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山

2021.9.11. 횡성 태기산

kyeong~ 2021. 9. 12. 18:44

지금은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이 되고 

태백산 줄기를 넘어가는 교통로가 늘어나서 교통체증이 많이 줄었다

말이 고속도로지  아흔아홉구비 대관령을 넘어가느라 영동고속도로 전체가 한없이 밀릴 때가 많았다

그럴 때에는 둔내에서 6번 도로를 따라 양구두미재를 넘어가곤  했었다

태기산은 두어번 가본 곳인데 6번 국도를 자주 지나다 보니 눈에 익숙하다 

내 고향 두타산만큼 자주 가본 듯 눈에 선하다

여름 내내 산행을 하지 못하고 게으름을 피웠으니

해발 900미터 무이 쉼터에서 오르는 태기산 산행을 가볍게 신청했다

조석으로 갈바람이 불어오니 슬슬 산행을 위한 시동을 걸어볼량으로 봇짐을 메고 태기산으로 향해본다

산이 내어주는데로 구불구불 오르던 양구두미재

이제는 횡성에서 평창으로 관통하는 태기산 터널이 생기는 바람에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산행을 하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기위한 사람들의 이동로라고 하면 되겠다

봄보다 가을 야생화가 더 수두룩한 태기산 산자락, 바람을 거느리고 태기왕의 걸음으로 걸어야겠다

 






길, 또 서툴다


침묵의 상자 속에서 오는가
계절은 언제나 기척 없이 오네
마음속에 잠재웠던 생각들을 쏟아내는 나무들
단단한 줄기를 뚫고 일어나는 잎들
그들의 짙은 그늘 때문에
내 생각은 그늘 밑으로 숨는다
수없이 걸었던 길
난 아직도 서툴다
생각 많은 나무 그늘 아래로 걷는다
그늘 아래로 걸었던 길이라 서툴다
나뭇잎보다 고르지 못한 숨소리 때문에
부서져 버리는 길
부서진 길의 조각을 다시 맞춘다
그렇게 걸었건만
길은 언제나 허공이다.
돌아서 나오면 멍하니 먼 곳
음정이 맞지 않는 숨소리
허공을 맴돌다
나무 그늘에 이슬처럼 내린다
잎이지는 날
부서져 버린 숨소리, 그래서
나는 또 길이 서툴다.


梁該憬
2021.9.11.토. 태기산에서



 

강원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산 1-20

평창과 횡성의 경계가 되는 양구두미재

무이 쉼터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겨울산행으로 각광을 받는 곳이라 그런지

오늘은 산행 들머리가 한산하다

주차공간은 협소하지만  화장실이 있어서 다행이다

태기산을 시작으로 남쪽으로 뻗는 산줄기가 영월 지맥이고

북쪽을 향하는 춘천 지맥 

영월 지맥과 춘천 지맥을 합쳐서 영춘 지맥이라고도 한다

한편 영서로 뻗는 한강기맥이 있다

 

2021.8.11.토. 날씨 맑음

인천 6:20분 출발

양구두미재 9:30분 도착

산행시간 9:30~오후1시

산행거리 약 8키로(양구두미재 원점회귀)

 

 

무이쉼터가 있는 양두구미재

[양구두미재]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서 평창군 봉평면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의 고갯길이기도 하다.

태기산(, 1,261m)의 8부 능선에 위치한 고개로 마을 사람들은 양구데미 라 불렀다 한다.

옛날 어느 가난한 선비가 묘를 잘 쓰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듣고

용한 지관을 통해 아버지의 묘를 쓴 곳이 바로 이 고갯마루였는데 한참이 지나도 재산이 늘어나지 않자

선비는 묘를 이장하기 위해 관을 들어냈는데 땅 속에서 두 마리의 황금 비둘기가 나와 고개 너머로 날아가버렸다 한다. 그 후로 이 고개를 양구(兩鳩) 데미 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양구두미재는 강원 영서 내륙의 고개답게 높이도 꽤 높은데

고갯마루의 정상은 대관령보다 높은 해발 900m 정도의 고지를 통과한다.

하지만 횡성 땅 둔내면 일원이 해발 500m 이상의고원지대라서

둔내면에서 바라본 태기산은 그리 높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잘 다듬어진 고갯길은 누구나 쉽게 넘을 수 있다.

