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山

2019.10.12.포천 명성산 억새축제

kyeong~ 2019. 10. 12. 22:55

 

 

 

 

억새

 

가을이 벗어놓은 허물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얗게 뒤척인다

허물은 원래 상념을 벗어놓는 것

구겨서 어딘가 버려야 하는 것

어느 구석자리로 스며들기 위해 몸을 비틀어보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다시 거품처럼 들고일어난다

얼마나 흔들려야 사그라질까

억새 앞에서 생각한다

생은 바람 앞에서 허물이고

허물은 거품 같은 것

거품은 한때 은빛 찬란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억새는 말이 없고

벗은 허물은 가을볕에 헌납을 한다

생은, 벗은 허물 속으로 사라지고

가을은 생이 든 허물을 삼킨다 .

 

/梁該憬

2019.10.12.토 명성산 억새밭에서

 

 

 

 

 

가을이면 단풍 구경을 갈까

억새 구경을 갈까

영남알프스의 억새 구경을 하고싶지만 거리가 멀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명성산

 억새축제에서 가을을 만나기로 했다

눈부신 햇살아래 은빛으로 일렁이는 억새밭

억새들이 자축하는 가을 평전에서 신나게 억새처럼 흔들려봐야겠다

마음이 흔들리는데로 바람도 스쳐가리라

스쳐가는 바람의 모양데로 억새는 누우리라

하늘만 맑아 달라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비맞은 단풍, 비맞은 꽃잎은 볼만하지만

비맞은 억새는 정말 초라하기 때문에 비만 오지말아달라고 바래고 바랬다

풍요로운 계절에 초라한 억새밭을 걷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바람을 노래하는 억새밭에서 햇빛과 함께 스며들고 싶다.

 

 

2019.10.12.토. 날씨 맑음

인천7시출발 -산정호수 주차장9시 10분 도착

산행시작 9시30분 -하산 오후 2시 30분

산정호수 상동주차장-비선폭포 -등룡폭포-약수터-억새밭(원점회귀)

산행거리 :8km

산행시간 :4시간 30분(점심시간포함)

인천으로 오후 2시 30분 출발-오후5시 도착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명성산(鳴聲山)은 한자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속칭 울음산이라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왕건(王建)에게 쫓기어 피신하던 궁예(弓裔)가 이 산에서 피살되었다고 하며,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설과,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고 하여 울음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방향에는 국민 관광지인 산정 호수가 위치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명성산 중턱에는 약 5만 평 규모의 억새밭이 형성되어 있어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10월에 명성산 억새밭과 산정 호수에서 ‘명성산·산정 호수 억새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75-5

 

억새축제일과 맞물려 있는 날이라 인천에서 서둘러 출발했다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에는 부지런한 차량들이 아침 일찍부터 차지하고 있었다

축제를 위해서 간이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화장실은 붐비지 않았다

간단한 몸풀기 체조를 하고 산들바람과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억새축제를 보러온 사람들을 위해 큰 프랭카드가 축제장을 시원스레 안내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막걸리를 비롯한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아침 일찍부터 가게에는 먹거리를 사려는 사람들이 붐볐다

산에가는 사람들은 역시나 부지런하다

9시경 명성산 초입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억새축제장 초입길

완만한 길이라 운동화 신고도 오를만한 길이다

오랫만에 가을바람이 제대로 살랑이는 아침이다

오늘은 땀흘리는 일이 없을것 같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등에 땀이 흘렀는데 어느새 가을이 중간쯤에 들어섰는지

상쾌한 숲속의 기운이 몸으로 퍼져나갔다

 

책바위코스 갈림길

팔각정까지 오를수 있지만 가파르고 계단이 있는 험한길이지만 돌아서 가는 길보다  1키로정도  짧은거리이다

 

누가 들어다 놓은 것같은 네모바위

넓은 반석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명성산에 이런 반석이 있었었나...

여름에 와도 참 좋겠다

계곡으로 졸졸 흐르는 물가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고 싶은 곳이다

 

 

 

궁예의 출생과 후고구려 건국 이야기를 전하는 안내판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의 전설  있는 명성산

궁예의 건국을 알리기 위해

포천 명성산은 궁예봉과 궁예능선을 산행길이 있다

 

궁예의 출생과 명성산의 유래

태봉국을 세운 궁예의 애환이 호수 뒤편에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명성산에 숨겨져 내려온 전설이 있는다.

