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山

2021.3.6.토. 정읍 내장산(불출봉~까치봉)

kyeong~ 2021. 3. 8. 23:36

지인이 내장산을 가자는데 마음속에는 선운산을 떠올렸다

같은 전북 지방에 위치한 산인 것 맞지만 내장산을 향하여 떠날 때까지도 선운사를 떠올렸다

단풍나무가 즐비한 도로에 들어서면서 선운산이 아니고 내장산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잘 아는 산이지만 착각을 했던 것이다

내장산을 가기로 했는데 내장사 대웅전에 화재가 났다는 뉴스가 대문짝만 하게 흘러나온다

마음이 아득해져 온다

뉴스를 보면서도 내장사를 선운사로 착각을 하며 보는 건 왜인지...

이런 착각을 하고 살다니 내가 왜 이럴까 걱정이 되었다

화재는 났다고 하지만 산행은 가능하겠지.... 행운을 빌며 길을 나섰다

 

2021.3.6. 토  날씨:약간 흐림

인천 6시 10분 출발

정읍 내장산 주차장 10시 도착

산행코스: 내장사 주차장-내장사-원적암-불출암터-불출암-망해봉-연지봉-까치봉-금선계곡-내장사-주차장 (원점회귀)

산행 시작 오전 10시-산행 도착 오후 3:30분(5시간 30분)

산행거리 약 9킬로

정읍시내로 이동 쌈밥 정식 식사 후 5:30분 인천으로 출발 -9시 인천 도착

 

겨울이라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케이블카 주차장까지 텅텅 비어있다

 

케이블카 주차장 :전북 정읍시 내장산로 1207

 

일주문을 들어서면 양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마음에 드는 길로 가면 된다

어느 길인 든 내장사로 통한다

아스팔트보다는 흙길이 좋아서 오른쪽 길을 택했다

가을이면 단풍나무숲 때문에 인산인해를 이루겠지만 겨울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계절이라

내장사로 가는 길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없으니 내 세상인 양 여유롭게 산책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망해봉이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내장사로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내장사 부도탑이 있다

제법 큰 규모의 부도 군인걸 보니 내장사의 규모와 역사를 보는듯하다

 

내장사 천왕문

내장사 일주문에서 500미터쯤 오르면 천왕문에 이루게 된다

어제 대웅전 화재로 인해 119 차량과 경찰차량 보이고 밖에는 출입금지 금줄이 쳐져 있다

 

내장사 정해루

일주문-천왕문-정해루-대웅전...

직선으로 이어지는 절집 전각들이다

천왕문을 들어서 연못이 있고

정해루 2층 누각이 있다

어제 난 화재로 인해 출입금지선이 처져 있지만 절집 마당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연못의 작은 분수는 여전히 물줄기를 내뿜고 있지만

마당에는 화재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감돌았다

 

정해루를 통과해 내장사 마당에 들어섰더니....

아! 정말 아프다

숯덩이로 변한 내장사 대웅전

비우며 산다고는 하지만 흔적을 지우는 일이 아프게 와 닿는다

승가대학을 졸업한 스님이 1달 정도 머무는 사이 안 좋았던 마음이 가득했나 보다

스님이 불을 지르고 스님이 신고를 하고 마당에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어떤 연유에서 불을 지를 만치 힘든 마음이 었을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없고 뒷산에 옮겨 붙지 않았고

다른 전각에 옮겨 붙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장사 內藏寺

대한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禪雲寺)의 말사. 내장사는 백제 때에 창건한 두 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원래 내장산에는 636년(백제 무왕 37) 영은 조사(靈隱祖師)가 50여 동의 대가람으로 창건한 영은사(靈隱寺)와 660년(백제 의자왕 20) 유해 선사(幼海禪師)가 세운 내장사(內藏寺, '백련사(白蓮寺), '벽련암(碧蓮菴)'이라고도 전함)가 있었다.

1539(중종 34) 내장산에서 승도 탁란 사건(僧徒濁亂事件)이 일어났다.
'승도 탁란 사건'은 승과를 없애는 등 억불정책을 펼쳤던 중종이 승려들을 환속시켜 군적에 넣도록 한 것에 대해
호남지역 승려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했던 사건으로, 중종이 이에 크게 분노하여 내장사와 영은사를 도적의 소굴이라 칭하며 소각을 명함에 따라 불태워졌다.

1557년(명종 12) 희 묵 대사(熙黙大師)가 영은사 자리에 법당과 요사채를 건립하고 절 이름을 내장사로 고쳤는데,
이곳이 현재의 내장사 전신이다. 정유재란 때 전소된 것을 1639년(인조 17) 부용 대사(芙蓉大師)가 중수하고
불상을 도금했으며, 1779년(정조 3) 영운 대사(暎雲大師)가 대웅전을 중수하고 요사채를 개축했다.

