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주작~덕룡산
오랜만에 주작~덕룡산으로 간다
주작덕룡산행 날짜만 잡기만 하면
설렘반 두려움 반이지만
산세가 하도 좋아서 몇 번이고 다시 가고 싶은 산이다
새벽 5시부터 강진으로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비는 그치질 않는다
암릉산행이라 비가 오니까 마음이 심란하기 그지없다
산 밑에서 막걸리에 파전이나 먹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산행 출발지 소석문에 도착하니 비가 잦아든다
암릉이라 많이 미끄러울 것 같은데
일행들은 산에서 각자도생 달리는 팀이다
산행하다가 늦는다 싶으면 2군데 정도 탈출로가 있다
어차피 밧줄구간에서 밀릴 테니까 따라나서 보기로 했다
궂은 날씨에 카메라는 걸림돌이 될 것 같아 버스에 두고 가기로 했다
초반의 급경사구간인 동봉까지
대략 2km만 잘 따라잡으면 되겠다
철심으로 박아둔 계단
미끄러운 석질
쇠밧줄 구간
유격훈련을 하는 것처럼 산행을 해야 하는 곳이라
미리부터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공룡의 등줄기 같은 수려한 풍경을 생각하며 설레기도 한다
오늘은 봉황의 우측날개를 접수하기로 하고
소석문에서 출발 주작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다
- 2024.03.26. 화. 날씨/비 또는 흐림
- 산행시간:10:30~16:30
- 산행거리:9km
- 산행코스:소석문-동봉-서봉-주작산 475봉-작천소령-주작산주봉-휴양림
- 사진:핸드폰으로 촬영
소석문
밤새 내린 비로 봉황천 개울물이 불어 있다
주작산을 오르는 우리들 마음만큼이라 힘차게 흘러간다
이산을 항상 날이 밝기 전에 오르다가
훤한 대낮에 오르니 다른 산처럼 새롭다
개인적으로 주작 덕룡산 종주를 한 후
차량 수거를 위해 원위치로 올 수 있도록 도와줄 택시번호가 즐비하다
첫 번째 올라야 할 덕룡산 동봉으로 오르기 위해
처음부터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몇 걸음 못 가서 헉헉거릴 정도의 급경사
중턱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건너편 석문산을 바라본다
비 온 후 개는 중이라 안개가 산머리를 감싸고돈다
석문산 너머로 각재를 거쳐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숨어 있고
그 산아래에는 동백꽃이 아름다운 백련사와 다산초당이 있다
다음주가 진달래 절정이겠지만
덕룡산 동봉으로 오르는 길 하단부에 진달래가 제법 피어 있다
철심으로 박아둔 계단을 오르면 처음 급경사는 해결한 셈이다
바위가 빗물에 어찌나 미끄러운지
정신 바짝 차리고 올라왔다
초입 300미터는 급경사구간을
4발로 기다시피 올라서 잠시 휴식
300미터 올라온 지점
석문산은 안개에 갇히기 시작한다
강진군 도암면의 마을과 농지에는 어느새 연둣빛이 가득하다
작은 암봉을 한봉우리 넘어서며 돌아본 풍경
안개 낀 석문산이 운치가 있다
가야 할 덕룡산 동봉 풍경
솔잎이 비를 머금고 제대로 봄빛이 들었다
솔잎은 늘 푸른 것 같아도
진달래보다 먼저 봄빛이 드는 나무다
안개가 덮고 있는 덕룡산의 풍경이 비가 와도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니
완연 봄빛으로 가득한 강진땅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강진만의 가우도가 흐릿하긴 하지만 눈에 들어온다
얼마 걷지는 않았지만
소석문 방향으로 뒤돌아 본 풍경
호남정맥 국사봉에서 갈라져 나온 땅끝기맥의 능선이 보인다
땅끝기맥은 월출산 -서기산-첨봉을 거쳐 주작 475봉에서 만나 두륜산과 달마산으로 이어진다
땅끝기맥 참고용 지도
땅끝기맥 주작-덕룡구간 지도
출발지 소석문에서 첫 번째 봉우리 동봉까지는 약 2.3km지만
워낙 거친 구간이라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산은 정상을 그냥 내어주질 않는다
젖 먹은 힘까지 쏟으며 올라야 창끝처럼 솟아 있는 봉우리에 도달할 수 있다
가파른 절벽을 오르며
막간을 이용하여 아래쪽 풍경을 담아본다
험하기 그지없는 산과 다르게
강진의 들녘은 마음 넓은 농부만 사는 것처럼 평온하다
