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6.5.21. 문경 황장산

kyeong~ 2016. 5. 27. 01:39

 

오월에는

 

언젠가 산정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오월이 있었지요.

나만큼 오월을 좋아하다 못해 

바람 속으로 뛰어든 철쭉꽃 무리를 만났습니다.

철쭉이 뚝뚝 떨어져 있는 길을 걷노라니

오월에 떠난다는 것은, 길을 간다는 것은, 사랑보다 아름답고

젊은날의 말보다 더 푸르렀습니다.

향긋한 풀냄새 때문에

살아가는 모든 날이 오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어지는 꽃잎조차 아름다운 오월에는

잎들은 할 말이 많은가 봅니다

서로 다른 잎 모양새. 아마도 할 말은 다른가 봅니다.

할 말 많은 모든 것들이 오월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오월아!

 

梁該憬

2016.5.21.관산에서

 

 

 

산에는 푸른잎이 나날이 돋고 있을때 

내 온몸에는 일주일내내 열꽃이 핀다

주사에 약에....몇일을 범벅을 하고 나니 가슴이 휑하다

도시의 답답한 공기 말고  가슴이 펑 뚫리는 산공기가 맡고 싶다

금요일 오후, 망설임을 떨치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황장산 산행을 결심했다

원점회기니 못가면 홀로 상중턱에서 쉬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들어서이다.

오월의 날씨치고는 30도를 오르내리는 유난히 더운 날이다

백두대간의 허리쯤이고 그동안 입산통제가 되었던 산이라

빗장풀린 황장산의 속살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황장산[黃腸山],1,077.4m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 골짜기가 깊고 원시림이 아름다운 산, 황장산 *
황장산은 월악산국립공원 동남단에 있는 산으로, 조선 말기까지 작성산(鵲城山)이라 불렀고,

《대동지지(大東地志)》 《예천군읍지》 등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또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천황의 정원이라 하여 황정산(皇廷山)이라고도 하였으며 지금도 그렇게 부르기도 하였지만 정확한 이름은 황장산이다. 그것은 황장목이 많고 1925년 조선총독부 임시 토지조사국에서 발행한 『조선의 산악 명칭과 소재 높이』에 황장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노인들이 황장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작성(鵲城)과 봉산(封山) 표석이 있는 산이며, 울창한 계곡과 암릉에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골짜기가 깊어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고 암벽 등이 빼어나며 부근에 문수봉(文繡峰:1,162m)·도락산(道樂山) 등 등산로로 알려진 산이 모여 있다. 내성천(乃城川:낙동강의 지류)의 지류인 금천(錦川)의 상류부가 산의 남쪽 사면을 감돌아 흐른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도락산과 문수봉, 서쪽으로는 대미산, 남쪽으로는 공덕산(功德山:912m), 운달산(雲達山:1,097m)이 보인다.
 
* 봉산표석(封山標石)(지방문화재 제227호)과 황장산 *
조선시대인 1680년(숙종 6) 대미산(大美山:1,115m)을 주령으로 하는 이 일대가 봉산으로 지정된 데서 산이름이 유래하였으며, 그 이유로 황장봉산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봉산이란 나라에서 궁전·재궁·선박 등에 필요한 목재를 얻기 위하여 나무를 심고 가꾸기에 적당한 지역을 선정하여 국가가 직접 관리·보호하는 산이다.
 
황장산이 봉산이었던 것을 알 수 있는 표지석이 황장산 봉산표석(경북문화재자료 227)으로 인근의 명전리 마을 입구에 서 있다.
 
조선 숙종(1680년)때 이산에서의 벌목과 개간을 금지하는 봉산으로 정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황장산에서 생산되는 황장목(소나무)은 목재의 균열이 적고 단단해 임금의 관(棺)이나 대궐을 만드는데 많이 쓰였다. 대원군이 이 산의 황장목을 베어 경복궁을 지었다고도 전해진다.

 

 

 

2016.5.21.

오전 10시-2시

거리 약 6km

안생달리-와인카페-작은차갓재-묏등바위-황장산-감투봉 삼거리-안생달리

 

 

 

출발점

경북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572-3

원점회기라서 마음이 편하다

가는 만치 가다가 못가면 다시 내려와서 와인카페에서 쉬어도 되고

아침햇살이 뜨겁게 내래꽂히지만 일단 일행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한다.

 

 

 

와인카페까지는 500미터

친절한 안내판

 

수국이 반겨주는 생달리 마을

 

 

 

 

와인카페로 가는 길

 

 

 

까브 와인카페

 

500미터쯤 오르면 폐광된 동굴에 오미자와인을 파는 카페를 만난다

언제봐도 즐거운 얼굴들은 하산시 다시 들르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카페 배경을 담아본다'

 

 

 

 

 

 

자주 닭개비(자주달개비, 양달개비)

카페앞에 곱게핀 보라색 꽃....

