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8.평창 청옥산(육백마지기~삿갓봉)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아름다운 화원이 있다고 하는 육백마지기길
언젠가 산나물 뜯으러 갔었는데 4륜구동차가 엔진소리를 크게 내며 덜컹거리며 힘들게 올라 갔던 곳
하늘과 맞닻을곳에 풍력발전과 천상의 화원을 조성해두었고
차가 쉽게 올라갈수 있도록 길을 다듬어 놓았다고 해서 다시 가보기로 했다
산정상부에 넓은 밭이 있어서 곤두레나물과 식용꽃을 재배하던 곳인데
지금은 관광객을 불러들일수 있는 화원을 조성해두었다고 하니
하늘아래 첫동네 같은 땅, 꽃이 피는 평전에 올라서 그 넓이만큼 심호흡을 해보고 싶었다
골짜기가 많은 강원도 어딜가나 오지, 그 오지가 세월이 바퀴니 사람들이 알아서 척척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바퀴고 있다
2019.6.8.토. 날씨-맑음
인천6시30분 출발
육백마지기 9시30도착
첫번째 풍력발전기앞까지 버스 올라감
육백마지기 화원에서 1시간 가량 걷고 --삿갓봉 갈림길-청옥산-삿갓봉갈림길-용수골 갈림길-삿갓봉-도깨비마을 (16키로)
산행시간 9시30분-오후3시(삿갓봉에서 하산길에 길을 헤맴)
첫번째 풍력발전기앞 주소
풍력발전기 앞에서 육백마지길까지 대략 2키정도 신작로길을 걸어야한다
숲이 있는 그늘길도 있고 땡볕길도 있고
그러나 고산지대라 바람이 시원하여 걷기 좋은 길
시야가 확트여 있어서 멀리서 가까이서 다가서는 산능선들을 바라보며
힘들지 않고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는 즐거움으로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하얗게 핀 꽃에서 향기가 진동을 한다
처음엔 찔레꽃인가 했는데 들꽃박사님이 알려주신다 "고광나무꽃'
그 향기 얼마나 진한지 꽃에 취해서 다른꽃은 잊을뻔했다
'고광나무꽃'
가까이서 한컷
찔레꽃이랑 많이 닮았지만 줄기에 가시가 없다
여기를 걷는 가장 큰 즐거움이 멀리 멀리 산능선이 훤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정도 산능선을 바라볼려면 얼마나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와야 하느데
잘 닦여진 길 덕택에 버스를 타고 쉽게 올라왔다
버스기사님 커브가 심한 산골길을 올라오려니 속으로 짜증이 났겠다 싶었다
멀리는 겹겹의 산능선
가까이는 풍력발전기가 그려주는 풍경
처음 선자령에서 풍력발전기를 보며 외국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바람부는 능선이면 풍력발전기가 많이 있어서 친근한 풍경이 되었다
다행히 약간의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터라 발전기돌아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고산지대라 안개가 자주 뒤덮이는 하늘이 맑아서 먼곳까지 바라볼수 있어서 행운이다
유월이지만 땡볕은 뜨겁다
신작로를 따라 유월이 지는 햇빛을 그대로 맞이하면서 걸어가는데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저 풍력발전기가 윙윙거리며 돌아갔다면 대신 등에 있는 땀은 바람이 씻어주었을텐데....
풍력발전기 풍경과
멀리 겹겹의 산그리메 풍경을 번갈보며 카메라 셧터는 바쁘다
막힘없이 뻥뚫린 풍광은 막혔던 코가 뚫리는 기분이랄까
폐부깊숙이 묵혀두었던 먼지들을 다 뽑아내는 날이다
민들레는 어느새 한생을 마치고 자손을 번창시키고 있다
멀리 멀리 더 많은 자손을 번창시키려 흰머리가 되도록 살아온 삶이 사람과 닮았다
1년을 살다가나 80년을 살다가나....최선을 다해 자선을 번창시키고 가벼이 이세상을 떠나는 일이다
총11기의 풍력발전기가 있다고 한다
여기저기 보이는것마다 풍력발전기가 함께 한다
하우스 안에는 수국을 재배하고 있다
예전에 왔을때에는 식용꽃과 곤드레나물 재배를 많이 하던 곳인데
그리고 쑥과 민들레가 자연스레 어울려 피고 있어서 바닥에 주저앉자마자 30여분만에 쑥 한자루를 채웠던 생각이 난다
산능선을 줌으로 당겨서...내게로 가까이 데려왔다
저산속 어디엔가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아름답다 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채 바라보는 것...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니까 아름다운것이다
나는 가끔 늘어나는 풍력발전기를 보며
산정상마다 이렇게 앞다퉈 세워야하나...
