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25. 임실 오봉산& 옥정호 물안개길
길에서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길뿐인 세상이 있다
길에 갇혀 다른 세상을 잊거나
고단한 마음을 길에 내려놓거나
길의 의미를 찾거나
길을 걷다 보면
가도 가도 풍경뿐인 세상이 있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풍경
먹물 같은 강이 산 아래 깊어가고
강바닥부터 쌓인 물의 심성은
산의 성질을 닮아간다
세상을 살다 보면
바람 나는 날이 많다
풍경에 미쳐 집을 나서고
검은 강을 보면서 집으로 가지만
또다시 집을 나선다
길을 나서면 온 세상이 풍경인데
그 풍경이 내 인생의 전 재산이라.
梁該憬
2015.1.2. 임실 옥정호를 바라보며
두번째 오봉산과 옥정호로 가는 길
사람마음이야 듣고도 잊고 살지만
눈오는 날 설레임으로 맞이했던 옥정호를 잊을수 있으랴
첫만남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었으니
그날 옥정호와의 만남은 축제요 축복이었다
그래서 사람마음보다 더 깊이 간직할 옥정호의 풍경이 되었다
어느 모퉁이에 어떻게 서서 눈내리는 옥정호 풍경을 보았고
그저 천천히 걷고 싶었던 곳을 선명한 기억으로 또다시 간다
높지 않은 산자락을 따라 걸어가는 내내 발아래 풍경이 펼쳐지는 곳
어찌보면 백두산 천지를 닮은듯한 풍경
안개라도 피어오르면 더 깊고 신비롭고 웅대한 느낌드는 곳
그호수에 붕어 닮은 섬하나 살고 있다
옥정호를 지키며 섬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붕어섬
숱한 사람들의 풍경이 되어 오늘도 유유히 떠 있으리라
임실 오봉산&옥정호 물안개길
2017.2.26.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코스
붕어섬 전망대 주차장-전망대-국사봉-3봉 갈림길-4봉-헬기장-오봉-749번 지방도 물안개길시작점-지방도500미터-물안개길중간부터 시작-자연산장
10시 산행시작 ~오후2시 30분 산행마침
산행들머리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산 32-1
날머리 : 자연산장-전북 임실군 운암면 마암리 369-8
날씨는 맑지만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
하늘은 푸르고 온난하나 쾌청하지는 못하다
그래도 춥지않으니 두꺼운 방한 점퍼는 벗어던지고 오를수 있어서 몸이 가볍다.
처음부터 계단으로 시작하는 오봉산
10여분 올라가면 첫번째 전망대 그리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첫번째 봉우리 국사봉이다
첫번째 전망대부터 걸어가는 내내 붕어섬을 바라보며 걷는 코스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본 붕어섬
2월에서 5월까지 산불방제기간
사진 찍사는들은 국사봉까지 오르고 다시 내려가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산행이 목적인 사람들은 군청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심좋은 임실군청의 입산허가 덕분에 일행은 즐거운 산행을 할수 있게 되었다.
섬진강 다목적댐으로 만들어진 인공허수 옥정호
가끔은 호수에 물이 빠지면 풍경이 완전 달라지는데
눈은 없어도 호수에 수량이 풍부하여 풍경이 아름답다.
강이 흘러가는데로 생긴 길인가
산이 흘러가는데로 생긴 길인가
아니면 임실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인가
정처없이 산굽이를 따라 흘러가는 저 길이 부럽다
저 길의 끝은 어디.....
다시 돌아올리 없는 길을 따라 멀리 멀리 나는 새이고 싶다.
국사봉에서 오봉산까지 이르는 붕어능선
다른 풍경은 없다
붕어섬의 풍경을 내내 보고 가는 것이다
찍어도 찍어도 붕어섬만 찍고 가는 산능선이다..
오봉산에서 뒤돌아 국사봉을 본다
강물도 유순하고
산능선도 비교적 유순하다.
동네 뒷산보다 좀더 높은산쯤으로 여기면 된다.
오봉산에서 마지막으로 붕어섬을 또한번 찍어보고...
아무리 보아도 백두산 천지를 닮은 모양이다.
몇겹으로 둘러쳐진 산능선들
약3시간의 산행을 하고 옥정호를 따라 걷는 물안개길로 접어든다
시간 관계상 물안개길은 절반만 걷기로 한다.
용운리 구간은 생략하고 마암리 구간만 1시간 반 가량 걷기로 한다.
잡목 사이로 강을 바라보며.
강바람이 잡목을 흔들어대던 겨울이 그립다.
바람이 우우 불어대고 강이 우우 우는 시간....길에 있음을 확실하게 느끼는 시간이다.
전라도쪽은 싱그러운 대나무숲이 어딜가나 반긴다.
계절을 모르는 대나무숲
겨울에 오나 여름에 오나 낯설지 않은 숲
눈오는 날 그때도 이만큼 푸르렇고 봄이 오는 지금도 그때만큼 푸르다.
대나무숲과 강....
강보다 더 푸른 대나무숲
깊은 강은 저렇게 조용하다
깊다 못해 검다
봄이다
양지쪽에 올해들어 가장먼저 만난꽃 '개불알꽃'
햇살만큼이나 해맑은 웃음이다.
작은 쪽배
붕어잡는 배이거나
잉어잡는 배이거나....
주인은 없고 강가에 그림처럼 덩그러니...
길을 나서면 아무것도 아닌듯한 것마져 수채화처럼 풍경이되어 이렇게 마음속의 재산이 되어간다.
.
저번엔 눈과의 유희를 즐기느라 5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이길에 머물렀는데
이번에 좀 빨리 걸었나보다
4시간 30분
사람이 많다보니 속도를 내었나보다
처음은 시간이 걸리고
두번째는 스치듯 보는 것이 많아진다.
길가에 봄이 들었다
앉아서도 보이는 봄
'개불알꽃'이 가장 빠른 봄의 전령사가 되었다.
멈추어 있는 시간이 없듯이 계절또한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
겨울과 봄의 경계를 개불알꽃이 알려주고 있다
길과 나의 경계는 무엇일까 아마도 석양일 것이다.
오늘도 석양을 등지고 어둠속에 길을 남긴다.
2017.2.26.일 by gyeong~
자연산장 (둘레길종점에 위치)
붕어찜 4인 4만원
공기밥 포함하면 44000원
전북 임실군 운암면 국사봉로 108-12
(지번) 운암면 마암리 369-8
063-221-6186
2.1일부터 5.15일까지 산불방제기간이라서 임실군청 산림축산과에 입산허가를 받아서 산행해야 함
(이메일 서식받아서 서명하여 보내면 입산허가서 나옴)
임실군청 산림축산과 063-640-2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