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이르렀는데 중복을 삼켜버린 불볕더위다
산행 신청을 하고도 가기 싫은 마음이 더 컸지만 약속을 어긴다는 말이 안 나온다
가기 싫다는 마음을 가슴 가득 안고 어쨌든 출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를 타고 순창까지 가면서도 물가에서 놀다 올 생각으로 가득했다
삼복더위에 산을 오른다는 것은 내입장에서 지나친 용기 같았다
용궐산을 끼고도는 섬진강이 있다고 하니 물가에서 놀기에는 딱일 것 같다
도시의 찌든 공기 보다야 시골의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일이 보약 같은 일이다
치유의 숲 주차장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526-1
순창 용궐산(龍闕山) 하늘길
인천 6시 30분 출발
순창 용궐산 주차장 10시 도착
산행코스 무시하고 하늘길 데크만 걷고 솔밭에서 놀다가 어치계곡으로 하산
솔밭에서 놀다가 물가에서 놀다가.... 휴식만 취하고 돌아온 휴가 같은 산행
인천으로 4시 출발
순창 용궐산 하늘길의 모습
하늘길이 열렸다고 여기저기 광고를 하는데
용궐산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공사구간이 많고
정비가 되지 않아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가는 1차선 도로
버스 주차장이 없으면 어찌하나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버스 차량이 없어서 버스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주차장 확보를 더 해야 할 것 같았다
용궐산으로 가는 길을 한창 정비 중이라 산행하기 좋은 가을이 되면 주차 마비가 될듯하다
주차장에서 올려다면 건물 뒤편 바위산이 보이는데 그곳에 지그재그로 데크길을 만들고 하늘길이라 이름하였다
치유의 숲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하여 볼일을 보고 뒤편 용궐산으로 향했다
펌 사진
하늘길의 전체 모습
용을 닮은 모습이라는데 글쎄....!!
버스 진입로 정비는 미비하지만 산행로 이정표는 알아보기 쉽게 잘 만들어 두었다
어렵지 않게 바로 하늘길로 들어설 수 있다
하늘길 초입의 바윗길
더위가 아침부터 만만치 않지만
일단 하늘길만 걷고 산 정상은 포기하기로 했다
하늘길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겨본다
아직 정오의 시간은 아니지만 풀잎에서 단내가 난다
수려한 바위도 아니고 자연암벽에 철심을 박고 나무데크길을 만들었다
거기다 글자까지 새겨놓았다
중국을 따라 하는 느낌마저 든다
처음부터 이런 자연 암벽을 그대로 두고 숲길로 오르내리는 것이 훨씬 좋은 텐데 싶다
대슬랩 구간을 훼손한 아픔의 잔도 길이다
하늘길을 향해 대략 15분쯤 올랐을까 더위를 달래 주려는 듯 섬진강 물줄기가 보이는데
가물었는지 어째 물줄기가 시원치 않다
바람도 더위를 먹고 숲 속으로 들어갔나 보다
더위 앞에는 장사가 없는 듯... 모두 숨죽여 낮잠을 자나보다
용궐산 암벽에 새긴 대형 서각..
한글을 두고 꼭 알아볼 수 없는 한자로 자연을 훼손하며 글자를 새겨야 했는지..
가파른 계단을 치고 올라 다시 옆으로 데크길이 나있다
용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섬진강 물줄기가 오늘따라 위안이 된다
이 땡볕에 이런 길을 찾아온 내가 한심하지만
산 따라 강 따라 흘러가는 물줄기가 마음속을 함께 흘러간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며 옆에 뻗어 있는 데크길을 보았다
여기서 데크길은 끝이 나고 용궐산을 향해 가파른 산행을 해야 하는데
이런 땡볕에 암벽에 놓인 데크길을 걷고 나니 산이고 뭣이고 쉬고 싶다
염천의 계절에 땡볕 산행을 나선 내가 잘못이지 싶다
가물긴 했나 보다 섬진강 물줄기가 힘이 없다
좀 더 가물면 바닥이 드러날 판이다
소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여기서 하루를 그냥 땡칠 참이다
가지고 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주거니 받거니....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아주 잘한 선택이다
지겨울만치 쉬고 다시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하산을 했다
잔도 길보다 훨씬 좋은 숲길이다
이 숲길로 내려가면 어치계곡을 만난다
내려오는 길에 '현미지좌'라는 한자 안내판을 만났다
어진 사람과 아름다운 사람이 앉아서 좌선을 했다는 말인가..
이렇게 빼곡한 글을 힘든 산행 중에 누가 읽을까만은....
이런 글귀를 읽을 만큼 수려한 경관은 아니다
어치 계곡으로 가서 발을 담그자
어치 계곡을 향하여~
어치계곡에 잠시 발에 열을 식히고...
주차장 건너편 매점을 향하여~
큰 물에도 괜찮을 것 같은 돌다리를 건너서...
건너편 매점에서 찍은 돌다리
가뭄에 수량은 줄었지만 조용조용 흘러가는 물빛이 좋다
둥실둥실 뭉게구름이 노니는 섬진강
그 물속에 내 마음도 한동안 떠다녔다
자연을 쓸데없이 훼손한듯한 잔도 길을 보니 마음이 씁쓸했지만
물속에 잠긴 구름과 함께 마음을 물속에 풀고 나니 조금은 더 좋아졌다
가장 한가롭고 휴식 같은 산행을 하고 나니... 피로는 전혀 없다
매점에서 짜릿한 맥주 한 캔 들이키고 나니... 캬... 기분 좋다
2021.7.24.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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