이름을 몰랐지만 찾아보니 자주 닭개비라 한다.

신비함이 감도는 보랏빛이다

꽃술도 특이하고....

 

 

 

 

와인카페를 등지고 산을 오른다.

 

별 건축비를 들이지 않고 폐광된 동굴을 살려서 지나가는 길손을 잡는다

 

 

와인카페를 지나 1km정도 오르면 작은 차갓재이다

여기서 부터 백두대간의 발걸음을 디디고 가는 곳이란다

거대한 산악인들이 빡세게 걸어간 그길을 녹음이 짙어오는 계절에

느긋한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잣나무숲이 이어졌다.

쭉쭉 뻗은 침엽수 숲에선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잣나무숲을 조금 지나자 시야가 뚫리며 주변의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자락 가득 펼쳐진 신록이 곱다.

몸을 던지면 푹신한 신록 위로 데굴데굴 굴러 내려갈 것 같은 느낌이다.

 

멀리 생달리 마을의 풍경이 황장산 산자락에 포근히 안겨져 있다.

 

 

빗장을 풀고 개방을 하면서

안전을 위한 데크길을 조해 두었다

저기 위에 황장산 정상이 보인다

발걸음엔 힘이 없다

몸살 휴유증이 심하다

그러나...정상이 보이자 어떻게든 오르고 싶었다.

나때문에 빨리 가지 못하는 일행들을 빨리가라고 하고 천천히 오른다.

 

 

황장산으로 오르는 길은 좁은 암능길이다

조심조심 그동안 조용히 지냈던 황장산길을 걸어본다

칼날위를 걷는 것처럼..

무녀가 되어 칼날위를 널뛰는 것처럼

 

산길에 오르면 마음은 언제나 신명이 난다

무녀처럼 사뿐히 날고 싶다.

 

 

불쑥 치솟은 바위

급한 암릉에는 철계단이 지그재그로 설치되어 있고

헐떡이는 숨을, 중간에 몇번인가 쉬어가며 끝까지 오르려 결심한다.

저기까지만 오르면 그담부터는 좀 쉬우리라

 

 

 

 금강송인가...소나무 색깔이 붉다.

황장산의 이름은 금강송의 또 다른 명칭인 황장목이 많은 데서 유래한다.

대궐을 짓거나 왕실의 관 등을 만들 때 이 속이 누런 황장목을 썼다고.

조선 숙종 때 이 산은 벌목과 개간을 금하는 봉산(封山)으로 정해져 관리됐다.

 이때부터 황장산으로 불린 듯하다. 산의 옛 이름은 작성산이었다.

 

 

긴긴세월동안

깊은 산속에 감추어져 살아온 소나무

천천히 오르며 깊숙히 자라온 나무들의 기운을 느껴본다

산을 오르내리는 바람도 느껴본다

숨겨져온 산이라서 그런가

너무 조용하다

좀더 거친 바람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양반처럼 조용히 기품있게 앉아잇는 황장산이다.

 

 

 

 

묏등바위를 지나는 동안

어쩌면 저리도 고운자태로 피었는지

먼저 산을 내려오던 낯모르는 사람이 저위에가면 고운 철쭉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얼마나 이쁘길래 ....저렇게 들떠서 알려주는가 했더니

청아한 이슬을 먹고 자란 철쭉꽃이 고우면서도 야단스럽지 않게 피었다.

 

 

 

황장산으로 가는 산능선에서

이산 저산 펑뚫린 조망을 할수 있다.

산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온몸으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저 푸른 융단위에 데굴데굴 굴러가고 싶다.

 

 

 

 

월악산이 보이고

도락산이 보이고

날씨가 아주 맑은 날이면 소백산 줄기도 보인다는 곳이다.

 

암릉의 월악산이 저멀리 눈에 들어온다.

 

 

어느것하나 잘낙척하는 것이 없고

두리뭉실 함께 어우러져 가는 산봉우리들

녹색의 향기로 마음을 정화시켜보는 시간이다

모두 앞서가고 뒤쳐져 있어도

마음은 여유로운 시간....이곳저곳 모두 둘러본다.

 

 

 

 

 

산철쭉

바위옆에서

잎도 꽃잎도 바위를 닮아가는 듯....

