생일인것도 모르고
철없이 일박이일 약속을 한달 전에 잡아 놓았다
문득 들여다본 집안 행사 달력에 남편 생일이 굵은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평생 반려자인데 일행에게 욕을 먹더라도 약속을 취소하고 나니 괜히 서운한 생각이 든다
한주쯤 집에 있어도 좋으련만... 기막힌 중증의 역마병을 누가 말리랴
하루코스로 쉽게 다녀올소 있는 감악산행에 발을 올려 놓았다
딱 한번 다녀온 후로 잊고 살았던 감악산....오랫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2016.12.24.토, 맑음,영하의 날씨
감악산 주차장-출렁다리-법륜사-안골-장군봉-임꺽정봉-감악산-까치봉-안골-법륜사-출렁다리-주자창(원점회귀)
소요시간: 5시간30분
감악산(紺嶽山)
높이는 675m이며
양주시 남면, 연천군 전곡읍, 파주시 적성면의 경계에 있다.
높고 웅대하며 송곳처럼 뾰족한 봉우리가 있어서 정상에 올라서면 먼 곳까지 내다볼 수 있다.
감악산은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소요산[동두천시], 칠봉산[양주시], 왕방산[포천시]과 더불어 유명한 산으로 양주시를 대표하는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경기오악(京畿五岳)[관악산, 화악산, 감악산, 운악산, 송악산]의 하나로 숭배되어 왔으며
수덕(水德)을 상징하는 산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고려 시대에는 해마다 2월과 8월 중순에 왕이 향축(香祝)[향과 축문]과 신하를 보내 국가적인 제사를 지내던 사당이 있었다
양주시 주민들은 물론 인근 연천군과 파주시 적성면 주민들도 감악산을 신령스러운 산으로 인식해 왔다.
감악산 정상에 있는 연대 미상의 감악산 비와 감악산 산신은 마을 사람들에게 오랜 세월 숭배의 대상이었다.
감악산 비는 명문(銘文)이 모두 닳아 없어져 고증할 수 없는 몰자비(沒字碑)이다.
비스듬하게 서 있어서 삣돌대왕비 혹은 빗돌대왕비라고도 불렀다.
일설에는 이 비가 설인귀(薛仁貴)의 공적을 기리는 사적비라고도 하고 광개토왕(廣開土王)의 비라는 말도 있다.
빗돌대왕비에 있는 비석의 갓이 제 것이 아니라는 설도 있는데, 원래 절에 있던 문씨 삼형제가 팔아먹은 뒤로 다시 만들어서 올려놓았다는 이야기이다.
빗돌대왕비는 비석에 갓을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설이 있어 갓이 올려졌고, 1960년대까지 이 행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산이다 보니 등산객은 물론 일반인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감악산 및 그 주변인 양주시 남면 일대에 문화 유적이나 들러 볼 만한 곳이 제법 있다.
부도골 북쪽 감악산 정상에는 매봉재라는 봉우리가 있다.
이곳에 매가 살았다거나 모양이 매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 온다.
매봉재 밑에 굴이 하나 있으며 이를 설인귀굴 또는 임꺽정굴이라고도 부른다.
고려 말의 충신 남을진(南乙珍)이 은거한 남선굴이 바로 이 굴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이 봉우리를 매봉이라는 의미에서 응암봉(鷹巖峰)이라고도 한다.
인천 원인재역 8시 출발
파주 감악산 주차장 도착 9시 30분
감악산출렁다리 주차장
경기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48-6
감악산 출렁다리 주차장에서
출렁다리고 올라가는 데크길
뉴스를 타고 알려진 감악산 출렁다리
감악산 산허리를 휘도는 21km 길이의 둘레길과 함께 길이 150m의 출렁다리(현수교)가 개통되어 등산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감악산 출렁다리는 파주, 연천, 양주 3개 지자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28억 원을 들여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 9월 1일 완공했다.
출렁다리는 범륜사(梵輪寺) 입구 서쪽 암릉에서 371번 지방도로를 건너 범륜사가 있는 운계폭포 방면으로 이어져 있다.
다리 부근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인 영국군 글로스터셔 부대원들을 기리기 위해 다리 이름을 ‘글로스터셔 영웅의 다리’로 명명했다.
눈이 살짝 내린 출렁다리
흔들리고 미끄럽다
이런날은 조심조심....
바닥을 미끄럽지 않게 설계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감악산 정상과 법륜사
정상에 상고대가 하얐다
그리높지 않은 산에 상고대라...
미리부터 가슴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출렁다리를 건너와 법륜사로 가는중....
뒤돌아....멀어져가는 출렁다리를 한컷
인생은
그리고 여행은
길은
뒤돌아보는 묘미가 크다.
