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19.일. 설악산(토왕성폭포, 별을따는 소년길, 선녀봉)
설악산에서
험준한 길이라서
梁該憬 2020.7.19.토. 설악산 선녀봉에서 |
설악산에 또 갈 수 있으려나 늘 마음뿐이었다
오세암에서 마등령을 넘어서 천불동으로 하산한 후
허리가 아파오는 바람에 이제는 너무 힘들구나!
설악에 대해서 마음을 비우기 시작했는데
작년에 다시 욕심을 내어
귀때기봉을 다녀오고서 설악산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러나 마음에서 구름처럼 떠다니는 설악산
마지막이다 싶은 마음으로 토왕성폭포와 선녀봉 산행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최장의 폭포,
300미터가 넘는 길이 그 웅장한 비경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운이 좋아 하루 이틀 전 비라도 쏟아져 내린다면 신이 내린 비경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우기에 접어든 계절 당일날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서 살짝 불안한 맘이 든다
비가 오면 어찌할까
힘들어서 못 따라가면 어찌할까
덥지는 않을까
그건 이미 헛된 걱정이 되었다
누가 뭐래도 따라나설 판이다
얼마나 설레었으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는 동안 잠이 들지 않는다
머리가 닿는 순간 잠에 드는 잠보인데
무박으로 가는 버스에서 눈만 감은채 밤을 지나고 있었다
새벽 4시부터 산행이라서 오히려 삼복더위에 더 잘된 일 같다
해가 뜨기 전 부지런히 오른다면 더위는 조금은 피할 듯싶다
◑2020.7.18~19 무박산행
◑새벽4시-12시
◑약 10키로
◑설악동 -비룡폭포입구-토왕성폭포-토왕좌골 -별을 따는소년들 길(선녀봉)-탐방초소-설악동
◑61년 산악회 친구들과
속초시 설악동, 7월의 4시는 캄캄하다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 입장료를 내고
앞서가는 친구들을 따라서 부지런히 따라붙었다
토왕성폭포 전망대로 가는 길을 따라 한참을 정신없이 걷다 보니 비룡폭포 입구까지 왔다
비룡폭포에서 토왕골 폭포까지 가는 길은
어둠 속에서 정신없이 가파르게 올랐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이다
계곡 하나를 건너뛰고 한참을 걷다 보니 동이 튼다
설악의 암봉이 보이는 골짜기에서 한숨을 돌렸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둠 속이라 어떤 길을 따라왔는지 모르지만
처지지 않고 따라왔다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는 순간이다
성벽처럼 둘러쳐진 암봉들이 보인다
물가에 배낭을 내려놓고 설악산의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물을
두손을 모아서 몇 모금 들이켜 보았다
토왕성폭포 쪽에서 흘러내리는 물인 듯싶다
설악의 물맛도 보고 잠에서 덜 깬 계곡을 깨우며
이곳에 들어선다는 자체가 축복인것처럼 마음엔 기쁨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몇해전 토왕성폭포 전망대에서 보았던 그폭포
토왕성 폭포 상단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단한 석벽으로 진을 친 설악산
만약 전쟁이 난다면 이곳에 있으면 세상을 다 잊고 있는듯 하겠다
오르지 못할 장벽처럼 버티고 있는 설악의 암릉
드디어 토왕성 폭포
스마트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설악동에서 4시에 출발하여 6시에 도착했다
아침이 시작하는 시간
하늘은 토왕성폭포를 맑은 하늘로 열어주신다
비 소식에도 불구하고 파랗게 가슴을 열어주는 토왕성폭포
신은 아직도 내게 설악을 허락하시나 보다
설악산 토왕성폭포( 雪嶽山 土王城瀑布)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에 있는 폭포. 명승 제96호. 설악산국립공원의 외설악에 속한다.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 폭포 가운데 하나로 신광폭포라고도 한다. 〈여지도서〉 〈양양도호부〉 고적조에 “토왕성(土王城) 부(府) 북쪽 50리 설악산 동쪽에 있으며, 폭포를 둘러싼 석가봉·노적봉·문주봉·보현봉·문필봉 일대가 첨예한 급경사면을 이루고 소재지는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산 41-0이다. 주요 관광 코스는 설악동-비룡교-육담폭포-비룡폭포로 둘러보게 되는데, |
상단150m, 중단80m, 하단90m로 총 길이가 320m에 이르는 연폭으로 물이 떨어지는 소리도 웅장하다.
폭포의 물은 토왕골을 흘러 비룡폭포와 육담폭포가 합류 쌍천(雙川)으로 흐른다.
