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山

2017.3.19. 강진 석문산-만덕산-백련사

kyeong~ 2017. 3. 19. 01:27







57번째 봄



거친 바위와

잎 없는 나무가 맞이하는 곳에

밤을 지새워 왔다

길인 듯 등을 내어주는 바위와

잎보다 꽃을 먼저 내민 나무와

강진만이 끓여낸 태양은

먼 길을 온 나그네를 위한 초대장

누가 서툰 발걸음을 위해 등을 내어주었던가

누가 나의 밥상에 꽃을 얹어 주었던가

바깥은 언제나 얻어가는 것뿐이다

거친 바위에도 양지의 바람이 인다

거친 것 위에 이끼가 올라앉는다

앞서와 앉은 이끼 위에 나의 57년을 얹어본다

57년의 이끼 위에 잎보다 먼저 내민 꽃이 웃는다

웃는 꽃, 거친 바위를 건너가는 중이다.



梁該憬

2017.3.19. 강진 만덕산을 오르며







석문산(283m)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해남읍에서 강진으로 가는 길 사이에 병기라는 낮은 재가 있다.

이 재를 넘어서면 강진주라리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남쪽으로 논 사이를 뚫고 한 가닥 길이 나 있다.

이 길은 서기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따라 남으로 뻗고 있다.

강을 석문천이라 부르고 이 석문천이 만덕산 줄기의 하나인 석문산의 허리를 뚫고

도암만으로 흘러가는 곳에「소금강」이라 불리는 암석으로 된 절벽이 있다.

길 양옆은 깍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되어 있어 마치 문설주가 서 있는 것같다. 암석의 모양이 기이하여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


만덕산(408.6m)

전남 강진군 강진읍 덕남리

강진만 바다를 한눈에 굽어보기 좋은 곳이 만덕산이다.

높이 408.6m의 낮은 산이지만 능선에는 상당한 크기의 암석들이 많으며,

남쪽에는 사적 제107호인 다산선생의 초당과 백련사가 언덕 사이로 나란히 있다.

이곳에는 만덕산은 야생차가 많이 자생하여 다산이라고도 불리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호가 이곳 만덕산을 배경으로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조선말기 당대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이다.

강진에 유배되어 18년 간 귀양생활 중, 8년 간을 강진읍 동문 밖에서 머물다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곳에서 후진을 가르치고, 저술에 전념하여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완성했다.

정상 남쪽 골짜기의 백련사 주변에는 3ha에 걸쳐서 7,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특히 절 앞에 많다.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 사당역 밤11시30분 출발-소석문 5시도착

산행시작 소석문 6시30분출발-만덕산(12시)-백련사주차장(오후 1시도착)-

산행시간:6시간30분

산행코스:소석문-석문산-구름다리-바람재-만덕산 깃대봉-백련사-백련사주차장

날씨 맑음, 석문산에서 일출

서울 사당역 오후 7시 30분도착



산행출발점은 덕룡산과 주작산을 가기 위해 두번이나 왔던 소석문이다.

덕룡산의 동봉과 소석문은 길하나를 두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진입하게 된다

봉우리에서 눈에 익은 덕룡산 동봉을 바라볼수 있는 곳이다.




서울 사당역에서 11시 30분 출발

강진땅에 새벽 5시에 도착했지만 일출시간을 맞추느라 차에서 1시간 가량 더 지체를 하였다.

6시가 넘어서서 일출을 보기위해 소석문 암봉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백련사까지 대략 8키로....그리 멀지 않고

산높이도 408m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석문산과 만덕산은 땅끝기맥에 속해있는 구간이다.


석문산으로 가는 길

빈속에 초반부터 가파른 구간이다.

산은 낮으나 바위구간이라 만만치 않은 산행임을 초반부터 알 수 있겠다.



석문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진만 일출

10분만 일찍올라왔으면 좋은데

느린 걸음이라 이미 해는 떠오르고 있었다,

수평선에서 처음 떠오를때 바라보는 맛으로 일출을 보는건데 아쉽다.



