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18.4.7.토. 양평 추읍산

kyeong~ 2018. 4. 7. 00:01

 

어느날 막막하고 바쁜시간을 벗어나 고개를 들었을때

그 많던 산과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선명치 못할때

어디로 가야할까

세상 모든 풍경이 갑자기 낯선날이 있다

한참을 걷고도 아! 내가 언제 여기까지 걸어왔었지...

지나온 길이 금새 꿈길처럼 몽롱하다

요즘 한 보름째 그렇게 아득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보내고 고개를 들어보니

사월은 슬프도록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무겁게 웃고 있었다

저 많은 꽃들을 가지마다 품고 있느라 나무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을까

나무는 속이 깊을수록 주름이 깊었을것이다

잔인하도록 아픈 3월을 보내고 사월에 고개를 들어 산으로 가고자하나

세상이 문득 낯설고 휑하다

어디선가 본듯한 꿈결같은 길이 현실의 길인셈이다

언땅을 밀고 일어서는 여린풀잎보다야 내가 더 났지

정신이 피곤할때 육신마져 피곤하며 안될것 같아 가까운 곳 추읍산으로 가기로 했다

이천 산수유축제는 보았었는데 양평 추읍산의 산수유는 어떻게 피고 있는지

나도 처음이고 추읍산도 내가 처음일테지만

서로 처음인 연으로 하루를 나누어 볼량이다.

 

 

 


추읍산趨揖山
주읍산,主邑山, 칠읍산,七邑山 

* 일곱 개의 정상이 보이는 산,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동남쪽에 위치한 추읍산(해발 583m)은 지형도상에는 주읍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따라 추읍리가 주읍리로 바뀌면서 산이름도 주읍산으로 바뀐 것이라 한다.

예전에는 이 산에 오르면 양평군내 양근, 지평, 여주, 이천, 양주, 광주, 장호원의 칠읍이 내려다 보인다고 해서 칠읍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높이는 583m이고 양평읍, 개군면, 지제면에 걸쳐 있있며 용문산을 보고 읍(挹)하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추읍산이라고 한다.
추읍산의 산행은 용문면 삼성리를 시작으로 질마재를 거쳐 추읍산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개군면 주읍리를 시작으로 절골을 거쳐
추읍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내동마을과 능골에서 시작하는 등산코스도 있다.

[Daum백과]

 

 

2018.4.7.토. 양평 추읍산

날씨 흐림(새벽에 약간의 눈)

인천 선학역 6시20분출발-양평 원덕역앞 원덕1교 9시20분 도착

원덕역(원덕1교)-삼성리두레마을-추읍산정상(11시 30분)-내리산수유축제장(2시)

점심식사및 축제장구경포함 4시간30분

 

 

 

 

중앙선 전철 양평 원덕역이 보이는 원덕1교에서 추읍산 산행시작

 

산행 초입들머리는 '흑천'을 따라 걷는다

몇일동안 이상기후덕에 서둘러 만개한 벚꽃들이 날씨가 흐린탓에 으스스한 기분이 들지만

어쨋던 꽃길이 반겨주는 산행길이다.

 

몇일뒤면 강물에 흩날리는 꽃비를 볼수 있겠다.

벚꽃은 피어있는 것도 이쁘지만 꽃비처럼 흩날릴때 벚꽃처럼 아름다운 꽃도 없지싶다.

강물을 타고 남한강으로 흐르는 벚꽃잎 생각만해도 아름답다.

 

흑천을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누군가 손을 잡고 찻집에 앉아서 4월을 찬양하고 싶은 날이다.

한 열흘동안 먹먹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었지만 그래도 꽃잎 흐드러진길을 걸으니 좋긴하다.

날씨가 조금더 맑았으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두레마을로 건너가는 다리

 

 

저산, 추읍산이 용문산쪽에서 보면 사람이 누워서 읍하는 모습이라 한다.

 

꽃피는 두레마을

연둣빛이나 꽃빛이나...봄빛이 드는 마을

시골 어디를 가나 머물고 싶다

 

벚꽃이 피고 진달래가 피는 길을 따라 산으로 가는 사람들은 마냥 즐겁다

새의 부리같은 잎이 봄을 물고 있는데

봄길을 나서는 자...그대는 행복여신이다.