고개 정상에는 송신 중계소가 있고 신기하게도 고개 정상에 솟는 샘이 수질이 뛰어나

이 길을 지나는 차량들이 물을 길어 간다.

12월로 접어들면 날씨가 더 내려가면서 아침 일찍 고갯길을 넘거나 구름이라도 덮이는 날은

온 산이 하얗게 설화로 장식되어 환상적인 모습으로 장식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생태탐방로는 4개의 코스로 나뉘어 있는데

오늘은 태기산 정상을 향한 산행이지만

다른 날 시간을 내어서  태기 왕 전설 길을 한 번쯤은 걸어보고 싶다

 

양구두미재의 등산로 초입

태기산 정상에 군시설물이 있어서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산행 들머리에는 일반차량 통제를 위한 바리게이트가  설치되어 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산우님들과 즐거운 산행길에 오른다

 

 

양구두미재에서 시작하는 태기산 산행은 누워서 떡먹기라는 표현이 맞다

900고지에서 1200고지까지 오르는 길이다  

이만하면 산행 초보라도 겁 없이 따라 나설만한 길이다 

산행이라기보다 둘레길을 따라 소풍을 간다는 느낌이 딱 맞다

지천으로 인사하는 수많은 들꽃들과 인사를 하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걷게 된다

 

 

태기산을 가을초입에 오기는 처음이다

겨울날  칼바람을 일으키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와 상고대가 인상깊었던 산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설원과 겹겹이 상고대를 입고 있던 나무들이 기억난다  

강원도하면 선자령의 풍력발전이 대표적인데 태기산의 풍력발전기도 제법 많다

 

내가 올줄알고 목빼고 기다리는 야생화들

기분좋게 인사를 나눠본다

국화와 오이풀이 한데 엉켜서 가을을 즐기고 있다

저 들꽃들이 밤새 하늘까지 비질을 해두었는지 화창하게 맑은 날이다

 

등에 땀이 날즈음 태기산 자락은 시원한 풍경을 내어준다

뭉게구름이 내려앉은 사자락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파도처럼 밀려오는 산줄기들

멍tv를 보듯 한참을 건너다 보았다

 

태백산의 바람을 상징하는 시설물들

산자락에 이런 시설물을 반기지는 않으면서도 사진은 꼭 남겨보는 심뽀~

 

대략 30분 느슨한 길을 오르다 보면 태기산 정상이 보인다

산정상에는 군시설이 있어서 태기산 정상석은 왼쪽 9부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정상까지 차량이 오를수 있는 신작로가 있는데 저 산자락 바로 아래 숲길로 올랐다가

무이마을로 내려가는 숲길을 택한다

우리 일행은 숲길로 올랐다가 내려올때는 신작로를 따라 하산, 원점회기를 할것이다

 

태기산 바로 아래 가파른 산길 초입

가파른 산길이 싫으면 신작로를 따라 가면 태기산 정상석이 나온다

군부대가 있는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잡초에 길이 묻혔다

풀을 헤치며 걷도보니 숲으로 드는 작은볕에도

들꽃이 곱게 피었다가

길손의 발자욱소리에 놀라는듯하다

 

약 20분정도면 충분히 오른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는 군시설물이 있어서 접근하면 방송이 나온다

군부대앞에서 바라본 풍경

둔내에서 양구두미재로 오르는 길이 언듯언듯 보인다

철조망을 타고 오른쪽으로 한바퀴 돌아나가는데

잡초가 우거지고 길이 없어서  긴바지를 입지 않으면 위험하다

 

평창쪽 풍경

가슴시리게 푸른 하늘과 점잖게 안기는 바람과 끝없이 밀려오는 산줄기들

산이 좋아서라기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줄기들 앞에서 멍하게 서있는 이순간이 좋아서

일행과 떨어져서 잠시 서있는데 문득 내가 허공을 떠도는 한점의 먼지처럼 느껴진다

아득히 먼 저 푸른 빛

그 빛을 두고 난 멍빛이라고 한다

 

군부대 철조망을 타고 뒷편으로 돌아나가는 지점

태기산의 풍력발전기가 도열해 있다

하늘을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수평선처럼 줄을 이루었고

그 아래로 산등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 있다

원자력 발전을 줄이고 풍력과 조력 그리고  태양열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을 한다지만

산자락마다 늘어가는 풍력발전기를 보면 왠지 무게감이 느껴진다

 

6월에 익어가던 산딸기가 왠일로 가을 마중을 나왔다

승천하듯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있다

붉은 용처럼....