망국의 슬품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설과

왕건의 신하에게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 하여 울음산으로 불리우다 울"명"자 소리"성"자를 써서
명성산으로 불린다는 전설이 있다.


궁예(弓裔)는 통일 신라 후기에 후고구려(후에 태봉으로 국호 변경)를 건국한 인물이다.

후고구려는 통일 신라, 그리고 견훤(甄萱)이 세운 후백제와 더불어 후삼국 시대를 열었다.

궁예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고려사》 등에 남아 있다.

 

흔히 궁예는 스스로를 미륵불(彌勒佛)이라 칭하는 과대망상에, 포악한 성품으로 학정을 일삼았던 군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궁예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연 고려의 관점에서 그려진 것이라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

오히려 무능력한 신라 지도층에 반기를 들고 독자적으로 세력을 구축했으며,

고려라는 새 왕조가 탄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궁예는 원래 신라 사람으로, 신라 47대 헌안왕(憲安王) 혹은 48대 경문왕(景文王)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그의 탄생과 관련해서 《삼국사기》 〈열전〉에 자세히 전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궁예는) 5월 5일에 외가(外家)에서 출생했다고 한다.

그때 지붕 위에 긴 무지개와 같은 흰빛이 하늘에까지 닿았는데, 일관(日官)이 아뢰기를 "이 아이가 중오일(重午日, 5월 5일)에 태어났고,

 나면서부터 이가 있습니다.

또 광염(光焰)이 이상했으니 장래 국가에 이롭지 못할 듯합니다. 기르지 마십시오." 했다.

왕이 중사(中使)에게 명해 그 집에 가서 아이를 죽이게 했다.

사자(使者)가 아이를 강보에서 빼앗아 다락 아래로 던졌는데, 유모가 몰래 받다가 잘못해 손으로 찔러 한쪽 눈이 멀게 되었다.

 

 

지압석이 박혀있는 등산로

맨발로 걸어 봤으면 좋으련만 앞서서 모두 올라간 산우들때문에

급하게 따라잡으며 올라가야 한다

 

박석을 깔아서 잘 정비되어 있는 등산로

명성산 억새밭까지는 완만한 길이라 왜만한 사람이면 오를수 있는 길이다

억새가 절정이라고 축제는 하지만

아직 가을이 올동말돌 녹색이 많은 산길이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는 언제들어도 듣기좋은 노래 같은 것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겨놓으며 연신 시냇물을 내려다 보았다

 

 

4인가족이 소풍 나온 길

아이와 짐을 함께 넣고 가는 배낭이 있다

억새밭까지 갈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뒤따라 가는내내 부러운 모습이다

내가 앞으로 가족들의 손을 잡고 저렇게 올라볼날이 있을까

 

계곡을 건널수 있도록 2군데 이쁜 다리도 있고요

 

축제장으로 오는 사람들께 모금을 하고 있는 스님들

산행하기 바빠서 관심을 얼마나 가질지는 모르지만

이른 아침부터 열심이 염불하는 스님옆을 지나는데

스님 사진을 찍었으면 모금을 하고 가라는 말이 왜 그렇게 불편하게 들리는지....

가장 자연스런 모습으로 살아가야하는 성직자들 아닌가

 

주차장에서 억새밭까지는 대략 4키로 2시간정도면 오를수 있는 거리

절반 가까이 오는 동안 힘든구간은 없었다

 

시원한 물소리에 고개 들어보니 그 유명한 등룡폭포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명성산과 등룡폭포

등룡폭포는 2단폭포이다

수량이 풍부했으면 멋진 풍광이었을텐데 수량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쉽다

 

폭포옆에서 막걸리를 파는 분...

막걸리 한잔에 멸치안주

쫄깃한 가래떡은 덤

 

막걸리 한잔 목을 축이고

폭포옆 계단을 따라 다시 억새밭으로 ~

동해안은 태풍의 영향으로 수량이 풍부한데 이쪽은 비가 안왔나보다

폭포에 수량이 많지는 않다

 

계곡으로 파고드는 가을바람 곁에서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

어디에 앉아도 가을맛이 제대로 나는 날씨다

이곳에 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과 폐는 크나큰 휴식을 할 수 있다

 

 

시골길 같은 등로

억새밭까지 계속 이런길이다

오랫만에 경사가 급하지 않은 길을 걸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요즘들어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해서 산에 안가면 좀이 쑤시는데

경사가 급하지 않은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조금 넓은 공터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억새밭으로~

억새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수목이 우거졌던 길을 벗어나니 티클하나 없이 맑은 하늘이 보인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만난지가 언제였던가

요즘들어 늘 뿌연 하늘이고

주말마다 비가 내렸었는데 높고 높은 하늘을 만나니 내마음은 풍선이다

 

군데군데 단풍이 물들기도 하구요~

가을은 항상 왜그리 짧은지

이아름답고 아리리한 계졀에 열심히 쫓아다녀야 할텐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아쉬울 뿐이다

 

가을기운이 맴도는 길을 따라 억새밭 바로 아래쯔음...