 

 

바위틈에서

많은 것을 얻으려 하지 않아

가볍게 살아가는 철쭉

까치발을 들고 머리에는 푸른잎을 달고

멀리 님을 기다리는 듯

 

 

 

 

 

 

 

 

날카로운 칼날능선을 따라

곱디 고운 철쭉이 감싸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몇미터인줄도 모르고 힘겹게 올랐는데 높이가 꽤나 높다

정상에선 별로 조망되는 것은 없지만

장쾌한 조망과 녹색의 길을 걷다보니 온몸에 피었던 열꽃이 가라앉는듯하다

 

 

몸은 힘들어도 좀더 많이 걸었으면 싶은 길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일행들과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정상에는 병꽃나무가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황장산에 피는 꽃은 과하지 않다

숨을 못쉴정도 화려하게 피어있는 곳은 없다

철쭉도 아쉽지 않을 만큼 피어 있었고

정상에 핀 병꽃역시 딱 한곳에 저렇게 곱게 피어 있는 것이다.

 

 

 

 

황장산 정상을 내려서니 바로 앞에 감투봉이 보인다

저기까지는 무리일것 같아서 마음을 접는다.

황장산을 밟은 것만으로도 오늘은 나의 기적이다

 

 

 

황장산과 감투봉 사이 안부

감투봉으로 가는 길이 막혀있다

아직은 안전시설을 다 설치하지 못했는지

30년만에 개방이라는데 일부의 개방인 셈이다

감투봉을 거쳐 수리봉 촛대바위등등은 아직은 미지의 세계이다

나중에 다시 개방의 기쁨을 맛보며 오를수 있는 날이 있겠지.

 

 

사라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얼마의 세월이 지나야 흔적이 사라질까

긴세월....길목을 지키고 있는 저 죽은 나무

죽은 나무는 봄을 알리지 못했어도

난....그 흔적을 담고 간다.

 

 

 

 

잠시 앉아 쉬면서

두터운 햇살을 가려주는 나뭇잎을 담아보았다

햇살이 두터워지는 만큼

나뭇잎도 두터워지고 있다.

하늘을 가득 덮은 잎

녹색의 하늘이다.

 

 

 

황장산의 길은 모두 혼자서 걸어야 한다

둘이 걸을수 없는 좁은 폭이다.

오르쪽에는 실같은 길

왼쪽에는 개울인데 가물었다

물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잠시 물가에앉아 발을 적시고 싶은데 가물어서 물이 없다.

 

잠시 산죽길도 있네요

 

 

생달리 마을은 오미자 생산지이다

다른 작물은 볼래야 볼수가 없고

온통 오미자밭이다.

 

가을....오미자 익을때쯤...아마도 이마을에는 오미자 술익는 냄새가 온동네를 감싸안을 것 같다.

 

 

 

 

오미자 넝쿨이 산꼭데기 높이만큼 자랄려나봐요

제법 높게 높게 자라고 있네요

 

 

좁은 비탈밭에도 오미자밭

 

 

 

오월의 오미자는 이렇게 생겼어요

 

 

 

 

 

 

 

 

 

하늘로 승천하는 오미자

 

 

 

글씨가 정감있어서 한컷...

오미자 파전이라는 것인지

오미자 동동주라느 것인지...

 

 

 

 

 

 

 

쪽동백

 

 

 

붓꽃

 

산행의 마무리 휴식을 위해

다시 아침에 산행시작때 보았던 와인카페로 리턴하였다.

동굴속이라 시원하다

예전에 탄광이 있었다는 느낌은 없고

자연동굴처럼 깨끗하다.

 

 

 

 

경환쌤의 배려로

맛있는 오미자 와인을 맛보고......

누구나 마시기 좋은 달콤한 오미자 와인

 

 

 

 

 

 

 

달콤한 와인을 마시고 일행들은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시간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들의 뒷모습도 아름답다.

 

 

 

 

 

키가 다른 붓꽃

그러나 색깔은 다같이 보랏빛

아마도 산을 함께하는 마음의 빛깔은 모두가 같았으리

산을 오르는 보폭은 다를지라도.

 

몸살로 못오를 것 같았던 산행

한발 내딛고 나니 결국은 끝까지 마무를 할수 있었던 산행이다

땀흘린 다음 시원한 동굴속 카페에서 산행끝의 디저트 오미자와인도 맛보는 품격높은 하루 였다.

누군가를 위해 적선을 하고

받는이보다 더 즐거워하는 얼굴 ....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순수한 표정에서 나는 보았다.

그 표정이 나에게도 덧칠할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아니다...그냥 그표정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기쁜 하루 였다.

 

 

 

 

'photostory-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7.9. 포항 내연산 무박산행  (0) 2016.07.09
2016.6.4.토. 설악산 마등령  (0) 2016.06.04
2016.5.15. 칠갑산  (0) 2016.05.15
2016.3.27. 일요일 구담봉~ 옥순봉  (0) 2016.03.27
2016.3.1. 파란산악회 시산제  (0) 201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