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1.7.31.토. 두타산 베틀바위+마천루 협곡

kyeong~ 2021. 8. 18. 22:47

두타산의 비경을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베틀바위다

베틀바위구간을 걷지 않고는 두타산을 말하지 말라..

올해 5월, 좁은 협곡 길을 안전하게 정비하여 세상에 알렸다

매스컴의 영향은 위대한 힘, 연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길이 정비되기전 위험을 무릅쓰고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걸었던 추억이 있다

안전하게 정비된 기념으로 다시 걸어보기로 했다

가장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염하의 더위에 험한 두타산을 간다고 하니

식구들이 좋아할 리가 없지만 다른 날 보다 더 일찍 길을 나섰다

오랜만에 혼자서 쉬엄쉬엄 걸으며  찍을 거 다 찍으며 걷는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자유를 찾은 것처럼 마음이 가볍다

친정동네 뒷산이라 왠지 편한 마음이 드는 산이다

 

 

무릉계곡 주차장:강원 동해시 삼화동 858-3

 

2021.7.31. 토. 푹푹 찌는 더운 날씨

오전 8시~오후 2시

산행시간 아주 많이 쉬면서 걸었음

산행거리 약 9킬로

산행코스:

관리사무소-베틀바위-미륵바위-산성터-12 산성 폭포-석간수-마천루-박달계곡-쌍폭포-학소대-삼화사-관리사무소

보나 마나 뜨거운 날씨

아침 일찍 집을 나와서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하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주차장이 꽉 차서 아래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가서 주차를 했다

베틀바위 길을 정비했다는 뉴스의 위력이 대단했다

이 시간 무릉계곡 주차장에 차가 이렇게 많기는 처음이다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베틀바위...

길이 정비되지 않았을 때에 고생 고생하면서 걸었던 곳인데

이제는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별 준비 없이 산행을 시작했다

빵 2개 물 2병을 편의점에서 사서 가방에 넣고 산행 시작을 했다

 

오른쪽 관리소에서 입장 티켓을 끊고

코로나 체크를 한 후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입장료 2000원

주차비 2000원

 

관리소를 지나면 바로 신선교 다리가 나타나는데

다리를 건너자마자 베틀바위 산성길이 시작된다

베틀바위 형상을 흉내 낸 베틀바위 안내판이 수문장처럼 서있다

 

초입에서부터  약 400미터 구간은 경사도가 낮은 편한 길이다

산행 리번을 보니 그새 참 많은 산악회가 다녀갔구나 싶다

저 리번 좀 안 쓰면 안 될까 나무에게 무거운 짐 같아서 말이다

한동안 금강송 군락지를 걷게 되는데 이때만 해도 베틀바위로 가는 길은 순한 줄로만 안다

 

깊은 산지이다 보니 숯을 구워서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숯가마터가 있다

예전에 길 없을 때 이곳을 오르네일 때에는 못 보았는데

길을 정비하면서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복원시켜두었다

 

이정표가 어떤 비바람에도 든든하게 세워져 있다

베틀바위 이정표에는 유난히 '등산로 아님' '길 없음' 이정표가 많다

5월에 길이 정비되어 공개되기 전까지 이 길 저길 마음대로 올랐던 흔적이 있어서

이젠 그 길로 가지 말라는 뜻이다

 

절반쯤 왔을까... 몇 분 걷지 않았는데 덥기 시작한다

쉼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바라본 주차장

 

베틀바위까지 약 1.6킬로

절반은 급경사가 아니지만

절반을 지나면서 노면이 거칠고 다소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힘들 때마다 얼굴을 내미는 베틀바위

산중턱에 저렇게 도발하듯 솟아 있는 암벽

뒷면만 보아도 저리 대단한데 앞면은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위대한 풍경을 그리고 있다

 

붉은 소나무가 정원수처럼 서있고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빈 터

저 자리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해보았다

 

오늘의 목적지 베틀바위를 향하여 걸어가는데

동해안의 산은 어디를 가나 아름드리 적송이 품위 있게 길을 지킨다

 

또다시 나타나는 베틀바위

참 이 길은 기가 막히다

힘든 길이지만 힘들지 않게 한다

이쪽저쪽 아니 쉴 수 없는 풍경과

아니 볼 수 없는 풍경

번갈아 나타나며 나를 맘대로 조정한다

 

 

좁은 길이다 보니 오름길 내리막길 구분해두었는데

사람이 많을 때에는 구분 한 길로 다니면 되지만

조용할 때에는 맘 가는 대로 걸으면 되겠다

 

 

 

잠시 쉬는 동안 삼화사 뒤편 위로 칠산 금산 자락의 그림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저길로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 할 텐데... 두타산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두타산만 죽어라 걷곤 한다

 

베틀바위 아래 절벽을 따라  길을 냈다

수직 절벽을 가로질러 길을 내고

그 길을 가면서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보며 베틀바위를 감상한다

 

 

베틀바위 능선

 

베틀바위

 

두타산에는 회양목이 많다

회양목은 베틀바위와 미륵봉 일원 10만 여평 땅에 넓게 펼쳐져 있다.