 

와우~드디어 억새밭이다

빙둘러싸인 분지에 억새밭이 군락을 이루었다

오랫만에 와보니 데크도 폼나게 설치되어 있어서 전망하기에 좋다

 

팔각정을 향하여 올라가는 길에 뒤돌아 내려다 본 풍경

비둘기떼가 내려앉은것도 같고 뭉게구름이 내려앉은것도 같고

아직은 녹색기운이 가득한데 억새는 가장먼저 가을을 타나보다

유난히 흔들리고 유난히 몸을 풀어헤쳤다

 

멋진 전망대도 널찍하게 있구요~

사람이 풍경이 되는 곳...그래서 한컷~

 

팔각정까지 가려고 했는데

전망대 데크에  주저앉고 말았다

가지고 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세상에서 가장 많있는 잔치집 식사를 했다

억새축제에 왔으니 축제같은 식사를 한셈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억새밭

데크를 설치하느라 훼손이 된 것인지

예전에 왔을때보다 억새가 가뭉이 든것도 같고 훼손된것도 같다

 

 

지금부터 억새밭 소경속으로  흠빡 빠져보는 시간

바람이 부는 만치 누웠다가

바람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하늘을 보는 억새

자연의 가느다란 바람마져도 순응하며 살아가는 억새

그 억새의 강인함이 한번도 빠짐없이 가을마다  손짓을 한다

햇빛이 제대로 부서져 내리는 날

억새밭은 가을맞이 화려한 축제를 열었다

내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길을 열어 역새의 품에 들게 하는 명성산

열린 그길에 몸을 맡기고 억새처럼 마음대로 일렁거려 보았다

" 억새속에 바람처럼 흔들리고 나를 찾아봐 주세요"

 

 

 

 

 

 

 

 

 

 

 

 

 

 

 

 

 

 

 

억새밭옆에 수줍게 낮에 피어 있어도

꽃은 언제나 렌즈를 잡아 끌고 마네요

 

 

옛날을 기억하게 하는 아이스크림통을 메고 가는 남자

 

 

하산길 반석위

올라갈때보다 그새 단풍이 조금더 들었나보다...

더 붉어진 단풍

 

붉은 단풍을 가까이서 한컷~

 

붉은 열매도 찾아내고~

 

등룡폭포옆에서 물들어가는 나뭇잎

 

등룡폭포 녹색물빛과 설익기는 했지만 물들어가는 단풍의 조화가 아름답다

홀로아름답기보다 서오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이 더 좋다

나홀로 살아가기 보다 그대와 어울려 아름답기를 소원한다

 

하늘을 보니 단풍이 있었네요

내가 오기를 그토록 기다렸다면서요

목이 아프도록 올려봐드릴까 합니다

붉은 날이 다할때까지 기억하리다

 

억새의 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하산길에 단풍을 보니 가을의 가운데 들어섰구나 ...실감이 났다

해마다 오는 가을이고

해마다 보는 단풍인데

단풍 드는 것을 보니 한해도 얼마나 남지 않았다

갑자기 가슴 한 구석에서 서늘함이 물밀듯 파고 든다

사시사철 자연의 변화에 가슴벅차하며 제법 먼길을 걸었다

가도 가도 끝없는게 길이지만

내손잡아 끌고 함께 가주는 그 길이 있어서 오늘도 명성산 가을을 기쁘게 맞이하였다

 

세월이 가는 것을 아쉬워 말라고 나무는 저렇게 붉은 빛으로 달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이들면 사람들도 붉은 옷을 입고 싶어진다고 한다 단풍나무처럼 말이다

또 한 주 뒤면 어느산인가를  오를 것이다 그때는 완연한 붉은빛이 온산 가득 메우고 있으리라

붉어서 좋기도 하지만 한해가 저물어감이 아쉽다. 이마음은 어찌하면 좋을까?

2019.10.12.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