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벚꽃이 지고 난 다음

kyeong~ 2007. 4. 30. 01:26

벚꽃이 지고 난 다음

초하

 

라일락향기로 목이 아파져 오고

햇빛은 가슴 사이를 달구어 올 때

앞산 가득히 앉았던 하얀 새

하얀 새는 어디로 갔나

 

내 어릴 적 겨드랑이가 가려워질 때

세상을 날아보려는 꿈을 꾸었지

푸른 꿈이 날마다 겨드랑이를 간지럽게 했지

벚꽃잎 같았던 꿈

온몸이 푸른빛일 때 내 영혼은 하얀 새였어

 

앞산 가득 앉았던 하얀 새

겨드랑이마다 돋는 푸른 빛 때문에

라일락 향기가 가슴에 물처럼 흐를 때

허공으로 날아간 하얀 새는 보이지 않네.

 

2007.4.26.

라일락이 가득히 피어난 봄날

앞산 하얗던 벚꽃잎이 모두 사라져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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