비바람 치는 황량한 토양 아래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다.

봄이면 향기가 짙은 꽃을 피운다.

 

 

베틀바위 절벽 아래를 걷는 동안 눈을 떼지 못하겠다

오른쪽 끝부분에 베틀바위 전망대를 만들었다

저 바위 절벽 위에 전망대까지 만드느라 고생을 많이 했겠다

빈 몸으로 이 절벽길을 걷는 것만 해도 힘든데

수직 암벽을 따라 길을 만들고 전망대까지 설치했으니 대단한 노고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베틀바위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

급경사 계단으로 제법 길어서 오르는 동안 삼복더위에 땀께나 흘렸다

반바지 차림, 운동화 차림.... 매스컴에서 접하고  편한 길이라고 하니까

쉽게 생각하고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름 산행의 필수인 식수를 준비하지 않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아무리 길이 정비되어 있고 편하다고 해도 산은 산이다

안전한 신발과 복장 그리고 식수는 항상 본인을 위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

 

가파른 협곡에 계단을 놓다 보니 계단의 높이가 높아서 보조 계단을 설치하였다

급경사를 숨을 헉헉대며 오르다 보니 등에서는 땀을 줄줄 흐른다

 

전망대 가운데 우람하게 서있는 바위

베틀바위를 지키는 장군 같다

우뚝 선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려 전망대를 더욱 멋져 보이게 한다

 

 

가파른 산길과 데크계단을 걸어서 전망대까지 오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다

사실 거리상으로 1시간도 안 되는 거리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다

550미터 높이에 설치한 베틀바위 전망대

이곳에 오르니 중국 장가계가 부럽지 않은 암벽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암벽의 위용에 눈을 뗄 수 없다

이곳에 베틀바위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2가지이다

하나는 거대한 암벽의 모습이 베틀처럼 생겨서다. 씨실과 날실이 가로 세로로 짜이듯 바위가 삐죽 솟아 있다.

또 하나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삼베 세 필을 짜야했던 선녀의 전설이 이곳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강원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는 두타산(頭陀山·1357m).

각기 다른 매력을 품에 안고 있는 산이다.

암벽과 기암괴석의 중턱은 골산의 화려함, 정상부의 완만한 능선은 육산의 푸근함이 있다.

두타(頭陀)는 범어에서 유래한 불교용어다.

세속의 모든 욕심과 속성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닦기 위해 고행을 참고 행한다는 뜻이다.

삼화사나 관음암 등 명사찰이 많은 이유다.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산림은 등산객들의 번잡한 마음을 다스린다.

올해  ‘한국의 장가계'로 불리는 천혜의 비경인 두타산의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를 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

베틀바위 전경이 하도 빼어나 길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워낙 위험해서 그간 사고도 빈번했다.

이제 새로운 길이 열리고 가까이서 베틀바위의 빼어난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있으니

내 고향의 자랑거리가 생겨서 뿌듯한 생각까지 든다

 

 

전망대에서 본 베틀바위 풍경

 

 

미륵바위

 

전망대에서 200미터쯤 더 오르면 베틀바위 정상부이다

눈코입 늘어진 귀까지 미륵을 닮은 모습으로 등산객을 반긴다

 

미륵바위에서 옆으로 가면 천 길 낭떠러지가 있는 암릉을 만난다

미륵불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풍경이다

 

미륵불 주변의 기묘한 바위군들

이곳에 앉아서 무릉계곡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멀리 동해까지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미륵불에서 2.5킬로가량 떨어진 두타산 제2의 명소 마천루 전망대로 향해본다

미륵불에서 마천루까지는 급경사는 없지만 1시간이 넘는 거리이다

더위가 하늘을 찌르는 날씨  가지고 온 식수가 부족할듯하여 약간은 망설였지만

발길은 이미 마천루를 향하여 걷고 있다

 

미륵불에서 마천루까지는 이렇게 평탄 한길과 거친 길도 있다

왼쪽은 두타산 정상부로 가는 길

오른쪽은 마천루로 가는 길

'등산로 아님'으로 적혀있긴 하지만 저길로 오르다가 두타산 7부쯤에서 쉰움산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미륵불에서 1킬로 정도 되는 지점에서

산성터를 향하여 하산할 수도 있다

마천루까지 걷는 것이  힘들면 산성터 쪽으로 하산을 하여도 된다

 

12산성폭포

건너편에서 보면 12 폭포가 비경을 이루는데

폭포의 허리쯤에 서있다 보니 얼마나 비경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12 산성 폭포의 비경

 