한국의3대 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
설악산의 3대폭포: 대승폭포, 토왕성폭포,독주폭포
세계3대폭포: 이과수폭포, 나이아가라폭포, 빅토리아폭포
정말 웅장하다
석벽이라서 비가 와도 전부 흘러 내리기 때문에 수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약 폭우라도 쏟아지는 날이면 거대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겠다
수량이 적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대승폭포보다 훨씬 웅장하고 멋있다
함께 했던 우리 산우들이 점령했던 토왕성 요새
뒤돌아서 떠나기 정말 아쉽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토왕성 폭포
평생을 두고 자랑하고 싶은 토왕성폭포
노적봉에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길을 내었길래 험한 석벽 루트에서 시를 생각했을까... 자못 궁금하다
토왕성폭포에서 다시 뒤로 돌아나와서 토왕 좌골
수직에 가까운 계곡 골짜기를 타고 정신없이 올라본다
내가 살아오면서 모아두었던 숨결을 모두 쏟아붓는 심정으로 헐떡거리며 올랐다
선녀봉 '별을 따러가는 소년들 릿지'로 오르면서
올려다본 설악의 석벽들
저런 험한 바위 사이로 길이 있다
누군가의 노고에 의하여 그가 낸 발자국을 따라
언제 보아도 대단한 설악의 풍경을 맘껏 보며 걸었다
'별을 따러가는 소년 길 '
그길의 중간부분 암릉위
토왕성폭포가 건너다 보이는 바위 쪽으로 잠시 올랐다
폭포가 보이는 곳에서 준비해온 점심식사를 하며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토왕성폭포와 주변 암릉 줄기들을 바라보았다
안개가 드리워진다
신비롭기까지 한 설악의 비경
단원 김홍도의 산수화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영험의 세계에 든 것처럼 신령스러움이 내 몸까지 스며온다
천상에서의 한 끼 식사
가장 멋진 비경을 가진 명당자리에서 두 번 다시없을 맛있는 식사를 하다니
올해 이 한 끼 식사로도 운수 대통한 느낌이다
토왕성폭포에서 6시 그리고 이곳에서 8시경 ...안개낀 설악의 동양화를 보았다
식사를 하면서 건너다본 토왕성 폭포
안개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어쩌란 말이냐
갈길은 먼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떠나기 싫어 아쉬운 마음에 사진만 수없이 담아본다
몇 번을 찍었는지...
버리고 또 버려도.... 그래도 많이 남아 있는 사진
요만큼은 버리지 말고 남겨두기로 했다
토왕성을 바라보며 마신 커피한잔
노적봉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 있는 노적봉에서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땅의 기운이 왕성하여야 폭포가 생겨난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가장 기운이 왕성한 곳이 설악이었던가
웅장한 폭포 토왕성폭포
가장 대단한 폭포답게 폭포 이름에 임금 왕(王)이 들어가 있고
그 크기가 성(城)을 이루었다
우리도 떠나고 안개도 떠났다
토왕성이여 이젠 안녕...
'별을 따러가는 소년들' 선녀봉을 향하여 떠납니다
'별을 따러가는 소년들' 릿지와 선녀봉
12시경 정오 무렵...
'별을 따러가는 소년 길' 상단부
건너편이 노적봉 오른쪽이 선녀 봉이라고 한다
산우들이 참치 입같이 생긴 상단부에 오르는 걸 도전하지만
혹여라도 사고가 날까 봐 멀리서 지켜만 보았다
자연 앞에서 겸손하기 위해 한 번더 호흡을 가다듬고.... 더 이상은 자제를 했다
각양각이하게 솟아있는 암봉들
건너다 보이는 암봉들을 두고
이젠 하산하는 길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길
미로 찾아 떠나는 기분이다
설악산의 기세에 지지 않을세라 소나무의 기백도 대단하다
하산길에도 끊임없이 비경을 보여준다
빨리 갈래야 갈 수 없는 길
마음을 비우고 볼 것 다 보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길
산세는 험준하나 마음은 부드럽게 가라 앉히고 여유롭게 걸어야 한다
저건너 권금성도 보이고
토왕성폭포 전망대도 보인다
설악의 비경을 누구나 감상할수 있게
산골짜기를 오르내리며 볼 수 있는 곤돌라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환경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작년 여름 알프스를 보름 동안 머물렀을 때 알프스
요소요소에 곤돌라를 100년부터 설치했다고 한다
자연을 잘 살리고
천혜의 자연을 여러 사람이 감상할 수 있도록 관광산업을 육성한 스위스나 프랑스가 부러울 뿐이었다
당겨본 토왕성폭포 전망대
대단한 근육질의 설악산 거기가 거기 같고 저기가 저기 같은
그러나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설악의 풍경을 담으며 하산했다
대부분 산행을 할 때 정상부를 찍고 하산할 때면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들지만
이 설악의 길은 산행을 마칠 때까지 사방팔방 기암 절경을 한없이 보여준다
설악파크 뒤로 달마봉이 보이고
저 멀리 울산바위가 보이는데 그 뒤로 비가 몰려온다
하산 1시간여를 두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악산에 비가 내리면 위험한 길이 된다
지금까지 부렸던 여유를 모두 배낭에 집어넣고 하산을 급하게 서둘렀다
7.19일 음력으로 그믐이다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새벽 4시는 캄캄한 시간이다
험한 길을 밤에 걷는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지만
어디에서 온 용기일까 겁 없이 따라서 걷는다
시작은 절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힘들고 버거운 여정이지만
그 끝의 희열은 시작 때보다 훨씬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미지의 땅도 없고 용기는 대단한 기쁨을 가져온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었다
어둠 속에서의 시작
숨이 벅찰 정도의 가파른 길
그러나 설악은 항상 보상을 잊지 않았다 한고비 한고비 힘들 때마다
천혜의 비경으로 보상을 해주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맞아보는 삼복더위의 소나기는
청춘의 그날이 다시 파릇파릇 살아나는 기분이 들게 한다
구석구석 만만가지 비경을 간직한 설악의 품에 들다 나와서인지 오래도록
토왕성의 품처럼 너른 가슴으로 설악의 풍경을 간직할 것이다
2020.7.19. 일.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