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 토~4.3일
사월이 되자마자 아들 생일날도 뒤로하고
남녘으로 발길을 했다
순천 땅 얼마만인가
멀어서 자주 못 오는 까닭에 눈에 선한 그리운 곳들이 많다
선암매가 가장 그리웠는데 시기를 좀 늦게 맞춰 왔다
정신없이 선암매에 취했다가 취한 맘으로 조계산을 오르고
해가 뉘엿뉘였 넘어갈때즘 오늘의 비박지 고동산으로 향했다
어둑어둑한 길...
마주오는 차가 온다면 비켜설 곳도 없는 길을 따라
700 고지 정상에 오르니 날이 저문다
바람이 어찌나 세었는지 천막을 치는데 중노동을 했다
배는 고프고
힘은 다 빠지고
노숙자의 하루는 고되다
그래도 바람 속으로 흐르는 별들과 하늘을 보노라니
머리는 맑아져 온다
오늘 밤은 숙면은 힘들겠다
거센 파도처럼 덩치 큰 바람이 고동산을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의 모든 바람이 전쟁처럼 몰려들었다
바람의 아우성 소리는 음악소리마저 집어삼킨다
그 바람 속에 둥지를 틀고 웅크리고 잠을 청하는 낯선 밤
둥지체로 몽땅 날아갈 것 같다
바람을 잠재우고
새로운 강산 위에 해가 뜬다
바람소리에 잠을 못 이루다 새벽녘 잠이 들었다
화들짝 일어나니 해가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다
바람이 지쳐 잠든 저 산너머로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밝아온다
정상의 모습
산불감시를 위해 날마다 이곳에 올라 산불 감시를 하는 관리인을 만났다
산 정상은 밋밋하다
조계산 줄기 고동산 표지석이 서있고 그 옆에는 중계탑이 하늘 높이 자리하고 있다
산불초소 연세든 관리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10시쯤 되니 부지런한 산악인들이 벌써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낯선 이름을 가진 산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마을 이름들을 보니 낙안읍성이 가까이에 있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낙안읍성이나 들러야겠다
아하.. 철쭉 동산이었구나
좀 더 나중에 왔다면 화려한 꽃밭에서 하룻밤 잘뻔했다
정상에는 산불초소와 전망대 데크가 있고 주차장까지 있다
어쩌면 철쭉꽃이 안 피었으니 우리들만의 천국이 되었나 보다
생각지도 못할 곳에서 화려한 하룻밤.... 이보다 더 화려한 삶이 있을까
철쭉은 피려면 아직 멀었고 진달래가 아직 활짝 피지 못했다
웬만한 곳은 진달래가 다 피었는데 이곳 진달래는 좀 늦게 피나보다
철쭉이 가득 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동산에 대해서 다시 알고 간다
한 번쯤은 이곳에 다시 오지 않을까
고 동치에서 산행을 많이 시작한다고 한다
조계산에 올랐던 것보다
더 반가운 고동산 정상이다
확 트인 시야 때문에 세상이 전부 내 것처럼 보인다
짐을 싸고 집으로 가려니 왜 이렇게 아쉬운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고 이곳에서 하룻밤 더 묵었으면 좋겠다
나야 더 묵어도 괜찮지만 일행들이 출근을 해야 하니 어쩔 수가 없다
아쉬움은 푹 묻어두고 집으로 향해서 가야지
2022.4.3.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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