산은 산처럼 있어야 산같은데
그 머리맡에 풍력발전기아 장승처럼 버티고 있으니
산에서 뿔난 느낌이 든다
이곳정상은 제법 넓은 평전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육백마지기라는 이름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1마지기는 볍씨 1말을 뿌릴수 있는 넓이를 말하는데
600마지기 이면 볍씨 600말을 뿌릴수 있는 넓이다
그러니 제법 넓은 곳인데 차량으로 캠핑할수있는 캠핑장과 데이지꽃화원과 풍력발전기...
헬기장에 차한데..
이곳에 하룻밤 잔다면 기똥차겠다
저차 여기서 하룻밤 잤는지도 모르겠다
차로 오를수 있는 1100고지
여름밤 이곳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면
은하숙 쏟아질것만 같겠다
언젠가 차 끌고 꼭 별이 쏟아지는 밤을 지내보리라
이리저리 풍경 감상을 하며 걷다보니 육백마지기 정상부에 닿았다
소박하지만 꽃밭이 조성되어 있고 미니 성당도 지어둔곳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찾는이도 많아졌다
뿔처럼 솟은 저 풍력발전기가 없는 없다면 그 능선이 얼마나 더 유려하고 멋질까
초록이 짙어지는 유월 더 짙은 초록의 마음으로 산위에 올라오니 마음이 나뭇잎처럼 한들거린다
육백마지기
강원도는 산지가 많은 곳이라 평야가 많지 않다
이런 산정상에 밭을 일구고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척박하고 고되었을까
구불구불 차를 타고 올라도 힘이 드는데 이길을 걸어 올라 경작을 했으니
고돤 삶을 살아온 그 누군가의 덕택에 이곳까지 올라올수 있었다
육백마지기라는 것은
볍씨 600 두락(마지기)를 뿌릴만큼 넓은 곳이라는 뜻이다
두락
‘
샤스데이지꽃밭을 조성해 두어서 찾는이가 부쩍 늘어났다
멀리서보면 메밀밭처럼 하얗게 보이는데
가까이 와보니 샤스데이지밭이다
두세명 들어갈수 있는 미니 성당까지 세워두어서
잠시 머물고 싶은 곳이다
넓은 평전에서 멀리 산그리메도 바라보고...
문득 사운드오브뮤직을 떠올릴만큼 평화롭고 아름답다
산행할 생각도 하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며 꽃옆에서 함께 했다
육백마지기 풍경
좀더 아래로 내려와서 꽃과 하늘을 바라본 풍경
성당과 하늘...가장 평온한 시간이다
하늘의 별이 쏟아진듯
유럽의 어느 풍경을 보는 느낌
지나온 것은 잊고 싶다
지금만 기억하고 싶은 순간....
앞으로 나에 다가 올 풍경중에 이보다 아름다운 순간이 또 있을까
1100고지 육백마지기의 평전은 나를 노래하게 한다
입에서 노래가 흘러 나온다
내인생의 꽃같은 삶이여 나를 이곳으로 안내한 삶이여
나는 또 새로운 나의 삶에 대해 기대해도 될까요
지나간것은 다 잊어도 오늘은 잊을수가 없을것만 같아요
잠시 넋놓고 육백마지기 천상의 화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요즈음 장소를 가리지 않고 좋은곳이면 다 찾아다니는 시절이 되었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펼쳐져있는 이곳 멀미나도록 아름다운 꽃이 있는 곳도 아니지만
멀리 펼쳐져있는 산그리메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보니
시원한 바람이 스쳐지나는 이곳에서 텐트치고 일박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오지산행 청옥산으로 떠나보자
청옥산 산행지도
육백마지기-청옥산 정산-뒤로 백 삿갓봉 갈림길-용수골 갈림길-삿갓봉-도깨비마을(18키로)
육백마지기평전에서 사운드오브뮤직처럼 아름다운 휴식을 취한후 청옥산을 향해서 걷는다
이때까지만해도 이길이 평탄하고 쉬운줄만 알았다
육백마지기에서 청옥산까지는 가깝다
청옥산을 가려면 2호기쪽으로 ~~
청옥산 입구 별장같이 생긴 화장실
언제쩍 세워둔 이정표였는지...희미한 글씨...
예전엔 이렇게 나무이정표..
지나간 세월만큼 낡았다..
모난돌로 멋진 탑을 세워둔 청옥산 정상
삿갓봉으로 갈림길에서 100미터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나와 삿갓봉으로 가야 한다
평창 청옥산(1,256m)
평창 청옥산(1,256m)은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정선읍에 걸쳐 있는 산으로 곤드레나물과 함께 청옥이라는 산나물이 많이 자생한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원래 능선이 평탄해서 산행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4륜구동차를 이용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비포장길이 열려 있다.
구비구비 산길을 오르면 산 정상에 육백마지기라 불리는 평원이 펼쳐져 있다.
평지가 드문 강원도 산골에서 볍씨 육백 말을 뿌릴 수 있는 곳이라 해서 육백마지기라 불리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냉지 채소밭으로 알려진 육백마지기는
대관령 고냉지 채소밭보다 해발 고도가 400m나 높아 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고 모기떼도 찾아 볼 수 없는 청정지역이다.