자그마한 사찰 법륜사 앞을 지나서....
오늘은 아기예수 탄생의 이브...
절집은 그냥 지나잔다...흐흐
북쪽지방 답게 엊그제 내린 눈이 그대로 있다
많지 않은 눈이지만
영하의 날씨
동토의 땅 조심조심 걸어야겠다.
신의 깃발같은 산행리번아래를 지나 ....
까치봉으로 해서 감악산을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우리는 까치봉으로 하산을 할것이다
하신길 저 까치봉에서 나오겠지...
감악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 아니라
오른쪽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
가파르고 힘들다
언제나 그랫듯이 가장 뒤쳐서 오르면서
찍을 것을 다 찍고 가는 눈치없는 중생...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행복으로 길을 나서는데요
아침 길을 나설때에만 해도 생각도 못한 상고대
초입부터 탄성이다
이만하면 백두산을 간다고 해도 온힘을 다해 에너지가 하늘을 찌를 것 같다.
하얗게 변한 나무숲을 기쁜마음으로 지나간다.
지금부터 말이 필요없다
너무 좋다
너무 좋다
좋아 죽겠다...
그말 밖에...
나무를 사랑하던 영혼이 눈으로 변해
나무로 환생한듯이
보는 것마다 동양화
갈길을 제촉하지 못하겠다
그냥 서있서도 좋은
한줄기 바람이 지나도 좋은...이 눈물나도록 행복한 풍경앞에
어찌 발걸음이 빠를수가 있으리오
감악산을 신령스럽다 한 이유를 알겠다
매가 한마리 지키고 있다
그래서 임꺽정봉을 매봉재라고도 하였다 한다.
난 늙은 두꺼비 한마리 지키고 있는것도 같고.
눈은 아마도 나무의 영혼이었거나
나무를 사랑하였거나..
그래서 다시 나무로 환생하고 있는 것이다.
멀리 감악산 정상 철탑이 보인다.
나무를 그대로 읽어내는 눈과 같이
자연이 한몸으로 뒹구는 계절
무채색의 아름다움
여백의 미를 살리는 아름다움
아무것도 없는듯...
그러나 무채색이 오장육부를 흔들고 있다
찬란한 빛깔이 아니라 색깔없는 세상이
여백의 세상이 이렇게 마음을 흔들고 있는것이다
이 계절마다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바위사이로 보거나
나무사이로 보거나
그냥 확 다 드러내고 보거나....
내가 이세상에 있음이 행복이요 감사함이다.
어느별을 떠돌다
다시 돌아와 나무로 환생한 눈이여
전생에 나무를 사랑한 영혼이 었나보다.
나는 다음생에 무엇으로 태어나 살아갈가나
저 석굴밖은 천길 낭떠러지
이쪽에서는 낭떠러지보다 동굴밖 풍경이 아름답다
인간은 보이는데로 풍경이라 말하고
보이는데로 살아간다.
바위와 어우러진 설국의 풍경
눈과 소나무
겨울왕국의 잊을수 없는 풍경이지요
수없이보아도 그냥 지나가게 한적은 없지요
사람도 이렇게 한결같이 머물게 할수 있는 사람 있을까요
아...그림같은 소나무
저기로 갈거에요
아니 갈수 없지요
저기 등을 타고 또다른 설국을 바라 볼거에요
더 가까이...
그리 거만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소나무
그래서 더 가까이하고 싶은 풍경
임꺽정봉으로 가는 길의 풍경
가까이..가까이 소나무곁으로 왔다
손으로 잡아보지도 못하고
멀거니 바라본다
천상의 풍경을 만나 그냥 바라만 보는 순간....
욕심이 많은 나는
찍었던 곳을 또 찍고
돌아서 또 찍고...
그리고 버리지 못하고 모두다 껴안고 또 들여다 본다
임꺽정봉으로 가는 계단..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겨울
바위끝에서 누구를 기다리는가
전생에 나무의 영혼이었던 눈을 기다리는가
처연히 서있는 소나무
홀로 있어서 그림 같은 소나무
사람도 홀로있어도
너무도 쓸쓸한 모습이 풍경이 될수 있는 것인지
홀로있음이 누가 고독하다고 합니까
홀로 지낼수 있음이 얼마나 멋진 인내를 연마하고 있는 것인데...
홀로 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인지도 모르겠다.
여기도 저기도 홀로있는 낙낙장송...
너무도 쓸쓸한 아름다움....아...말이되는 건가
여기도 저기도
360도를 돌면서 밥안먹도 행복한
360도 행복이다.
임꺽정봉으로 가는 계단
행복의 계단
천국의 계단
뒤돌아...온 봉우리들.
