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대한 사유
가는 걸음 붙잡고
천연덕스럽게 웃고 있던 그 얼굴은 어디로 갔는가
소리 없이 웃어도
한참이나 바라보았던 그 시절은 어디에 있는가
천 년을 아니 잊을 것처럼
서리서리 묻었던 향내는 그대로인데
찬바람이 불기도 전에 또 어디로 떠나갔는지
나는 그대의 시간에 멈추었는데
그대의 시간은 숨어버렸다
앙상한 꽃대만 남기었어도
그대의 색채는 늘 내 속에서 붓질하고
내게 꽃이 되었던 것들의 체온이 남아
자꾸 내 뒤를 밟는다
어쩌다 그렇게 가벼워진 몸으로 서 있는가
길에서 사는 일이
모두 내어주고 수도승처럼 사는 일인가
금을 긋지 않는 꽃의 경계
그의 공간을 돌고 돌아
어느봄, 쓸쓸했던 통증은 사라지고
천연덕스런 웃음을 토하고 있을 것이다.
梁該憬
2016.9.25.일. 정선 하늘길에서
19도의 고도
지난밤의 온도는 더 낮았겠지
하이원의 9월은 꽃이 지는 계절
잊지않고 찾아드는 길에 그대로 야생화가 무리무리 서있겠지...했었는데
하이원의 밤은 가을이 깊었나보다
꽃들은 색을 잃었다
낮익은 길...고향길 골목을 돌아가듯이 걸었다
그길이 그길이고 이제 더 볼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게 그거라는 말과 볼게 없다는 것은
아는만치 보인다고
아는게 없어서 더이상은 볼게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무심히 걸을수도 있고
구석구석 살피며 걸을수도 있고
그날의 기분에 맡기고 걸을일이다
어느누가 그랬다 꽃진자리에 또다시 꽃이 피고
생과사는 결국 한몸이라고...
꽃지는 것을 아쉬워 말라는 뜻일게다.
앞으로 또 몇번 이길을 걸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는꽃 피는 꽃 모두다 내등에 지고 가리라.
2016.9.25.일
정선 하늘길 약10km, 5시간
날씨: 맑음
하이원씨씨-마천봉-마운틴탑-도롱이연못-마운틴콘도
하이원 c.c 호텔앞에서 출발
하이원씨씨주소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7길 399
더위가 저만치 물러갔는지
고한의 날씨는 선선하다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
가볍게 하늘길로 접어든다
하이원 c.c 호텔 전경
주말이라 골프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른 진입로를 택해서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버스를 정차하게 하고
진입로 문을 열어주고
화장실을 사용케 하고
하늘길을 걷기에는 편한 곳이다.
얼마오르지 않아 첫번재 전망대
대략1100미터 고지에서 출발해서 1400고지 올랐다가 내려서는 길
고도를 걷는 길 먼 산줄기를 바라볼수있는 곳이 많다.
언뜻보아도 깊은 산줄기
시원한 바람이라도 한줄기 올라오면 좋으련만 바람이 없다.
곰배령보다 야생화가 많다고 자랑을 했던 곳에
꽃들이 지고 보이지 않는다
역시 하이원길은 봄에서 여름까지가 제맛이다
수리취 꽃대가 가벼운 몸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잇다.
그가 있던자리..꽃이 지는자리..잊지않고 기억하리
마타리꽃 둥근이질풀 등등...수없이 많은 꽃들이 웃고 있었던 곳이다.
수리취꽃
과남풀
아직 지지않고 환하게 웃는꽃
과남풀·관음풀·용담초·초용담·초룡담이라고도 한다.
뿌리줄기는 짧고 황백색이며 굵은 수염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원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4개의 가는 줄이 있다. 관상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 어린싹과 잎은 식용한다.
뿌리를 말린 것을 용담이라 하며 주로 약용하는데 맛이 매우 쓰다.
이 쓴맛은 위장에 들어가 담즙 분비를 활성화시키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고미건위제(苦味健胃劑)로서 건위·소화 작용을 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
복용 중에 지황(생지황·건지황·숙지황)을 금한다. 약재를 다룰 때 쇠붙이(구리·철) 도구를 쓰지 않는다. 또한 불을 쓰지 않는다.
전에 없었던 것인데 새로 설치해두었다
산돼지 퇴치용목탁종이라고 한다.
산돼지는 없더라도 길가는 사람들이 재미삼아 두둘겨본다.
고산지대는 산돼지들이 많다
저걸 두두리면 정말로 산돼지가 도망갈까?