스모그가 있어서 그리 만족한 일출은 아니지만

일출과 함께 만덕산의 산행은 시작된다.



진달래군락지로 유명산 덕룡산 동봉이 마주 보인다.

석문호수가 덕룡산의 기개를 그대로 포용하고 있는중이다.





강진땅을 향하여 깊숙이 들어온 바다

그 바다옆으로 남도의 넉넉한 인심처럼 넓은 들녁이 펼쳐져 있다.

정돈이 잘 된 저 들녘에 푸르름이 서서히 밀려온다.



오우 진달래다

덕룡산에 진달래를 보기 위해 두번이나 왔었는데

활짝피지는 않았지만 진달래가 피기 시작한다.

올해들어 처음 만나는 진달래...석문산에서 만났다.



통천문앞을 지나간다

통천문은 길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50미터 가량 가야하기때문에 생략하고 구름다리를 향해 ~



참 힘찬 산맥이다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바위가 빼곡히 박힌 옹골찬 풍채를 가진 산이다.



길건너 덕룡산의 빼어난 몸매이다.



보통 소석문에서 시작하지 않고 저 구름다리옆 등산로입구에서 시작한다.

우리를 인솔한 대장님은 다른사람보다 한구간 더 걷게하는 욕심많은 대장님



탕건바위

오밀조밀한 바위가운데 탕건을 닮은 바위를 찾아내어 이름을 지었나보다.

언뜻보면 잘 모를수도 있다.



탕건바위를 가까이서 샷~



구름다리 건너 정자도 찍어보고...

보이는 것은 모두 담아두어야 혹시라도 다음에 또 올때 이정표가 된다.


석문산을 생략하고 저기 보이는 정자아래에서 진입하여 만덕산행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야할 만덕산의 첫번째 봉우리

강진쪽의 산들은 기암절벽을 이루는 산맥이다

높지는 않으나 쉽게 오를수 있는 곳이 아님을 산행초반부터 느끼겠다.





구름다리에서 석문천과 그 옆을 지나는 도로....

도로에도 햇빛이 들고 있다.



바람이 지나는 골목에 서있듯

다리위에 서있으니 좋다....

길위에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내가 서있다.

먼 곳까지 와서 무었때문에 이렇게 험한 길을 걷고자하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시작을 하고 걷다보면 끝이 있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안고 산행을 하는 것이다.




석문산 건너 주작덕룡에 진달래보러 두번이나 왔었는데

만덕산에서 서둘러 진달래가 피고 있다.


이제 피기 시작하였으니 하루가 다르게 산자락은 붉게 점령되어갈 것이다.



해가 뜨니 진달래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서둘러 핀 진달래....

가냘픈 꽃잎이 아직은 새초롬한 새벽바람에 애처로운 느낌이다.



구름다리옆 석문산의 풍경

진달래가 조금더 만발하여 저기 바위 구석구석에 진달래가 어우러지겠다는 상상을 했다.



양지녁에 이렇게 새잎이 돋아나구요




생강나무꽃도 진달래에 지지않을새라 열심히 피고 있는 중이다.

봄은 꽃들의 경쟁....

쉼없이 꽃들의 릴레이를 하는 순간 봄은 또 빠르게 지나가리라.






봄에는 꽃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지금부터 꽃들의 릴레이가 시작되고 꽃이 지겨워질즈음 여름이 오는것이다.



잡목사이로 절벽같은 산이 다가서고

절벽인것 같아도 인간은 어떻게든 길을 내고 그 절벽을 지나간다.


세상에 길이 없는 곳이 어디 있으랴

절벽이라도 인간은 길을 만드는 연금술사.



뒤돌아볼때마다 석문산이 조금씩 멀어져 간다.

언제까지 저 이름을 기억할수 있을런지....

