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를 세우고
옮겨 심은 들꽃 옆에
머리를 쑥 내민 잡초
몇 해인지는 모르지만
발 걸고 손 흔들며 지내 왔었던 사이
들꽃 혼자 보내기 싫어서 따라나선 잡초
하기야, 물주고 눈길 준다고
날마다 뒤엉켜 지내던 잡초만 할까
꽃으로 봐야겠다
선택한 꽃이 아니더라도.
돌돌 말아 드는 바람과
햇빛이 단청처럼 고운 날
넓은 화분에 옮겨 심은 낯 간지러운 배려
묶여 살던 숨통에 고삐가 풀린다
우연히 피는 잡초 앞에
나뭇가지를 박고 꽃대를 일으켜 세웠다
일어서서 웃고 있으라
누워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벗을 위하여.
梁該憬
2006.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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