그대 붉게 붉게 익어가소서...

 

조용한 바람때문에

풍력발전기들도 조용하다

겨울에는  무서울 만큼 큰소리가 날때도 있었는데

하늘도 바람도 고요하다

무심히 걷는 길손을 잡는 들꽃들

그의 키만큼 허리를 낮추고 앵글속으로 넣어본다

벗들을 10미터정도 떨어져 가는데 홀로 걷는 것처럼 조용하다

산능선이며 들꽃이며 맘껏 바라본다

나는 지금 푸른먼지...아니 멍빛으로 물드는 중이다

 저 멀리 밀려오지 못하고 늘어져 있는 구름까지도 손흔들어 본다

 

가던길을 멈추고~

풍경을 향하여 손흔드는 그대여

나도 같은 마음이라오~

 

태기산 산행은 초입부터 끝까지 풍력발전기 풍경과 함께 한다

그림같은 산과

그림같은 하늘 거기에 인간이 설치한 풍력발전기가 거대하게 함께 하고 있다

 

양구두미재로 넘어가는 길

저길을 걸어서 태기산을 올랐고

산정상을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

원점회귀 산행이라 저길을 다시 걸어 갈 것이다

 

산정상부에서 신작로쪽으로 내려가는 길

어디를 가나 막아서는 저늠의 풍력발전기

받아들이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없는게  더 좋은데 말이다

없어지지 않겠지만 궁시렁 궁시렁....나이들어가는 건가....하하...

 

정상부에는 군시설물이 있어서 여기에 정상석이 있다

왼쪽에 양치식물길이 있고 오른쪽에 정상석이 있다

 

태기산

태기산은 횡성군 둔내면, 평창군 봉편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 쫓겨 태기산성(1.8km)을 쌓고 신라군과 대치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그 성터가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이다. 또
한 원시식물이 많이 서식(시누대.물프레.주목군락지)하고 있으며 
물항아리 폭포촛대방위등과 어우러진 심산 계곡이 절경이다. 

태기산 아래 청일면 신대리에는 신라 선덕여왕 16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봉복사가 있으며 
태기산 중턱에 섬강의 발원지인 샘물이 솟고 있어 그 시원함이 과히 일품이다. 
겨울철에는 인적이 드물어 등산로를 찾기가 조금 어려우며 
주로 산행은 둔내 시내에서 봉편방향 양구두미재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는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


높이 1,261m로 육중한 모습을 보여주는 태기산은
산세도 웅장해 멀리 대관령부근의 오대산, 원주의 치악산 등지에서까지 그모습을 뚜렷이 가늠해 볼 수 있다.
횡성군 둔내면소재지에 이르면 멀리 북동쪽 방향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태기산의
전경이 바라보이고
이곳은 11월 중순이면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4월말까지 설경이 유지되는 곳이다.


 

정상석 맞은편 양치식물길로 들어서면

지끔까지 땡볕아래로 걷느라 온몸에 들어왔던 더위를 걷어낼 수 있다

양치식물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는 데크길이 나타나는데

원시의 세계로 들어서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곳에 호랑이가 살았었나보다

원시의 세계로 들어온듯...웃고 있는 호랑이 한마리를 만난다

신작로를 걷느라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제법 더웠는데

숲속에서 열기를 모두 식혔다

 

정상석을 만나고

양치식물들이 풍기는 숲향기도 맡았으니

이제 집으로 가자

숲에서 나왔다

아직도 푸른 하늘

고맙게도 해지기전까지는 종일 푸를 기세다

 

양치식물길에서 벗어나 조금더 내려가면 다시 조릿대길

그리 긴것은 아니지만 숲속으로 걷는 동안 멍함이 사라지고 폐가 다시 호흡하는 길

오늘 산행은 멍했다가

폐가 웃었다가....

