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둥근 것은 모두 지구다
지구에는 길이 있고 나무가 산다
그리고 정처 없이 떠돌며 풍경을 그린다
나는 날마다 두 개의 지구를 굴리며
한없이 길을 떠난다
둥근 내눈을 빌려 푸른 잎이 태양을 가리고
숲 속의 나무 그림자처럼 긴 길을 따라
둥근 것을 굴리며 잠을 설친다
오늘도 내 눈동자는 길을 떠난다
길 위에
붉은 딸기는 유월을 불러오고
유월의 태양은
딸기나무 가시까지도 붉게 칠한다
그러고 보니 딸기도 둥근 것
한알 한알이 모여 작은지구인 것이다.
그저 붉은 것이 아니라
둥근 씨앗이 태양을 부른다
둥근 것은 모두가 지구,
태양을 따라 풍경을 그리는 나그네
梁該憬
2016.6.25. 문경 선유동천 나들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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