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海

2012. 12. 31.일몰 -날짜에 대한 반항

kyeong~ 2013. 1. 1. 02:21

 

 

 

 

 

 

 

<2012.12.31. PM 5:25. 송도 동춘터널위에서 촬영>

 

 

 

날짜에 대한 반항

 

누가 날짜를 만들고

시간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2012. 12. 31. 오후 5시 25분경

해를 사진기에 넣고

돌아오는 길

 

칼자루 같은 바늘은

눈을 향하여 휘젓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달력의 종잇장은 찢겨 나간다

이것은 날짜를 만들었기 때문이야

 

그대를 만난 지 얼마 만에

정이 들었고

이별의 순간을 예감하는 일은

시간을 재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거야

나이 든다는 것은

그리움과 이별의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

 

세상의 눈이 녹고

길바닥에 고인 물이 마른 후

아직 펼쳐보지 않은 계절을 마당에 널어 둘 거야

달력에 걸린 날짜는

빨랫줄에 걸린 빨래 같은 것

걷어서 치우면.

 

梁該憬

2012. 12.31.

*이글을 올리는 시간

이미 하루가 아니라 한해가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늘 똑같은 밤을 넘기는 것처럼....

 

 

 

 

한해가 간다는 것이 싫다

결국 인간이 만든 시간때문에

허무과 아쉬움을 지독히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해를 1000일쯤으로 만들었으면

좀더 덜 허무하고 덜 그리울지도 모르겠다.

 

태양의 공전, 달의 자전....그런거

난 모른다...

무조건 날짜를 정하고 365일만에 나이 한살을 추가한다는 것이 싫을 뿐이다.

날짜가 없었다면

언제나 청춘이고

젊으니까

지독하게 허무한 병은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

 

한햇동안

그물짜듯 엮었던 이야기들....

그 그물속에 또다른 물고기가 잡히길 간절히 바라며...

이세상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