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0.7.25. 완도 상왕봉~숙승봉

kyeong~ 2020. 7. 30. 00:02

올해 칠월은 바쁘다

주말에 설악산을 두 번 다녀온데 이어서 이번엔 남쪽 끝자락의 땅 완도를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싱그러움이 가득한 소백산을 가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고 완도 쪽으로 고삐를 돌렸다

멀지만  급한 마음으로 달려가는 땅

산과 바다와 섬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완도를 향하여 주저 없이 떠났다

차에 오르자마자 잠이 들고 휴게소 두어 번 들리고 나니... 어느새 완도 땅이다

산이 높지는 않으나 산행거리가 제법 길고 우기라서 습도가 높은 날씨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일어날수 있으므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여야 했다

올해는 칠월장마가 길다

코로나 때문에 승용차로 몇 명이서 산행을 하는 탓에

일기예보를 봐가며 적정한 곳으로 갈 수 있어서 편하긴 하다

청산도를 가느라 완도를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산행을 하기는 처음이다

섬 산행을 가장 좋아하는 까닭에 완도 섬 산행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20.7.25. 토.

오전 5시 20분 인천 출발 -11시 30분 완도 도착

산행거리 : 10킬로

산행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5시

A팀 대구리-쉼봉-상왕봉-하느재-백운봉-업 진봉-숙승봉-동백숲-불목리 완도 청소년수련원

B팀: 완도 자연휴양림-관음 사지-상왕봉-하느재-백운 백운봉-업 진봉-숙승봉-동백숲-불목리 완도 청소년수련원

 

하산후 해남으로 이동 식사후

6시 40분경 인천으로 출발 --인천 11시10분 도착

 

섬 산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고 싶다면 완도 오봉산(五峰山)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오봉산은 완도 북쪽부터 숙승봉(461m), 업 진봉(544m), 백운봉(600m),

상황봉(644.1m), 쉼봉(598m)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이 다섯 봉우리를 타고 넘는 산행은 완도의 대표적 종주 코스다.

 

빨간색 B코스:출발점-전남 완도군 완도읍 장좌리 460-17 완도 자연휴양림

파란색 A코스:출발점-전남 완도군 완도읍 대신리 산 8-205 대구 미 마을

 

 

완도자연휴양림

 

산행 발걸음이 빠른 일행은 대구미 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발걸음이 좀 느리고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은 완도 자연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희귀 야생화 '붉은 사철란'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꽃 이름을 잘 모르긴 하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꽃을 대한다

휴양림 건물을 통과하여 관음사지쪽으로 산행코스를 잡아 본다

 

 

'붉은 사철란'을 만나기 위해 관음사지 코스를 택했다

 

휴양림 내의 놀이터

휴양림을 빠져나와서... 산으로 올라가며 내려단 분 풍경

 

관음사지쪽으로 오르는 길

이 길은 좁은 오솔길이며 경사도는 급하지 않고 습한 길이다

여기서 대략 1.4킬로 정도 오르면 상왕봉이라 힘들지 않게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완도 시내에서 휴양림관리소까지 길이 좁기는 하지만 승용차가 오를수 있는 길이다

휴양림밖에 주차를 하고 운동삼아 상왕봉까지 왕복해도 대략 3킬로 2시간 정도면 넉넉한 거리이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상왕봉에서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까지 넘어갈 예정이다

 

 

관음사지입구 바위

 

 

관음사지

 

대야리 저수지 쪽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고갯마루

땀 좀 빼고 싶은 사람은 대야지 저수지 쪽에서 올라도 여기까지 한 시간 정도면 될 것 같다

칠월 삼복더위 체력관리를 위해서 휴양림에서 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장사바위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이런 입석도 있고 주변에 산죽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

 

 

붉은사철란

 

붉은사철란

붉은사철란은 제주도와 완도 등 남도 다도해 도서지방에서 나는 상록성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반그늘의 부엽질이 풍부하고 공중습도가 높으며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4~8㎝이고, 잎은 길이는 2~4㎝, 폭은 1~2㎝로 긴 달걀형으로 회녹색이며 
흰색 무늬가 있고 끝이 뾰족하고 3~4장이 어긋난다. 줄기는 밑부분이 길어지거나 굵어지면서 자라고 옆으로 뻗는다. 
꽃은 길이는 2.5~3㎝로 통 같고 붉은빛이 도는 연한 갈색으로 1~3개가 달린다. 
꽃대, 자방 및 꽃받침에 꼬불꼬불한 털이 느슨하게 있다. 
입술모양꽃부리의 길이는 1.7~2㎝이고 밑부분이 부풀며 안쪽에 털이 있고, 
양쪽 가장자리 부분은 끝이 젖혀지고 다소 뾰족하다. 열매는 10~11월에 길이 1.5~1.8㎝로 달린다.