 

조릿대길

조릿대가 웃자랐는지 전부 머리를 깎았다

대나무의 상징 푸른잎이 잘려 나갔다

대나무는 향기가 진하지 않아서 저렇게 잘려나갔어도 풀냄새가 전해지지 않는다

 

산이 높아서 벌써 매미들은 산을 떠났는가

매미소리는 자취를 감췄고

이숲의 지킴이 인지....무당벌레 한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조릿대길을 빠져 나왔더니 다시 툭터진 풍경

이정표도 풍경처럼

뻥 뚫린 시야가 좋아서 잠시 또 멍티비를 보는 것처럼 서서....

 

산을 오를때에는 정상을 간다는 기대감에 열심히 오르는데

하산을 할때에는 잠시 지루해지기 쉽다

그때쯤 들꽃들과 인사를 나무며 걷는다면 지루함을 덜을수 있다

무이리쪽으로 하산을 하면 그늘이라 좋겠지만 신작로를 따라 원점회귀하는 하산길은 지루하기 쉬운 길이다

 

허리츰이며 발등이며

시도때도 없이 툭툭치는 야생화들

내가 낯을 가리는 사람이라그런지

사람이름 외우는데도 잼병이고 들꽃 이름외우는건 더 잼병

그래도 그 얼굴은 잊은건 아니라오~!! 

 

"자네 올줄 알았네

반갑게 얼굴 마주했으니 잘 가시게

또 온다는 말은 하지 마시게

그렇게 말하고 아니 온 사람이 하도 많아서....

잊지 않는다는 말도 하지마시게

나도 가을 감기가 든것 같으니 "

 

태기산의 들꽃#1

 

태기산의 들꽃#2

 

태기왕전선길 4.5키로 시작점

 

이산중에 사람이 살았다니....

태기분교가 있던곳에 기념관이 있고 그 터가 남아 있다

그 아랠 뛰어놀던 학동들은 없고 전나무숲이 무성하다

이곳에서 태기왕 전설길을 따라 걷노라면 태기산성과 태기약수터를 만난다고 한다

 

전나무들이 마치 이곳에 뛰어놀던 학생이 자란것처럼 학교 마당을 지키고 있다

나는 학교가 있던 터에 앉아서 잠시 학생이 되어 본다

 

분교에서 양구두미재까지는 약 3키로

저 고개를 넘어서 가야한다

여기서부터는 땡볕이다

바닥은 아스팔트라 발이 아프다

오랫만에 산을 찾아왔다고 매를 주나보다

 

산자락 사이로 내어주는 풍경

툭터진 곳만 나오면 멈추어 길게 호흡을 해본다

저기까지 밀려나가는 호흡 더욱 길게 숨을 뱉어 본다

 

태기산을 찾은 백패커

부부인가보다 강아지까지 납시었다

태기산은 산꾼뿐문아니라

백패커 그리고 산악자전거동호인

그리고 별궤적을 찍으로 오는 사람들

 

 

끝없는 길

끝없는 꽃길

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늙는다고 했던가

꽃을 몰랐던 그때나

꽃이 보이는 지금이나 난 산앞에서 멍해지는 멍녀~

 

멍한 기분으로 바라본 풍경

내머리속도 이렇게 푸르스름한 피가 흐를 것이다

멍하게 흐르는 피가 어찌 붉겠는가

멍빛이 가득한 풍경앞에서 태기산의 시간을 마감해본다

 

걷다보니 어느새 거의 다 왔다

건너다 보이는 곳은 평창 휘닉스파크

당겨서 찍었보았는데 여름이라 저기도 조용하다

겨울이면 도시를 방불케하는 많은 사람들

그래! 강원도산은 여름에 오는게 휴식일거야 ~

태백산에도 한여름에 갔더니 28도를 오르내리는 온도에 둥근이질풀이 발디딜 틈이 없도록 피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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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산을 또 가야한다고 마음먹지는 않았지만

다시 오니 그제본듯 반갑고 익숙하다

거대한 장군처럼 서있는 풍력발전기만 없다면

온순한 산줄기에 툭터진 시야가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하는 풍경이다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초록만 가득한 세상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다

멍하게 산줄기를 바라보는 일이 이토록 좋울수가

특별히 가고자하는 산은 이제는 없다

누군가 간다기에 기대없이 떠났다가 보따리 풀듯 모든것 내려놓고 오는 길이 참 좋다

그런날은 잠도 깊다

2021.9.11.토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