야간 등반인들의 낙상사고를 막기 위해
절벽을 막고 있는 표지판
드디어 덕룡산 동봉 420미터
덕룡산(해발 432.9m)은 산이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이다. 해남 두륜산과 이어져 있는 덕룡산은 높이래야 고작 400m를 가까스로 넘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상인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자연의 은밀함을 맛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덕룡산의 산행은 강진의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소석문 협곡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동봉과 서봉을 지나 동쪽사면의 이정표를 따라 수양리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고, 장거리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은 암릉산행을 마친 다음 동사면을 따라 수양저수지가 있는 쪽으로 하산하거나 초원능선 - 작천소령 - 수양관광농원 코스로 하산할 수 있다. 산행시간은 소석문 - 동ㆍ서봉 - 작천소령 - 수양관광농원까지 연결하는 코스는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기 때문에 아주 흥미 있는 등산로로 알려져 있으며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마실 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동봉에서 바라본 풍경
아름드리나무는 발을 붙일 수 없이
바위만 빼곡한 비경
험한 암릉에 길을 찾아내고 그 길을 기어코 오르고야 마는 산악인들
올 때마다 안전시설이 늘어나서 예전보다 많이 수월해졌다
내려와서 뒤돌아 본 동봉
저 사이사이에 어떻게 길이 있는지...
바위가 꽃잎처럼 피어있는 산이다
덕룡산 서봉을 향하여
기운차게 우뚝 솟은 서봉
어디를 봐도 만만한 구석이라고 없는 악산
서봉입구에서 서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경우가 많다
서봉에서 하산하는 구간이
주작~덕룡구간중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다
올라갈 때도 만만치 않아요
덕룡산의 바위는 미끄러운 석질이라
비 온 후의 산행은 더욱 조심스럽다
덕룡산 서봉 433m
드디어 덕룡산의 쌍봉
동봉과 서봉을 모두 올랐다
낮다고 절대로 만만하지 않은 산
서봉의 정상에 오르니 대한민국 만세를 부고 싶은 마음이다
서봉에서 바라본 동봉 풍경
마치 설악산 울산바위를 바라보는듯하다
이리저리 휘날리는 산행시그널 때문에 방해받는 풍경
제발 이런 거 좀 걸지 말고 다닙시다
서봉 하산구간
주작덕룡 통틀어 가장 무서운 구간이다
철심계단이 비 온 후라 미끌미끌하고 바위 또한 쭉쭉 미끄러진다
한 명씩 한 명씩 ~
흡사 여전사처럼 내려오는 우리 산우들
주작산을 향하여~
암릉사이로 뱀꼬리처럼 이어지는 평지길
이제 한숨 좀 돌리겠다
저 425봉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첨봉으로 이러지는 능선이 흘러가고 있다
암릉구간을 타다가
이런 평지를 만나면 잠시 휴식하는 시간
휴식과 함께 봄이 가득한 들판을 바라보며....
살면서 전라도의 느낌을 모르다가
오래전 주작산을 오르며 강진땅의 너른 평야를 보며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
하산할 때는 그렇게도 겁을 주던 산인데
내려와서 보니 그렇게 험해 보이질 않아서
사진만으로는 산의 속내를 설명하기 어렵다
갓바위 닮은 바위
주작산 475봉을 향하여
앞에 보이는 산은 첨봉354봉에서 올라와 만나는 첨봉425봉
큰 바위돌을 두르고는 있지만
앞에서 올랐던 동봉과 서봉과는 달리 사이사이로 비교적 편한 길이 나있다
첨봉425봉 그 뒤로 주작산 475봉이 이어져 있다
강진평야는 덕룡산을 오르며 휴식처럼 다가선다
아무리 봐도 봄빛아래 강진땅은 가장 아름다운 산하이다
주먹바위
이산은 주먹 불끈쥐고 올라야 한다
오던 길을 뒤돌아...
