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山, 발길 머무는 곳에

숨은벽-텅 비었다는 것은 푸름일까

kyeong~ 2011. 10. 5. 21:19

고뿔

 

고뿔이 심하다

쉬면 낫는다고 해서

잠을 많이 잤다

벗어 놓은 빨래며

방바닥의 먼지들이

주인처럼 잠을 잤다

 

고뿔이 그래도 심하다

배낭에 도시락을 챙겨 집을 나섰다

빡세게 산을 올랐다

쉬지 않고 험한 길만 골라서 올랐다

이제 붉기 시작하는 단풍처럼

온몸이 붉게 물들도록.

 

가랑잎을 뜯어 콧물을 훔쳤다

대 슬랩을 빠져나가는 바람을 따라

열이 달아났다

똬리를 틀었던 고뿔이 슬슬 달아났다

거칠고 영양가 없는 몸뚱어리를

버리기로 한 모양이다

 

숨은 벽 대 슬랩을 빠져나가는

미끈한 바람

한 줌의 구름마저도 빠져나가는 하늘

텅 비었다는 것은 푸름일까

고뿔이 빠져나간 몸뚱어리

푸름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梁該憬

2011.10.3. 북한산 숨은 벽에서...

 

 

 

 

 

 

 

 

 

 

'photo-山, 발길 머무는 곳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10.23.쉰움산  (0) 2011.11.03
2011.10.30.불곡산  (0) 2011.11.03
2011.9.25.도락산  (0) 2011.10.02
2011.9.4.마니산  (0) 2011.10.02
2011.9.18.팔공산  (1) 201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