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벼에게 말을 걸어(20041012 )

kyeong~ 2008. 12. 6. 16:38
벼에게 말을 걸어


봄비 가만 가만
오던 날도
아카시아 화려하게
웃던 날도
볏 대보다 더 굵은
빗줄기가 내리치던 날도
알곡 채우는 일에만
몰두하느라 하늘만 보았는데

이제
머리가 땅에
닿을 만큼 채웠는데
알찬 꿈 영글었다고
코스모스 몰려나와
춤추며 기뻐하는데
참새들 떼 지어
손님처럼 몰려드는데

신작로에 서있는
나를 좀 돌아봐
메뚜기 떼 사랑스러워
시간 가는 줄 모르더라도
먼 길 달려온 내 말 좀 들어봐
텅 빈 머리 갈대숲에 앉아 있는
나를 좀 올려다 봐


20041012 들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