 

산을 오르기전

삼성리쪽 강물을 다시한번 바라본다

 

 

원덕역으로 전철을 타고 온 사람이면

왼쪽길 추읍산 정상으로 올랐다가 내리산수유축제장에 들러서

디시 오른쪽길 임도로 넘어오면 원점회기 산행이 되는 것이다.

 

앞에는 흑천과 뒤에는 추읍산을 업고 '배산임수' 여기도 펜션이 좋은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산초입부터 가파르다

산수유꽃이 초입부터 반겨주는 추읍산

오늘은 거리는 길지않지만 가파른 길에서 호흡좀 거칠게 해봐야 할 것 같다.

 

 

진달래가 다음주쯤 필려나 햇었는데

진달래가 만개를 했다

내마음의 짐작대로 꽃이 피는 것도 아니요

내마음의 색깔대로 꽃이 피는 것도 아니다

꽃은 꽃의 컨디션으로 피는 것이고

나는 나의 기분으로 산으로 간다

 

 

이리로 가도 원덕역

저리로 가도 원덕역...

헷갈리겠지만

출발점 원덕역에서 여기까지 왔고 정상을 거쳐 내리마을 삼거리에서 다시 원덕역으로 돌아오면 그거리가 5.2km이다

승용차를 가져온 경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리마을 방향으로 하산

내리마을 산수유를 보고 다시 고갯마루를 거쳐 둘레길로 원덕역으로 원점회귀를 할수 있다.

 

이런이런...어쩌면 좋아...

간밤에 눈이 왔다

나무둥치위에 꽃이 얼어붙을듯 내려앉아 있다.

 

산은 가파르다

덕택에 자주 쉬었다

쉴때마다 눈앞에서 웃고 웃는 진달래

가장 많이 보아왔고 가장 친근하다

그래도 이쁘다

 

이제 정상까지는 약 800미터

원덕역에서 정상까지는 3km정도다

그러나 800미터를 두고 가파른길로 정상까지 치고 오른다

땀좀 흘려야 하는 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는 길

가랑잎에 눈이 있고

그 눈을 밟으며 정상까지 오른다.

 

눈이 내리는 산자락

그러나 진달래는 꿋꿋하게 사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추워서인지...아직은 말짱한 꽃잎이 눈위에 서럽게 떨어져 있다.

 

산수유가 추읍산 주인공지만

진달래가 더 환하게 반겨준다

가장 많이 보아온 진달래 그래서 더 반가운 꽃이다.

 

추읍산 정상에 올랐다가 여기까지 왔던길로 되돌아 내려와서 내리마을 산수유축제장으로 내려 갈것이다. 

지금은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지만 내려올때 눈여겨 봐야겠다.

이정표가 바닥에 떨어져있는데 누군가 잘 세웠으면 좋겠다.

 

 

급경사이고 바닥은 낙엽과 진흙길이라 눈이 온후 산행길은 많이 미끄러운 편이다.

엉성하게 묶어놓은 밧줄을 잡고 조심조심 추읍산을 향하여 오른다.

 

가파른 길

누군가 쉬어가면서 풀잎으로 머리를 땋았네요

 

용문방향 갈림길

우리가 오르는 길 대각선방향 반대편에 용문면이 위치하고 있다

용문면에 용문산도 있지만 추읍산으로 올랐다가 산수유축제를 보고 가는 일도 좋을 것 같다.

 

170미터남은 정상...

가파른길도 끝나고..정상이라니 마냥 좋다

 

 

정상의 능선...

아무것도 없다

먼저 올라온 어느 사람뿐...텅빈 정상이다.

 

 

한쪽으로 좀더 가보니 정상석과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둘러보면 용문방면의 용문산과 양평시내쪽이 조망되는 곳이다.

산의 높이는 높지 않아도 주변이 훤하게 보이는 곳이다.

 

용문면 방면의 풍경

몇일동안 봄임을 느끼는 온난한 날씨였지만

간밤에 눈발이 지나가고 날씨는 을씨년스럽고 회색빛이다.

 

양평방면의 풍경...

양평군소재지 답게 좀더 복잡한 시가지 풍경이다.

 

정상에 올랐으니

만찬을 즐겨야지...

