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고 난 다음
초하
라일락향기로 목이 아파져 오고
햇빛은 가슴 사이를 달구어 올 때
앞산 가득히 앉았던 하얀 새
하얀 새는 어디로 갔나
내 어릴 적 겨드랑이가 가려워질 때
세상을 날아보려는 꿈을 꾸었지
푸른 꿈이 날마다 겨드랑이를 간지럽게 했지
벚꽃잎 같았던 꿈
온몸이 푸른빛일 때 내 영혼은 하얀 새였어
앞산 가득 앉았던 하얀 새
겨드랑이마다 돋는 푸른 빛 때문에
라일락 향기가 가슴에 물처럼 흐를 때
허공으로 날아간 하얀 새는 보이지 않네.
2007.4.26.
라일락이 가득히 피어난 봄날
앞산 하얗던 벚꽃잎이 모두 사라져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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