 

 

드디어 상왕봉이다

야생화 사진을 찍으며 오르느라 지루하지 않고 금방 올랐다

상왕봉 정상석에 올랐다가 다시 여기로 백 하여 백운산 쪽으로 산행해야 한다

관음사지쪽 길과 백운산 방향 갈림길이다

 

상왕봉

완도 '상왕봉' 정상의 모습. 봉수대와 '상황봉'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최근 상왕봉은 일제강점기 때 봉우리 명마저 “왕”자가 일황을 뜻하는 “황”으로 바뀌다고 하여 

이를 바로 잡고자 지명 정비·개정을 실시해 '상왕봉'이란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백운산원추리

 

 

상왕봉(상황봉)

완도의 진산인 상황봉(象皇峰)은 완도의 크고 작은 섬을 거느리며 노령의 마지막에 우뚝 솟은 오봉산의 중심 봉우리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 삼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북쪽으로는 굵직한 산줄기가 육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 있다.
북쪽으로부터 숙승봉(461m), 업 진봉(544m), 백운봉(600m), 상황봉, 쉼봉(598m)의 5개 봉우리가 일렬로 솟아있는 오봉산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이 상황봉이다.
상황봉 일대의 수림은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백나무 등 난대림이 주종을 이루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 제1코스(6.2Km): 대구리 마을 표지석 - 쉼봉(심봉) - 상황봉 - 관음사지 - 상여바위 - 건드렁바위 - 대야저수지(에덴농원)
  • 제2코스(11.3Km): 죽청리LPG충전소 - 헬기장 - 삼빗재 - 하느재 - 상황봉 - 백운봉 - 송곳바위 - 대야 제2저수지
  • 제3코스(9Km): 원불교수련장 - 숙승봉 - 업진봉 - 백운봉 - 상황봉 - 쉼봉(심봉) - 화흥초등학교

상왕봉 봉수대

상왕봉이라는 정상석 옆 제단 같은 곳에는 봉수대라는 표석이 새겨져 있어

이 완도가 예전부터 전략적 요충지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정상 데크의 모습 스카이워크도 있는데

안개 천국이라 조망이라곤 볼 수가 없다

완도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을 바라볼 수 있는 최대 조망권인데

섬 풍경을 허락하지 않아서 아쉽다

 

 

밟아본 섬도 있고 생소한 섬도 있고

허공 다리에 서서 그저 저기 어딘가에 섬들이 있겠구나 짐작만 해본다

 

흰여로

 

 

상왕봉 정상에서 관음사지 방향으로 몇 걸음만 내려오면 백운산 쪽으로 등산로가 뻗어있다

숲 속 가득히 안개를 머금고 있는 길

습도가 많아서 산행하기 힘든 날이다

바람이라도 불어야 할 텐데 이렇게 습도가 많은 날은 바람이 없다

 

백운봉으로 가는 길에는 백운산 원추리가 가득하다

 

원추리 이름에 대하여-

민간에서는 넘 나물이라고 부르고 한문으로는 시름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 또는 훤초(萱草)라 한다

또 원추리의 열매가 마치 사내놈 고추를 닮아 부녀자들이 이 원추리 대궁으로 비녀를 만들어 꽃 거나 원추리꽃을 저고리 갓에 달고 다니거나 하면 뱃속에 든 아이가 아들이 된다고 믿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하였다

원추리라는 이름은 '훤초'가 변음되어 나온 이름인듯하다

망우초라는 이름이 말하듯 원추리라는 불면증과 우울증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오를 넘어선 시각 대기 온도가 올라가자 수분이 기화를 한다

마을이 보였다가 안보였다.... 안개 장막이 요동을 친다

바로 앞 마을은 삼두리 마을

바다 건너 해남 땅끝마을 전망대까지 보이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야리 저수지 방향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니 산세가 유순하다

 험한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아마도 완도 사람들은 넓은 바다와 순한 산세를 닮아  성품이 온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개를 잔뜩 이고 있는 산봉우리 상왕봉

상왕봉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자 바다 쪽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왕봉 정상은 안개 천국이라 어디가 어디인지 아쉬움이 가득할 만큼 안개가 많았다

 

산자락에 산죽이 많다

산죽이 발등을 툭툭 치는 길을 따라서 백운봉을 향하여 부지런히 발걸음 옮겨본다

 

 

콩짜개난

 

하느재

 

하느재에서 백운봉까지는 1.5킬로

상왕봉 오르는 것보다

어찌 된 영문인지 백운봉 오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목조로 된 2층 전망대

이곳에 올라가면 완도 앞바다가 그림처럼 훤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우리 일행들은 인천까지 당일치기라서 전망대에 오르는 것은 생략하고 바쁜 걸음으로 백운봉을 향하여 갔다

 

여전히 숲 속에는 안개가 웅크리고 떠나질 않고 있다

습한 날씨지만 더위를 이기며 부지런히 산행을 했다

 

아름드리나무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도 숯을 굽는 가마가 있었다고 한다

바닥을 파보면 숯을 구웠던 흔적들이 있다고 한다

 

애기맥문동

 

백운봉에서 바라보는 완도 섬풍경

 

백운봉

이곳에서 해남 땅끝마을 달마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것이 보이는데

일행들이 앞서서 가버리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어서 더 있지를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 서둘러 옮겨본다

 