산도 많고 그러다 잊어버린 산도 많고





걷는내내 이런 바위와 강진만의 어우러진 풍경을 보며 걷는다.


떨어질것같이 아찔한 바위길

그래도 그재미에 암릉을 즐기는 것이다.



저 들녘이 미세먼지없이 맑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원한 바다와 남도의 막히지 않은 푸른 초원을 보고자했는데

올들어 미세먼지가 더욱  극심한듯 맑은 바다를 볼 수가 없다.



바위봉우리를 몇개나 넘어야 할지

낮아보이지만 급경사에 너덜길에....

혹여 발을 삘까 길에서 조심 조심 눈을 뗄수가 없다.



강진군 도남면 계라리쪽 저수지

농사를 위해 만든 저수지인듯하다


일기가 예보를 빗나가고 천수답을 의존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나보다

시골에도 농수용 저수지가 제법 많아졌다.



주작덕룡산쪽보다는 길이 평탄한 구간이 제법 있다.

바람재로 가는 구간은 육산인듯 편한길이 잠시 이어진다.



무슨시설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서장이 관리하는 시설물이라고 적혀있다.



뒤돌아보면 그리 험하지 않은데

걷는내내 만만한 길은 없다

나처럼 산높이만 가지고 산을 올라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한다.


초반부터 잘못된 생각임을 느끼면서 조심조심 길을 간다.



초봄의 볕이 내리쬐는 시간

저 나그네 홀로 강진만을 바라보며 쉬고 있다

홀로가 저렇게 여유로움을 만끽할수 있는 것이다.

긴 길을 얼마나 지루하게 가야할까 어떤이는 걱정하지만

저렇게 온 강산을 내품에 안으며 산을 오르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거친 바위가 주인인 산

아직 잎이 돋지 않은 나무가 주인인 산

그 산에 밤을 더듬어 멀리서 나그네가 걸어가고 있다

숱한 사람들이 거치는 이길

이산의 주인인 바위가 수많은 사람의 가슴에 들락거렸을 것이다.



손때묻지 않은듯한 만덕산의 순수한 바위들

철없이 홀로 벌떡 일어서있는 것도 있고

세련되지 않게 이끼를 덕지덕지 입고 있다.



꼴찌에서 헐떡거리며 겨우 올라와 숨을 돌리며 본 팻말

에게~400미터도 안되다니

이렇게 낮은 산을 숨을 몰아쉬며 올라야 하다니...


저앞에 산만 오르면 될까....라고 생각했는데 산넘어 산이다.


칼바위능선같은 길

그 사이로 용케도 길이 나있다

어디서 바위들은 이렇게 많이 생성된것일까

사람수보다 수억배나 더 많은 바위들

바위의 나라에에 입성하여 바위국민처럼 지나가고 있다.



바위나라를 지키는 수호신 같은 바위다

멀리서 누가 오고 있고

바다에 이떤 이야기가 떠있는지...

모두 알고 있는듯한 바위장군같기도 하다.



힘들다

힘들어 죽겠다

여기를 왜왔지를 삼키며 오르다보니

드디어 정상이다

만덕산 깃대봉 405.6미터

인천의 계양산 높이쯤 되지만 계양산보다 10배는 더 힘들게 올랐다.

사람도 계양산높이의 사람과 계양산10배 높이의 사람과

계양산보다 더 낮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다 같은 사람같아도 마음을 알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만덕산 정상의 모습들

필봉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다음에 땅끝기맥을 또 걷는다면 저쪽 구간으로 걸을수 있는 날이 있을까

점점 산이 힘들어지니 엄두가 나지 않겠지만

모르니까 따라나설수도 있겠다.



뒤돌아 백련사쪽으로 내려가는 길

좀전에 넘어온 마당봉과 칼바위능선같은 암릉이 보인다.



동백숲속에 백련사가 앉아 있고 그아래 주차장이 보인다.

