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31. PM 5:25. 송도 동춘터널위에서 촬영>
날짜에 대한 반항
누가 날짜를 만들고
시간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2012. 12. 31. 오후 5시 25분경
해를 사진기에 넣고
돌아오는 길
칼자루 같은 바늘은
눈을 향하여 휘젓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달력의 종잇장은 찢겨 나간다
이것은 날짜를 만들었기 때문이야
그대를 만난 지 얼마 만에
정이 들었고
이별의 순간을 예감하는 일은
시간을 재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거야
나이 든다는 것은
그리움과 이별의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
세상의 눈이 녹고
길바닥에 고인 물이 마른 후
아직 펼쳐보지 않은 계절을 마당에 널어 둘 거야
달력에 걸린 날짜는
빨랫줄에 걸린 빨래 같은 것
걷어서 치우면.
梁該憬
2012. 12.31.
*이글을 올리는 시간
이미 하루가 아니라 한해가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늘 똑같은 밤을 넘기는 것처럼....
한해가 간다는 것이 싫다
결국 인간이 만든 시간때문에
허무과 아쉬움을 지독히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해를 1000일쯤으로 만들었으면
좀더 덜 허무하고 덜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태양의 공전, 달의 자전....그런거
난 모른다...
무조건 날짜를 정하고 365일만에 나이 한살을 추가한다는 것이 싫을 뿐이다.
날짜가 없었다면
언제나 청춘이고
젊으니까
지독하게 허무한 병은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
한햇동안
그물짜듯 엮었던 이야기들....
그 그물속에 또다른 물고기가 잡히길 간절히 바라며...
이세상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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