1925년 학명 선사(鶴鳴禪師)가 옛 내장사 자리인 벽련암으로 옮겨 벽련 사라하고 옛 절터에는 영은암을 두었다.
그러나 1938년 매곡 선사(梅谷禪師)가 다시 현재의 자리로 옮겨 대웅전을 중수하고 명부전과 요사채를 신축했다.
6·25 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74~77년까지 대규모 중건을 통해 대가람을 이루게 되었다.

대웅전·극락전·명부전·삼성각·천왕문·일주문 등이 있으며, 내장산의 연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2012년 10월 대웅전이 누전으로 전소된 후 2015년 7월 복원되었으나 2021년 3월 승려의 방화로 다시 소실되었다.

삼성각과 오층석탑

대웅전 좌측 신축한 삼성각은 그대로인데

중심 전각인 대웅전이 사라졌다

 

내장사 전각 배치도
내장사 범종각

 

정해루

소실된 대웅전을 뒤로하고 돌아서려는데

온전히 남아 있는 정해루를 보니 괜히 귀한 느낌이 든다

오래된 단풍나무가 그림을 이루며 세월을 지네는 전각들

다음에 이 자리에 올 때까지 그 모습 그대로 이길 바라보며 내장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내장사를 현판을 달고 있는 전각

내장사 템플스테이를 하는 곳이다

 

내장사를 두고 오른쪽 계곡으로 오르면 불출봉과 서래봉으로 이르게 되고

왼쪽 계곡으로 오르면 내장산의 주봉인 신선봉과 까치봉으로 오르게 된다

우리 일행은 불출봉으로 가기 위해 오른쪽 계곡을 타고 오르기로 했다

 

 

오른쪽 계곡을 타고 오르며 바라본 내장사 전각

 

내장사에 계곡을 타고 1 키 정도 걷게 되는데

둘레길처럼 편한 길이다

봄이 오는 소리처럼 물소리가 발길을 반기고

골짜기 어디에선가 봄이 열리고 있는 듯

찬기운은 사라지고 겉옷 하나를 벗어도 될 만큼 상온의 기운이 느껴진다

 

원적암에서 내려오는 스님들인가 보다 내장사 쪽으로 걸어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말을 걸어볼 수는 없지만 얼마나 착잡할까

 

1킬로가량은 편한 길이었지만

여기서부터는 급경사를 이루는 길이다

원적암까지 대략 200미터 그리고 800미터가량은 계단이 많고 급한 경사를 이루는 길이다

겨울을 이기고 푸른 잎을 자랑하는 조릿대에서 싱싱함이 전해져 온다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

원적암 100미터 전 숲 속에 숨어 있는 모과나무

다행히 고령의 모과나무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어서 모과나무의 세월을 어루만져 볼 수 있었다

 

 

표지판 뒤로 건너다 보이는 나무가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

처음 보는 고령의 모과나무

 

 

이곳에서 원적암 쪽으로 오르지 않고 불출봉 쪽으로 오르면..... 비자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300년~500년으로 추정하는 비자나무 30여 그루가 시원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비자나무에서 뿜 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셨다

누구라도 이 거목 앞에서 지나쳐 바쁘게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려시대에 지어졌다는 원적암

내장사 서북쪽 비자나무숲을 지나 불출봉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암자로 고려 선종 3년(1086년)에 지은 것이다.
불출봉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원적암에는 인도로부터 들여온 상아로 만든 자그마한 와상이 있었는데,
이는 조선 땅에 하나밖에 없는 불상이었을 뿐 아니라 북경의 와불사에 있는 와불에 비견될 정도로 귀한 것이었다고 한다.

원적암이라는 이름도 거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는데,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훔쳐갔다고 한다.
현재의 것은 상아로 만든 것으로 북두서면의 석가여래의 열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원적암 앞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림이 있다.
백양사쪽의 비자림과 함께 북방 한계선에 자리 잡고 있는 귀한 군락이어서
가을탄풍과 함게 내장산의 대표적인 경관으로 사랑받고 있다.

 

관음대불

원적암 앞뜰에 노란 수선화와 동색을 이루는 금불이 어서 오라... 길손에게 손짓하는듯하다

 

비자림 군락지와 대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리워진‘원적암``의 관음대불

높이 8.5m‘관음대불’이 자녀들의 시험 합격을 염원하고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불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 산사에 마애석불, 약사여래석불, 미륵불이 모셔져 있는 것에 비해
이 관음대불은 지난 2001년 2월 대한불교조계종 내장산 원적암 주지로 임명된 창운(법랍45 ․ 세수64) 스님이
25년전의 불사로 이곳에 있던 관음대불에 홀로 수행하면서 3년여만에 개금불사를 이뤄낸 것.


