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0.10.25.일. 양주 불곡산

kyeong~ 2020. 11. 24. 22:57

한때는 여기저기 산행 공지가 넘쳐났지만

요즈음은 어디로 가야할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직접 운전해서 가야할 판이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들판에 잘익은 곡식들이 누렇게 채색을 하는 아름다운 계절

멀리 가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집에서 한 시간 거리 불곡산으로 가기로 했다

높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암릉이 스릴을 느끼게 하고

군데군데 로프구간이 있어서 사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서 운동이 많이 되는 산이기도 하다

멀리 가는 장거리 산행이 아니라서 충분한 잠을 자고 느긋한 마음으로 양주시청으로 향했다

잠을 충분히 자고 산으로 가는 날은 유독 컨디션이 좋아서 산을 타기에 한결 가볍다

 

 

2020.10.25. 일. 날씨 : 맑음

양주시청-불곡산 정상-상투봉-임꺽정봉 -뒤로 100미터 백-악어바위 -복주머니 바위 -유양리 마을회관

오전 11시-오후 3시

산행거리 :약7키로

 

불곡산 시작점 양주시청

불곡산 산행의 공식처럼 양주시청에서 시작해서 대교아파트로 하산한다

오늘도 양주시청에서 11시 산행은 시작되었다

 

불곡산 출발 문

마치 속세에서 천상으로 가듯.... 입구에는 아치형 불곡산 진입문이 있다

 

시간도 여유롭고 하늘은 한없이 맑은 날

설렁설렁 걷다 보니 등이 땀이 난다

잠시 멈추어 이정표를 보니 어느새 1.8킬로... 정상까지 1킬로 남았다

마지막 산행 봉우리 임꺽정 봉우리까지는 2킬로...

양주시청에서 임꺽정 봉우리까지 대략 4킬로 정도다

 

동네 뒷산길 걷는 듯.... 평탄한 곳도 있고 조금씩 경사도를 높여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불곡산은 순하디 순한 산처럼 느낀다

시월말인데도 푸른 잎이 절반 단풍이 그다지 많이 들지는 않았다

불곡산은 단풍나무가 없고 갈참나무가 많아서 화려한 색감은 없는 산이다

 

불곡산은 계단 정비도 잘해놓고 로프나 안전휀스를 설치해두었지만

15년 전 처음 이곳에 올 때만 해도 위험구간이 많은 곳이었다

다친 사람을 만나 헬기를 불러주기도 했던 산인데

암릉이 있는 곳마다 안전시설을 잘해두어서 수도권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산길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불곡산의 암릉이 주는 재미와 긴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푸른 하늘 아래 불곡산 정상이 멋지게 솟아 있다

 

정상까지는 긴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올라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펭귄 바위가 맞이한다

사방으로 양주시내의 모습들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펭귄 바위에 누군가 글자로 문신을 해두었네...

그냥 두지....

 

양주시청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산 능선..

이제 삼분의 일쯤... 걸어왔나 보다

하늘이 좋고 바람이 좋고 햇빛이 딱 알맞게 좋아서 한동안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오고 가는 사람들만 보아도 아는 사람 느껴져서 싸가지고 간 과일 내어주었다

 

불곡산(佛谷山) 470m

 

불국산으로도 불리는 불곡산은 해발 47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대동여지도'에 양주의 진산으로 나와 있다.

양주시 유양동 및 산북동의 경계에 솟아있으며 서울 근교의 다른 산과 달리 주말에도 붐비지 않아서 좋다.

산의 규모는 작으나 기암들로 이어진 오밀조밀한 산세를 자랑한다.

인근의 도봉산에 밀려 빛을 못 보고 있으나 교통이 편리한 데다,

봄철이면 진달래가 만발하는 산이다. 특히 유양동에는 옛 양주군 관아지를 비롯해 문화 유적들도 산재, 자녀교육을 겸한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또한 산 중턱에는 신라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이 있다.

백화암 밑에 있는 약수터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한다.

백화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한 편이다.

정상의 암벽 지대는 겨울철 눈이 내리면 위험한 코스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양주시와 의정부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유양리에는 양주목사가 4백여 년간 행정을 펴던 동헌과 어사대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2호),

양주향교(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2호), 양주별산대놀이(국가 무형문화재 제2호) 전수회관,

양주목사가 휴식을 취하던 금화정, 양주산성 (경기도 기념물 제143호) 등 문화재가 모여있다.

 

불곡산 정상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이제 첫 번째 봉우리를 올랐으니 상투봉을 거쳐 임꺽정봉까지 신나게 걸어갈 것이다

 

기기묘묘한 바위 형상들이 흘러내리는 산줄기 당겨서 한컷

 

양주시내을 여기저기 한바퀴 휘익 둘러보았다

산행하느라 바빠서 유유자적 둘러보지를 않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는데 시간을 많이 사용했다

 

사패산과 도봉산 그리고 저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이라 산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수도권산을 잘 오르지는 않지만

바라볼 때마다 참 근사한 산줄기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 머무는 사람도 풍경이 되어....

 

정상에 머무는 사람도 풍경이 되어...

 

정상에 머문 시간은 2020년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

머문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날의 햇살은 오랫동안 따뜻함을 전해줄 것이다

정상을 두고 이제 상투봉을 향하여...

 

임꺽정봉과 상투봉

 

상투봉에서 인증샷 한컷 남기고...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가야 할 상투봉과 임꺽정봉

연속으로 암릉길 눈이나 비라도 오는 날이면 미끄러지기 딱 맞는 길

 

바위에 내려서기도 만만치 않지만 조금만 조심하면 누구나 즐기기 좋은 산이다

 

상투봉

 

올려다본 상투봉

정신없이 내려온 길 바쁘게 내려오느라 그 길이 아름다운지도 모르고 내려온 길

뒤돌아보니 참 아름다운 10월의 길을 걸었다

 

 

다시 임꺽정봉을 향하여 유격 훈련하듯 올라야 하는 길이다

 

임꺽정봉이 가장 오르기 힘들고 거친 길이다

정상까지 올랐다가 다시 뒤돌아 악어바위 쪽으로 하산했다

 

힘들게 올라왔더니 숨이 차다

코를 벌렁거리며 인증샷.....

힘든곳은 증거를 남겨야 하니까...

 

누군가 들어다 올려놓은듯한 공깃돌 바위

 

코끼리바위

 

악어바위

 

삼단 바위

 

거칠게 산을 타고 싶은 날은 불곡산에 오르는 것도 참 좋다

버스를 기다리며 올려다본 불곡산

남성의 근육질이 느껴지는 거친 산이다

거리가 길지 않아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지만 로프를 잡고 오르다가

오손도손 손잡고 걸어도 좋은 오솔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신이빚은듯한 오묘한 바위 작품들을 볼 때마다 여러 번 보았지만 참 신기하다

사지육신을 모두 사용하는 불곡산 오늘도 운동 제대로 하는 산행이라 몸이 시원하다

2020.10.25.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