주먹바위 앞에서 서봉을 다시 한번~
이제 험한 구간은 벗어났다
주작산 475봉과 주작산 주봉만 남았다
비가 오지 않는 것을 천운으로 생각하며 발걸음을 급하게 옮긴다
가장 고운 빛의 여린 새싹이 반겨주는 주작산
멀리 주작산 구간의 암릉이 펼쳐져 있다
청댓잎도 점점 푸르러 온다
주작산의 암릉과
그 뒤로 두륜산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
좀 맑아지는듯 하더니 다시 흐려지는 날씨
비가 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운으로 생각한다
험한 길을 넘고 나니
힘든 숙제를 끝낸 것 같은 기분
룰루랄라 신바람이 난다
이 구간부터는 가을 억새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주작산 주봉이 건너다 보인다
오른쪽으로 수양리 저수지가 보인다
주작산 475봉
또는 덕룡봉이라고도 한다
주작산은 주작산 475 봉과 주작산 주봉(428M) 있다
주작산 475봉은 봉황의 오른쪽 날개에 있고
주작산 주봉은 봉황의 머리에 해당한다
주작산(해발 428m)은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봉황이 날개를 활짝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이다. 봉황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최고봉으로 우측날개 부분은 해남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이며 좌측날개는 작천소령 북쪽에서 덕룡산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강진 만덕산에서 시작해 석문산-덕룡산-주작산에 이르는 암릉은 북동에서 남서방향으로 해안선과 나란히 이어져 확트인 바다내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산행의 묘미를 느끼고자 한다면 두륜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소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암릉구간(약 4.5km)을 거쳐 정상에 오르면 확트인 해안선과 드넓은 간척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암릉과 더불어 독특한 경관을 느낄 수 있다. 주작산 중턱에 자연휴양림이 있어 자연속에서 야영과 숲속 산책을 체험할 수 있다. [등산로] 원점회귀형 : 주차장 – 흔들바위 (동천문) – 주작산 덕룡봉 – 작천소령 – 주작산주봉 – 일출전망대 – 코끼리바위 – 주차장 (3시간) 공룡능선 : 소석문 (강진도암) – 고사리밭 – 억새능선 – 덕룡봉 – 작천소령 – 주작산주봉 – 일출전망대 – 코끼리바위 – 주차장 (6시간) 용아능선 : 용아능선 (해남 오소재) – 361봉 -427봉 - 작천소령 – 주작산 – 코끼리바위 – 주차장 (4시간) |
건너편에는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이언덕을 내려가면 주작산주봉으로 가는 작천소령이 있다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공룡능선을 넘어 오소재까지는 4.5km
오소재로 이어지는 저 암릉까지 넘으려면 2~3시간 더 소요해야 한다
소석문에서 해뜨기 전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오소재까지 넉넉히 진행할 수 있다
인천에서 5시 30분 출발해
소석문에서 산행시작이 10시 30분
도저히 시간상 저 암봉을 넘기는 힘들다
작천소령
오소재와 덕룡산 그리고 휴양림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오늘의 하산종료시간은 오후 4시 30분
삼거리에서 주작산 주봉을 거쳐 휴양림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주작산 주봉은 생략하고
바로 휴양림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년봄 다시 도전하기로 스스로와 약속하고.....
목표했던 산봉우리 1개를 생략하니 왠지 서운하다
이제 체력의 한계가 온 것인지....
다음번에는 더 잘해야지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
동백과 벚꽃이 오늘의 산행을 축하라도 하듯 반겨준다
하늘의 은혜라도 받은 듯
기적같이 비는 멈추고
험한 산길을 잘 소화해내고 나니
스스로에게 잘했다 잘했다... 별 5개를 주는 날이다
이산은 올 때마다 내년을 기약한다
주작산의 내년이 후년으로 밀려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40326.화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