백운산 마천봉에서 바라본 전망
저멀리 마운팁 탑이 보인다.
잎끝에 가을이 묻어있다
우리는 걷느라 땀이 나지만 고요히 서있는 저들에게는 이미 가을이리라
백운산 마천봉
마천봉....한자그대로 직역을 하면 하늘로 가는 봉우리
그래서 이길이 하늘길이다.
마천봉으로 오르지 않고 임도길(운탄고도) 낙엽송길을 따라 걸을수도 있지만
다이나믹한 하늘길이 재밌다.
하이원씨씨에서 마천봉과 마운틴탑 그리고 도롱이 연못을 지나 마운틴곤도로 가는길
하늘길의 이정표를 따라 처음오는이도 편하게 갈수 있다.
마천봉 바로 아래 헬리포트에서 바라본 풍경
그렇게 호화스럽지도 않은 수수한 풍경이 주는 길을 따라 걷게 되는 날이다.
길의 얼굴도 가지가지...어느계절이냐에 따라 풍경도 사유도 각각이다.
원두막 지붕같은 버섯
길옆에 있는데 지나는 이의 발걸음에 다치지 않고 서있다.
제법 큰버섯 강원도에 올가을 잦은비가 내리더니...버섯의 키가 크다.
또 나타나는 조망
그풍경이 그 풍경인 것 같아도
툭터진 조망이 나타나면 그 깊이와 높이에 마음을 던진다.
이끼의 시간
죽은나무에 붙어 있어도 그들은 푸르니까 청춘이다.
먼 중생대에 온것 같이 양치류와 고사목이 많은 길
아기자기한 꽃길이었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것같은 양치류 식물이 있는 길을 만났다가...
백당나무 열매
정선의 가을은 백당나무에 가져 먼저 도착하나보다
마운팁탑에
목장승이 재밌게 서있다
올때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모습들
조금씩 볼거리를 늘려가는 하늘길이다.
하이원쪽에서 많은 선사를 하는것 같다.
자작나무의 초상이 목장승으로 다시 태어났다
자작나무의 윤회라고 할까
목장승과 마운틴탑의 풍경
대한민국 만세
하늘길 만세
그대여 만세
스키장 곤돌라...
하이원에서 길을 만들어주어서 고맙기도 하고
저 아름다운 산야를 스키장으로 만든것에 대해 아린 마음도 들고....
좋기도 밉기도...그게 사람사는 이치인갑다.
저곳에서 누구라도 잡고 연인같이 앉아 있고 싶은 곳...
하하...난 언제 저기 연인같은 사람과 앉아보나
12시쯤...백운산의 온도는 19도...서늘한 날씨다.
그래도 걷는 우리는 시원하지 않다
움직이는 것이 에너지이다
에너지를 쌓기 위해 더 많이 걸어야 할일이다.
하산길의 산돼지퇴치용 목탁종
저거 없는 곳에서 만나면 여기까지 뛰어와서 두둘겨야 할까?
만들어놔도...불만이다.
가끔은 이렇게 장난삼아 태클을 걸고 싶다.
80세대 스트라이크의 세대아니던가
그래서 늘...이렇게 반문을 잘 한다.
과남풀2
쑥부쟁이
엉겅퀴
예전 탄전지대
탄광폐수를 정화하던 곳
나그네에게 물을 제공하는 일
그것이 가장큰 선물일것이다
그냥가지 못하고 땀을 닦아보는 시간
몇군데 물길을 찾아 땀을 식히는 시간을 제공하였다.
마운틴콘도의 단풍
이제 붉기 시작하였으니
한주한주 가을을 제대로 깊어 갈 것이요
나는 길에 대한 상념이 자꾸만 깊어간다.
가볍게 걷지 못하고
자꾸만 생각이 깊어지는것은 아마도 생에대해 고민이 생기기도 하니까...그럴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
요양원에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삶이라는 것이 갑자기 무게감을 더해간다.
하산점 마운틴콘도: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384
마운틴 콘도 모퉁이 땅몇평에 자리를 깔고 한잔하는 시간
하산후 한잔하는 즐거움
이맛이 가장 맛있는 시간이며 술맛이 꿀맛같은 날이다.
내가 좋아하는 길을 걷고
맛있는 술한잔을 들이키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참 푸르다
세상을 살다가 고개를 들었을때 언제나 푸른날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꽃진자리에 꽃피고 생과 사는 한몸
돌고 돌아 윤회의 길을 가고 있다
영원한 시간은 없다와 시간은 영원하다는는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이시간이 멈추어서 이만큼만 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 좋은 날보다 더 행복한 날보다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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