 

 

원적암 뜰에 핀 수선화

어제 잿더미로 변한 내장사 대웅전을 보며 허망함이 컸었는데

꽃이 무엇을 알 가마는 천연덕스럽게 고운 빛깔을 띄우고 있는 수선화가 발길을 잡는다

 

원적에서 불출봉까지는 0.8킬로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어딜 가나 계단 천국인 우리나라

지그재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유럽의 산길들이 부럽다

 

불출암으로 가는 계단들

 

겨우살이에도 봄빛이 들었다

 

2021년 처음 만나는 진달래

아직은 더 있어야 하는데 양지바른 곳에서 성질 급한 진달래가 첫선을 보이고 있다

 

불출암지

 

숨이 턱에 찰 즈음

잠시 쉬어가라는 듯...

불출 암지를 만났다

큰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해서 어느 스님이 수행을 하셨나 보다

 

불출암지

불출 암지

고려 광종 26년 서기 975년 하월선사가 이곳의 암벽에 형성된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암자를 세웠던 자리로서 나한 전등의 건물은 6/25 동란 때 완전히 불타버리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불출암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내장산의 줄기들은 고봉은 아니지만 급경사라서 초보자에게는 호흡조절이 힘든 구간이다

 

 

불출봉에서 바라본 서래봉

날이 청명하지 않아서 온천지가 뿌였다

 

 

불출봉에서 바라본 서래봉

서래봉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우리는 망해봉과 연지봉 그리고 까치봉을 향하기로 했다

 

불출봉불출봉(610m)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망해봉 그리고 앞에 전망대가 있는 곳이 불출봉이다

내장산의 주봉은 신선봉이지만

어느 봉우리로 오르던 급한 경사를 오른만치 장쾌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불출봉에서 망해봉 -연지봉-까치봉까지 걷고 하산할 예정이다

 

내장산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神仙峰)의 높이는 763.5m이고, 노령산맥의 중부에 위치하며, 북쪽에서부터 월령봉(420m)·서래봉(580m)·불출봉(610m)·망해봉(640m)·연지봉(蓮池峰, 671m)·까치봉(717m)·연자봉(675m)·장군봉(將軍峰, 696m)의 내장 구봉이 동쪽으로 트인 말굽형으로 분포하는 호남 5대 명산의 하나이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고,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백제 무왕 37년(636년) 영은 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 산성이 있으며, 금선 폭포, 용수 폭포, 신선문, 기름 바위 등의 명소가 있다. 내장산과 백암산을 묶어 1971년도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명칭 유래

내장산은 원래 본사 영은사(本寺 靈隱寺)의 이름을 따서 영 은산이라고 불리었으나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내장(內藏) 산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지명도 내장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망해봉을 향하여~

왼쪽으로 연지봉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까치봉-연지봉-망해봉

 

오르다 말고 다시 뒤돌아 서래봉을 한컷~

 

군데군데 조릿대 밭을 만난다

망해봉으로 가는 길은 처음에는 순한듯하다가...

 

절벽 같은 바위산이기도 하다가...

 

연지봉~망해봉

 

망해봉으로 오르는 길은 암릉과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이 많이 높은 건 아니지만

가파르고 거칠다

 

 

온 길을 뒤돌아보니

수월하게 온 것 같아도 결코 수월하지 않았음을 알겠다

멀어져 가는 불출봉, 서래봉..

 

지나온 것은 언제나 그림같이 아름답다

땀을 흘린 자만이 그림같이 웅장한 풍경을 여러 장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길을 걸으며 또 한 권의 그림책을 엮어가는 중이다

 

망해봉을 향하여 의쌰의쌰.

높지 않은 능선이지만 불출봉에서 망해봉으로 가는 길은 바위구간이다

봄바람이 몰려와서인지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망해봉의 마지막 오름 구간이다

 

 

망해봉에서 연지봉을 거쳐서 내장산 주봉인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망해봉 정상 679m

내장산 아래 용산호에서 망해봉 쪽을 올려다보면 산 자락이 하늘을 향해 누운 여인의 머리 형상과 눈, 코, 입, 가슴선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불출봉에서 망해봉(679m) 그리고 연지봉(671m)은 약 30여 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 있다.