위험한 급경사길을 따라 정신없이 내려왔다

하산길이 안전을 위한 밧줄이나 휀스도 없이 가파른길이다

올라오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뒤섞여 옆으로 피하기도 어려운 구간이다.



약1키로정도 급하게 내려오고 나니 그때부터 백련사까지는 편한길이다.



백련사앞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 길

백련사를 둘러싸고 있는 동백림이 절경이다.


백련사白蓮寺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이다.

일명 만덕사라고도 하며 〈사기 寺記〉와 정약용의 〈만덕사지 萬德寺誌〉에 의하면 839년(문성왕 1) 무염국사가 창건한 뒤

1170년(의종 24) 승려 원묘가 중건·주석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한다.

1208년(희종 4)에 천태종의 묘의를 얻은 원묘의 제자 원영은 1211~32년에 걸쳐 80여 칸의 대가람을 완공했으며,

이곳에서 요세가 실천 중심의 수행인들을 모아 백련결사를 조직했다.

고려말에는 왜구에 의해 페허화되었으나 조선 세종 때 효령대군(孝寧大君)의 보호 아래 가람을 재건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시왕전·나한전·만경루·칠성각·요사채 등이 있다.

그외 유물로는 만덕산백련사사적비와 원묘국사중진탑이 있으며,

절 주위에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백련사의 동백림과 정약용의 다산초당이 있다.


백련사에서 대략 2키로 떨어진 다산초당가는 길

시간상.. 다산초당은 가지 못하고 바로 주차장으로 향한다

두번이나 왔던 곳이라 별 미련없이 동백숲을 걷는다.



천년기념물 151호 동백림

아직 동백이 만발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줍게 웃고 있는 동백을 보니 만덕을 오르던 피곤함을 떨쳐버리고

꽃속에 마음을 녹인다.





어느꽃이 벌이 있기마련

부지런한 벌이 꿀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동백숲사이로 해탈문이 보이다

저 문을 들어서면 이 꽃숲에서 누가 해탈을 아니할수가 있을까

오후1시....정오의 햇빛이 동백꽃을 열심히 피게 하고 있는 시간

백련사 절집을 초 스피드로 살펴보고 동백숲을 서서히 걸어나간다.




처절하도록 붉은 빛

목젖을 보이며 크게 웃고 있는 붉은 꽃

저 붉은 빛 앞에서 내 삶은 아직도 붉은빛이 가득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백숲에서 동백에 얽힌 시를 보곤 자연히 발길을 멈춘다.



고재종 1957년 ~

시인.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 신작 시집 “시여 무기여”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절제된 언어 표현과 토속어 구사, 음악성을 특성으로 하는 시를 주로 창작해 왔다.

제16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쪽빛 문장” 등이 있고, 수필집에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가 있다.



모르고 왔고

생각보다 힘든 길

힘든 길이라고 하여도 발걸음은 옮겨지지마련

못갈길은 없는 것이다

거리를 알고보니 그리 긴 길은 아니었는데

마음에서 힘듬을 너무 많이 생각하였나보다

그래도 괜히 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인생에서 괜히 온 인생은 없듯이

우리가 걷는 길이 괜히 걷는 길은 없다

백련사는 그 험한 길을 통해서 얻은 것이다

동백이 피기시작하는 백련사 ....

그때도 내가 또 언제 올까....마지막 같은 마음으로 먼길을 다녀갔다

그런데 또오고 말았다

아니까 그곳이 그리워서 먼길, 힘든길을 자처하여 이길을 걷는 것이다

그래서 괜히 걷는 길은 없다

언젠가 그리움이고 그 그리움은 또다시 발길을 하게되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동백꽃이 툭툭 터지는 백련사, 그 꽃길을 붉은 가슴을 열어제키듯 걸어간다

2017.3.19. by gyeong~









정남진 분재 관광농원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795

061-863-3350

010.6636.3350

분재를 키우는 휴게시설에서 백반을 먹었다

일인분에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