매한마리 업드려 있다는 감악산
멀리 임꺽정봉이 보인다.
눈내리는 산자락
저멀리 호수에도 눈의 영광이 내리고
예수의 탄생보다
눈의 탄생이 더 영광스런 오늘...
눈이 나무로 환생하는 날
환생의 영광이 나의 기쁨으로 충만한 날
임꺽정봉으로 가까이 가까이
온천하가 천국인데 어찌 빠른걸음으로 가리
천국을 가능한 오래도록 머물다 가야지
감악상 정상보다 1.3미터 더 높은 임꺽정봉
눈의 손짓을 따라 걷다보니
가장 높은 곳에 이르러 멀리 세상을 내려보고 있다
산에 오르는 가장 큰 이유를 오늘도 이행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심장을 탁 털어 드러내놓고 바라보는 기분
인간은 나이를 떠나 늘 오를수 있어서 힘이 솟는다.
나무처럼 서서
눈이 내린 나무처럼 서서 온천하를 바라보는 행복
이 행복으로 일주일을 산다
다시 또 일주일후 어떤 풍경앞에 서있을까
길에게 나를 모두 내어주고 사는 여자....
임꺽정봉을 다시 내려와 감악산 정상으로 가는 길
단풍에 눈이 앉으니 참으로 이쁘죠잉...
무채색의 세상에
가을이 남기고간 붉은 잎
겨울의 팔딱이는 심장 같다.
감악산 정상 675미터
통신시설중계탑이 있어서...
정상석의 근엄함이 주눅들어 있는 느낌
감악산 비
감악산 비는 명문(銘文)이 모두 닳아 없어져 고증할 수 없는 몰자비(沒字碑)이다.
비스듬하게 서 있어서 삣돌대왕비 혹은 빗돌대왕비라고도 불렀다.
일설에는 이 비가 설인귀(薛仁貴)의 공적을 기리는 사적비라고도 하고 광개토왕(廣開土王)의 비라는 말도 있다.
빗돌대왕비에 있는 비석의 갓이 제 것이 아니라는 설도 있는데,
원래 절에 있던 문씨 삼형제가 팔아먹은 뒤로 다시 만들어서 올려놓았다는 이야기이다.
빗돌대왕비는 비석에 갓을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설이 있어 갓이 올려졌고, 1960년대까지 이 행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감악산 정상의 한가로운 풍경
누구라도 이곳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서둘러 내려간다면
산행 속도에 중증이 걸린 사람이거나
마음이 매마르거나
세상에 대한 여백을 가지지 못한자이리라.
북단에 위치하다보니
감악산이 중요한 구실을 하는 곳이다.
통신시설이 있습니다.
오르는 것은 이제...그만 내려가는 길
까치봉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갑니다.
조망을 위한 작은 정자도 있고
여기서 차한잔으로 몸을 녹이며 다시 설국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느껴볼수 있는 곳
감악산은 분명 겨울 산이다
무채색으로도 이렇게 나그네의 마음을 확실히 잡았으니 말이다.
까치봉쪽으로 풍경
까치봉 봉우리가 보이고..
계단을 잘 정비해두어 예저에 왔을때보다 산행이 수월해 졌다.
까치봉 정상
정상을 지키는 터줏대감처럼 서 있는 소나무
오래오래 천년만년 이곳을 지키리라 믿으면서.
돌아서 내려오며 감악산 정상을 아쉬움을 달래며 몇번이나 돌아본다.
천국에 무임승차하여 한없이 즐거운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산행...
아마도 이겨울에는 설국을 찾아 끊임없이 떠나고 또 떠날 것 같은 예감이다.
설국에서 벗어나 .....
집으로 가는 시간
아침에 보았던 삼거리
가을이 남기고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겨울은 깊어만 간다.....
갈때 보았던 법륜사를 지나
원점회귀...하산을 마무리 합니다.
적성 한우마을
경기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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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세우고 원하던 곳을 가는 것도
인생의 의미 있는 페이지가 되겠지만
과거의 기억으로 별 기대 없이 떠났다가
천국 같은 행복을 맛보았다면
그건 아마도 그 사람의 삶에는 늘 행운이 함께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리산과 연화도에 일박이일 크리마스휴가를 떠나려 했다가
짧은 하루지만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설경 속에 머물다 왔다면
이건 분명 축복받은 삶이다.
무릎과 어깨의 노령화로 병원을 들락거리지만
마음은 폴짝폴짝 십 대의 철없은 뜀박질 심장이다.
이 황홀한 풍경과 함께하노라면 함께한 이들이 소중하고
그 사람이 무심결에 또 함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길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람을 아니 좋아할 수 없는 이런 운명 때문이다.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