백운봉 정상 주변의 백운산 원추리꽃

 

여기서 대야리 저수지 쪽으로 바로 하산하는 길이 있나 보다

3킬로가 넘는 제법 긴 거리다

백운봉을 넘고 나면 이제 힘든 코스는 지났다

 

업진봉과 숙승봉까지는 내리막길이라 힘들지 않게 갈 수 있고 풍경 또한 발길을 잡는 곳이 많아서

완도에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길이다

 

백운봉

하산길에 올려다본 백운봉

정상부가 암릉으로 되어 있는 봉우리다

 

업진봉

 

일설에 의하면 숙승봉이나 상황봉과 연관 지어 스님이 한 봉우리에서 비박(宿僧)을 하다 서원을 세우고,

다른 봉우리에서 기도를 하여 업을 소진(業盡)한 뒤,

다른 한 봉우리에 이르러 깨달음을 이뤄 부처님(象皇)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 업 진봉의 표기가 엎진봉으로 나와 있다.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다 뒤집는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표기...

어떤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업진봉에서 바라본 숙승봉과 다도해

 

업진봉에서 바라본 산줄기들

백운봉에서 대야리 저수 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산 능선과 다도해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넙적사슴벌레

 

아름다움을 사진에 어찌 모두 담을 수 있을까

말로 다 할 수 없고 사진으로 욕심을 낼 수 없는 풍경이다

오른쪽에 고마도가 보이고

맞은편으로 멀리 두륜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달마 능선이 지나는 풍경이다

갈길이 멀기에  천혜의 비경을 두고 숙승봉을 향하여 ~

 

투명빛깔 나리꽃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숙승봉

 

 

숙승봉

처음에는 절벽이라 못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올려다보니 표지석이 보인다

 

숙승봉 100미터 앞

 

하산 하면서 보았듯이 거대한 석산

철계단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 산이다

 

 

숙승봉 고지를 향하여 오르면서~

백운산 원추리 꽃밭으로 가꿔놓고 우리를 맞이하는 숙승봉

 

 

숙승봉

스님이 고개를 숙여 잠을 자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숙승봉

북서면을 제외한 삼면이 깎아지른 벼랑이다 불목리 저수지 쪽으로 내려다보면 원불교 시설 내 신라방 촬영세트장이다

숙승봉에서 완도 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서는 길은 동백나무 군락지를 이뤄 동백이 피는 계절에 온다면 환상적인 동백터널을 걷게 될 것이다

 

 

 

업 진봉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았다

맨뒤로 안개에 가려진 상왕봉 그리고 중간에 백운봉 그리고 맨 앞에 업 진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숙승봉 동북쪽 방향

영풍리 마을 앞에 고마도가 보이고 그 건너 장흥 천관산 쪽 조망이다

 

 

서북쪽 해남 두륜산 방향

 

 

백운산 원추리꽃은 해풍을 맞고 피기 때문에 꽃잎이 두껍다고 한다

 

 

싸리꽃이 이쁘게 피는 계절 칠월에 완도에 왔다가 갑니다

 

 

우리가 하산해야 할 방향 내려다보면 가까운 길 같은데

막상 하산을 하면 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불목리 방향  동백숲

빼곡하게 들어선 동백나무 때문세 낮에도 숲이 컴컴할 정도다

2~3월에 동백이 핀다고 한다

동백이 피는 계절 숙승봉에 다녀간다면 환상적인 꽃밭을 지나게 될 것이다

 

왠지 가깝다고 느껴졌던 하산길이 생각보다 긴 거리

부지런히 내려왔지만 앞서간 일행들 꼬리는 보이지 않는다

청소년 수련원에서 산행을 시작했을 때 숙승봉 들머리

 

 

청소년 수련원

청소년 수련원에서 오려다 본 숙승봉

 

동백열매

 

상왕봉~숙승봉 하산 지점

완도 청소년 수련원 입구 주차장

전남 완도군 군외면 불목리 675-4

 

소백산을 가려다가 장마가 지나가는 계절이라

비를 피해서 완도로 산행지를 바꾸었다

장거리 산행이라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고 길을 나섰던지라

차에 오르자마자 잠 삼매경으로 빠져들었고

잠이 덜깬 몸으로 산을 오르자니 첨엔 살짝 귀찮은 마음도 들었다

먼길을 다려와 상왕봉에 올랐을때에는  안개가 가득하여 한치앞이 안보이는 풍경이라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백운산에서 업진봉으로 오자 완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구나 싶을 정도로 하늘을 열고 바다를 열어주었다

이곳에 오기 위해 그 먼길을 돌아서 왔던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이어 선물을 해주는 완도

마지막 봉우리 숙승봉에서는 이곳에 언제 또 올지 몰라 아쉬운 마음에 응석이라도 부리는 듯

떠나기 싫어서 밍그적거렸다

시야가 확트여서 걷는 내내 즐거운 섬 산행

이번 완도 섬 산행에서도 잊지 못할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었다

또 언제 올진 모르겠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다시 올 수 있는 날을 기다려봐야겠다

 

2020.7.25. 일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