연지봉에서 내장산 제2봉인 까치봉(717m)까지 1.4km 정도 거리인데 이날 코스 중 가장 힘들었다

바위로 형성된 망해봉 정상에서 출출한 허기를 채워본다

바람이 없어서 마냥 앉아 있어서 산 정상의 온도는 따뜻하였다

운해가 펼쳐지는 망해봉의 정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다 연지봉을 향하여 다시 걸어가 본다

 

 

 

망해봉에서 연지봉으로 가기 위해 다시 계단을 내려섰다

이제 반쯤 걸었는 것 같은데 힘에 겹다는 생각이 든다

내장산 9 개봉 우리 중... 반만 걸어볼량으로 먼길을 달려와 열심히 일행을 쫓아갔다

 

 

늘 푸른 소나무라고 하지만

봄기운이 올라오고 있는 소나무에서 생동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연지봉(671m)

 

내장산의 봉우리에는 표지석보다는 이렇게 큰 안내판이 서있다

큰 바람이 있을 때에는 넘어지기 쉬울 수도 있다

망해봉에서 넘어져 있는 안내판을 여러 사람이 죽을힘을 다해 다시 세워 놓고 왔다

 

 

연지봉에서 인증숏만 찍고 바쁜 걸음을 다시 옮겨본다

삼월이라 봄바람은 훈훈한데 산 능선 부분은 썰렁하다

며칠 후면 새부리 같은 연두색 잎들이 가득하겠지

 

까치봉 , 717m

연지봉에서 까치봉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힘이 든다

그래도 정상에 오르니 이어지는 산줄기들을 바라보는 기분이 좋다

읽어보니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라서 까치봉이라고 한다

걷다 보면 그 능선이 그 능선 같아서 까치 형상을 하고 있는지 독수리 형상을 하고 있는지 감은 안 오지만

잠시 쉬어가면서 읽어보는 재미를 느낀다

 

 

신선봉(763m)~

 

왼쪽으로 내장산 주봉인 신선봉까지 달려가고 싶지만

요즘 심상찮은 발목 때문에 하산을 하기로 했다

700 고지 정상부에서 내장사 쪽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까치봉 정상 모습

 

힘들 때에는 어서 내려가고 싶지만

막상 내려간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올려다본다

 

 

내장사까지 2.4킬로

절반은 급경사 길이고 절반은 계곡을 따라 둘레길이다

 

하산길 모습...

대부분 급경사길이라 조심조심 하산을 하는 게 좋다

 

 

 

바위 위에 올려놓은 돌 때문에 돌무덤 같다

나무에 더부살이하는 겨우살이에서도 봄을 느끼겠다 연둣빛 물이 올라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급경사 길이 1킬로 남짓인데 3킬로는 걷는 기분이다

 

여기서부터는 아주 편한 길이다

여름에 걸으면 더 좋은 길

등산하느라 흘렸던 땀을 씻으며 계곡 물소리에 피로를 푸는 구간이라 하겠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일행과 뒤쳐져 있어서 발을 담글 시간이 없어서 사진이라도 남겨본다

천근만근 열이 오른발을 식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행의 보조를 마쳐야 하니까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맑음은 기분이 좋다

 

 

둘레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도 좋은 집

커피 2000

컵라면 2000

동종주 5000

그리고 두부 도토리묵 감자전=10000

잔술 1500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인지 휴업 중이다

 

내장사 왼쪽 편 계곡 금선계곡 입구에서 만난 변산바람꽃

올해 산에서 만난 첫 봄꽃이다

갈잎이 가득 떨어진 숲에 꼿꼿하게 피어난 바람꽃..

눈높이를 맞추느라 바닥에 눕다시피 해서 찍은 꽃이다

 

내장사 외관

내장사 오른편 계곡으로 올라가서 왼편 계곡으로 내려왔다

10여 킬로 산길을 걷고 내려오니 힘듬이 느껴진다

 

매캐한 화재냄새가 나는듯한 내장사.... 다시 봐도 아린 풍경이다

 

내장사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의 모습

 

일주문을 지나서 오늘의 산행은 끝났다

집에 있는 것보다 이렇게 길을 나서면 자연의 품에서 너그러움을 배운다

집안일이 산행만큼 힘들면 아마도 안 할 것 같다

힘들어도 들어선 길이니 묵묵히 걷다 보면 보답이라도 하듯 꽃을 만나고

가장 낮은 자세로 봄꽃을 눈 맞춤해본다

꽃이 아무리 이뻐도  다시 집으로 간다

 

가을 단풍이 화려했던 계절에 왔었던 내장사

봄은 오고 있지만 새순이 돋기 전 계절에 오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계절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새순은 돋지 않았는데 만개한 수선화를 보니 그 앞에서 아니 멈출 수가 있는가

꽃 때문에 쉬어간다

능선 때문에 걷는다

자연 때문에 이유가 생긴다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