이곳이 고냉지 채소밭으로 개간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로 여기서 나는 배추는 농약을 쓰지 않기로 유명하고 무의 맛이 달기로도 손꼽힌다.
또한 꽃보다 예쁜 배추밭의 물결이 장관으로 카메라를 들고 애써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청옥산 정상의 특이한 돌탑들..
조금은 신령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간절한 기도를 하며
간절한 자기만의 탑을 쌓아둔 느낌이다
물참대
육백마지가와 삿갓봉 갈림길...
둘이서 걷기도 힘든 좁은 길..
그래도 길이 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삿갓봉까지 걸어본자만이 길의 감사함을 알수 있는 곳이다
청옥산에서 내려와 삿갓봉으로 가는 길
풍력발전기1호기를 관리하는 동옆을 지나서...
이제 본격적인 숲속 산행길 시작이다
요강나물
빛이 간간이 드는 오지길
둥글레가 많은 산길이다
용수골 갈림길
용수골로 내려갔으면 쉬웠을텐데...
삿갓봉에서 부터 겁나게 고생한 산행길
자태가 곱지요?
은대난초
왔던 길을 뒤돌아 보았다
엉키고 설킨 숲속사이로 간간이 햇볓이 드는 길
덕택에 시원한 길을 내려왔다
삿갓봉 1054.9m
수려한 조망도
거친암릉이 있는 것도 아닌데
허름한 표지판이 3개나 걸려있다
바람에 날려갈것 같은 표지판 비바람에 금방 사라질것 같은 표지판 ...
누군가 염려가 되어서 여러장 걸쳐 놓았나보다
여기까지는 어슴프레하게 길과 낡은 이정표가 있어서 쉽게 왔는데
그다음 부터...길이 있다가 사라졌다가...
임도에 자란 키큰싸리나무가 얼굴을 후려치기도 하고
잡목이 우거진 길을 헤집고 아래로 아래로 조심조심 길찾기를 하며 하산하게 됩니다
이름모를 꽃
길이 없어요..
혹여 다른곳으로 빠지는 산우님이 있을까 연신 이름을 불러주며
노래로 위치를 알리며 걸어가는 중
삿갓봉에서 길없는 곳을 길을 내려오며
산위를 바라보는 순간 아침에 올랐던 육백마지기 풍력발전기가 산너머에 우뚝 솟아 있다
돌고 돌아...다시 같은 곳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이리저리 튕기는 싸리회초리에 맞아가며 길을 찾느라 고생한 우리 일행들....
그 와중에도 에너지 폭팔하도록 노래를 부르는 산우님이 있어서
길을 힘들어도 ...많은 위안이 되었다
용수골로 겨우 길을 찾아 내려오니
이 오지의 산골에도 장작불 피우며 살아가는 가옥이 있다
벌통이 보이고 장작이 보이고 ...따뜻하게 달달하게 살아가는 집이 있다
야생화가 지천인 산골...
나도 꽃인양 변이한 붉은 이파리가 있다
초롱꽃
낮게 피어서...하마터면 못보고 갈 뻔한 꽃
우루루 몰려가는 낯선 사람들을 배웅하는 모습으로 피어있다
아뿔사...
삿갓봉에서 하산하는 길이 여기였구나..
삿갓봉에서 얼마나 헤메고 헤매고...어찌어찌 용수골로 길을 찾아 나와서 하산하다보니..여기 길이 있었다
오지에는 이제사 목련이 피고 있다
함박꽃나무(산목련)
편안한 마을길을 찾아내어 버스가 있는 이곳까지 걸어나오는 길도 만만치 않다
약 4키로 가량은 걸었던것 같다
발바닥에서 열이 날정도니까 말이다
이곳 용수골 계곡이 청정하고 시원해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인적이 드문 이런 오지에서 하룻밤만 묵어도 온몸이 산소통이 될것 같다
청옥산깨비마을야영장이 있는 곳이다
늘 길이 있는 곳을 간다고 생각한다
길이 없는 곳에도 길을 찾아내는 사람은 꼭 있기마련...
아무도 없다면 내가 길을 내면서 걸을수 밖에 없는 날도 있다
갑자기 사라진 길
되돌아 가기엔 더 힘든 곳
살아오면서 자란 더듬이를 총 동원해서 길을 찾아 하산을 했다
힘쎈 싸리나무가지가 얼굴을 후려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을 벗어나려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
싸인도없이 덤비는 숲속의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마을까지 내려오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뜻하지 않은 길에서 고생을 좀 했지만 이또한 추억의 한페이지로 남아야한다
사고없이 집으로 돌아온것을 자축하고 싶은 날이었다
일행중에 다른 길로 넘어가서 119를 부르는 날이었으니 꽤나 힘든날이라 말하고 싶다.
2019.6.8.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