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느티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진다

kyeong~ 2005. 12. 16. 23:47

느티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진다


 

                                       초하


굽지 않은 허리를 세워

삥 둘러 핀 벚꽃 놀이에

황사바람 부는 것조차

아름다워 했던 느티나무가 있었다

하얀 버선발로 오는 햇빛에

그림자를 몰래 일으켜 세우며

조각조각 푸른 잎을 꽃잎에 섞어 흔들었던.


잊고 있었던 느티나무

아니, 잊었다기보다는

모습이 변한다거나

큰 그림자를 가진 이유 때문에

염려는 불순물 같았다. 


어느 바람의 호통에 그 든든했던 팔을 내어 주었을까

어느 천둥소리가 덜컥 팔 한 짝을 물고 간 것일까

시멘트를 절벽처럼 발라 내린 곳에

문득 한 여자의 가슴이 울고 있다

버선발보다 눈부시게 걸어와

짐작이 가능한 발자국 소리에

브레지어에 그려진 꽃잎이  피고, 또 피고


낯선 천둥소리에 

거친 탄성의 시멘트를 바른 절벽

브레지어에 핀 꽃잎이 소리 없이 낙화한다.

 


2005.12.14

친한게 지내던 나이 많은 언니를 떠나와 세월이 흐르고

가슴이 없는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 난 언니를 다시 만났다.

그날이후 그 언니의 가슴이 자꾸만 내품에서 울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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