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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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천 세무서 정자에는

kyeong~ 2014. 5. 10. 23:50

 

 

 

 

 

남인천 세무서 정자에는

 

일 년 동안 뼈빠지게 번 돈을

세금으로 내고나니 허탈하다

남동 세무서 정자에 앉아 하늘을 보았다

등나무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바람이 시키는 데로 그네를 탄다

꽃냄새가 없다

초록 그늘에 묻혀서 고개를 들 줄 모른다

여기 정자에 앉지 않으면

꽃이 핀 줄 누가 알까

긴 세월 동안 등나무 아래는 그늘만 있는 줄 알았다

등나무 아래는 바람만 지나는 줄 알았다

오월의 햇살이

수년 동안 등나무꽃을 피워냈겠지만

지금까지 그걸 몰랐다

남인천 세무서 정자에는

오월이면 등나무꽃이 핀다

세금, 어느 이름 없는 그늘에서는 꽃

 

梁該憬

2014.5.9. 남동 세무서 정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