난 김치볶음밥만 가져왔는데

누군가 약밥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여러개 가지고 왔다.

내도시락을 덮어놓고 약밥을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감사한 점심식사이다.

 

내리 산수유마을로 가는 길

 2키로쯤 내려가면 될것 같다.

내리산수유마을고 가는 길은 경사가 아주 급하다

밧줄을 잡고 내려갈수는 있지만 급경사이고 간밤 눈으로 인해 길이 젖어있다보니 무척 미끄럽다.

 

 

조심 조심 내려가는 중에도 산수유가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이제좀 완만해진 길

여기저기 진달래가 지천이다.

 

내리산림욕장

급한걸음을 멈추고 산림욕장에서 휴식을 취한다.

사는게 다 그렇다

엄청나게 바쁘게 살다가도 모든 짐을 내려놓고 한없이 쉬고 싶은게 사람이고 인생이지 싶다.

 

 

 

내리마을의 안녕을 위해 산신제를 지내는 산신각

 

 

글씨가 지워졌다.

 

다시 옮겨보면

 

추읍산은 산지가 험하고 맹금류가 자주 나타나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무사고와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올리게 되었다.

만일 산신제를 소홀히 하면 산신이 노해 반드시 재앙이 따랐다고 한다

산신제 비용을 갖고 도망쳤던 이장은 집안이 망했고 비용을 내지 않은 사람은

호랑이를 만나 죽을뻔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사월첫째주가 산수유꽃의 절정이다

이천 산수유마을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곳에도 산수유마을이 있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다.

잿빛의 날씨라 산수유가 생각보다 화창하지 못했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산수유마을이 아니라

여기저 자연스럽게 자란 산수유의 풍경이라 좋다.

 

원덕역에서 이 길을 따라 내리마을로 통하는 길이다.

이길을 이름하여 희망볼랫길

가까운 곳에 용문사 은행나무를 상징하는 은행잎 표지판이다.

 

마을로 내려가면서 다시 올려다본 추읍산

산수유가 피지 않았다면 밋밋한 산이 될수도 있는 산이지만

그래도 다른동네 피지 않는 산수유가 피고지는 마을이라

산이름을 알게 되었다.

 

복숭이꽃인지....

과일밭이 환하게 꽃으로 가득하다

 

매실꽃과 산수유와의 만남

 

가까이서 가까이서

내가 꽃이 아닌것이 참으로 좋다

꽃이 아니어서 꽃이 아름다운 이유가 되니까

 

더가까이서...

나무의 살갗이 거칠다

저 살갗을 뚫고 꽃이 핀듯하다.

 

개나리와 산수유의 만남

꽃이 피니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꽃과 꽃이 만나고...만남의 계절이다.

 

산수유가 피는 내리마을

 

돌담을 따라...담쟁이가 움트기 시작해요

 

파란색 지붕위에도 산수유가 곱게 피고 있어요

 

짙게 흐린날..

꽃 색이 잘 나타나지 않아서 답답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담아본 사진이다.

 

논과 밭둑옆에서 꽃은 피고요

 

빈땅만 있으면 마을의 울타리처럼 산수유가 빼곡하다.

꽃으로 바람을 막고 있는 산수유 마을이다.

 

산수유와 추읍산

 

 

 

 

이렇게 산수유마을의 꽃들과 눈맞춤하며 마을길을 다 벗어났다.

 

 

 

 

처음 알게된 마을

산수유꽃이 가득하다는 것도 알게된마을

꽃은 많으나 유난을 떨지 않고 마을을 꽃담처럼 둘러싼 산수유나무

그 곁을 걷자니 오래된 추억을 지나는 것처럼 편안하다

꽃이 많아도 화려하게 아름답지않고

꽃이 많아도 그 향기가 진하지 않는 마을

이곳저곳 빈땅을 채우며 마을의 바람을 막고 있는 나무들

인위적이지않게 어떻게 여기서 살아왔는지....

살다보니 나이를 먹은 산수유나무들

그 옆에서 손을 내밀어 꽃을 탐닉하는 전혀 움큼하지 않은 마음

꽃이 피는 마을을 걷고 있는 사월, 이런 계절을 지나면서 살아가는게 인생이지뭐.

 

2018.4.7. 토. 양평 추읍산과 내리산수유마을에서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