12 산성 폭포에서 바라본 절벽길

바위 위에 나무 사이로 손톱만 하게 사람들이 보인다

저런 절벽에도 안전한 길을 만들었다

이 길을 만든 모든 이에게 위대한 장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폭포를 가로 질로 저 절벽 위에 길을 따라 마천루로 향하게 된다

 

수도골 석간수

가물었는지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바위 사이로 시원한 기운이 몰려나오긴 하는데 물이 떨어지지 않아서 아쉽긴 하다

석간수를 지나 절벽길을 걷는다 참 아찔한 길이다

 

 

석간수 옆 누군가 기도를 하던 곳이다

바위를 포개고 고루고.... 몇 사람 앉을 만큼 터를 만들어두고 하늘에게 산신께 기도를 한 모양이다

 

혼자 걸으면 딱 좋은 좁은 길을 따라 마천루를 향하여 다시 걸음을 옮겨본다

 

나무에 가려져 멀리서 보면 그저 산이려니 싶지만

이렇게 속살을 걷노라니 구석구석 숨겨진 비경들이 나타난다

실제로 참 웅장한 암벽을 자랑하는 마천루 길

좁은 화면으로 찍으려니 한계를 느낀다

 

두타산에 자리한 2개의 전망대

베틀바위 전망대는 550미터

마천루 전망대는 470미터

바라만 보아도 아찔한 절벽에 잔도 길을 놓고... 많은 사람들의 안내하고 있다

 

 

마천루에 올려다본 웅장한  암벽

도시의 빌딩보다 더 거대한 바위 숲

각기 다른 모양을 한 바위 건축물 같다

 

마천루에서 내려다본 무릉계곡

어느 곳 하나 평탄지형은 하나 없다

원래는 건너편 산과 이산이 한 몸이 었는데 무 자르듯 반을 갈라놓은 수직 절벽이다

 

마천루... 말이 하늘을 달리는 기분이 들게 하는 길

좀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아직도 갈길이 멀어서

내려오면서 다시 올려다본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면서

올려다 보아도 내려다 보아도... 참 위대한 암벽 풍경이다

 

절벽에는 길을 낼 수가 없어서 나무로 데크길을 내었다

 

쉴 새 없이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고... 다시 멈추어 바라보는 풍경

다음에는 출발을 거꾸로 해야겠다

이쪽 편에서 올라가면서 하나하나 다시 감상해야겠다

 

 

수직의 절벽

바위의 위용이 대단하다

그냥 오르기도 힘든 길

가파른 절벽을 따라 오르는 길

햐~!!.... 한국의 절벽길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바위 장벽 마천루 풍경

어느 성을 지키는 듯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할 바위성을 두르고 있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오겠지...

이제 무릉계곡의 물소리와  폭포가 아름다운 길을 따라 하산할 것이다

무릉계곡까지 내려왔을 때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올라갔다가 올까 망설이다가

날씨도 덥고 지쳐서 그냥 하산하기로 했다

주차장까지 대략 3킬로... 내리막길이니 설렁설렁 걸었다

 

무릉계곡의 투명한 물빛

손을 담그기조차 미안한 물빛

하늘을 찌르는 더위지만 이 물빛 하나로 더위가 저절로 사라진다

 

무릉계곡은 넓은 바위와 마르지 않은 맑은 물이 흐르는 듯 멈추는 듯...

조용하게 계곡에 스며 들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녹아내리게 한다

2.6킬로의 계곡을 내려오는 동안 혼자 걸어감이 전혀 외롭지 않은 시간이다

 

무릉계곡의 초입에 천년 고찰 삼화사가 있다

무릉계곡을 수없이 오고 갈 때마다 삼배를 한다

베틀바위와 마천루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삼화사는 조용하다

두타산이 유명세를 타면서 심심산골에 있는 삼화사 마당이 관광객으로 시끌벅적하다

그런데 오늘은 워낙 뜨거운 날이라 절간 마당이 조용한가 보다

 

무릉계곡의 마당 같은 암반

오늘 두타산을 오르면서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편히 쉬었다 가라고

넓은 자리를 내어놓는 두타의 넉넉한 인심이 흐르는 무릉계곡 반석이다

양사언의 글귀가 있을만치 명성이 자자한 반석이다

 

관리소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바라본 무릉계곡의 모습이다

이곳을 수없이 오르내리고 쉬곤 했지만 아무리 봐도 계곡 중에 가장 으뜸이다

몇 번을 자랑하고도 남을 곳이다

이제 베틀바위와 마천루 전망대까지 생겼으니 수많은 산우들을 데리고 자랑삼아 찾아들 예감이다

 

내가 본 수려한 산천

본만큼 자산이 늘어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위대한 풍경을 자선하듯 다른 이의 가슴에 안겨주는 일이 나의 숙명인 것 같다

 

2021.7.31. 토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