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2.4.17.일 남원 문덕봉

kyeong~ 2022. 4. 20. 00:41



그해 봄

잡목들 사이로
교실 복도처럼 나있는 길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인기척에 복도로 들어서려는 진달래
뒤죽박죽 얼굴을 들이밀었다가
아무도 모르는 숨소리를 얹어본다
진달래 꽃술이 붉게 타는 소리

뉴스 첫머리에 날마다 오르는 숫자가 있기 그전
숲의 통로로 들어가고 있다
독하게 버틴 기침을 봄물에
잠시 쏟아낸다
바위 끝 절름발이로 선 진달래도
나무 뒤에서 열병을 앓던 진달래도
햇빛으로 빛나는 하늘에 핀 진달래도
나를 위해 피었던 것은 아닌지

품으로 자꾸만 들어서는 진달래
뒤죽박죽으로 핀 진달래를 안고
통계의 숫자가 질 생각을 않는 독한 계절로
다시 돌아왔다
무심코 안고 온 진달래
하필 독한 계절에 내게로 왔는지

梁該憬
2022.4.17.일 남원 문덕봉에서

2022.4.17. 일, 날씨 맑음

서울 사당역 7시 출발

남원 비홍재 10시 도착

산행코스 : 비홍재-비홍 산성-문덕봉-고정봉-그럭재-서매 마을

산행거리 9.2km

산행시간 10시~오후 3:30

남원 오후 5시 출발-서울 사당역 오후 8:30 도착

출발점 -비홍재:전북 남원시 주생면 내동리 산 65-2

하산점 -반월경로당 :전북 남원시 금지면 서매 반월길 2

 

오르막차로 끝

표지판에 문덕봉이라고 작은 간판이 안내함

 

비홍재에서 문덕봉과 고정봉을 거쳐 그럭재에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연둣빛이 가득한 숲길을 따라

산행은 시작되었다

꽃잎보다 더 이쁜 연둣빛 이파리들이 숲 속을 색칠했다

초입의 경사도는 완만하여 가볍게 오르는 중이다

 

비홍산성(飛弘山城)은
전라북도 남원시 대강면주생면에 걸쳐 있는 포곡식 산성이다.
2000년 12월 29일 전라북도의 문화재자료 제174호로 지정되었다.

이 산성은 대강면과 주생면에 걸쳐 있는 포곡식 산성으로
남원∼순창간 국도를 따라 가다가 비홍치 정상에서 남으로 직선거리 500m 남짓한 곳에 성의 북쪽면이 시작된다.

성벽은 적당히 깎은 가공석을 이용하여 내외면의 면을 맞추고
그 안쪽에는 할석을 채웠으며 내탁법으로 쌓아올린 성벽 중 6m 가량 높이가 남은 곳도 있으며
대체적으로 잔존 성벽 상부 폭은 4.7m 내외이다. 또한 『고적조사』에 의하면 주위는 약 900m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망루지와 건물지로 추정되는 터가 보이고 있으며,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편과 기와편이 보이고 있다.

비홍재에서 20여 분지나 고갯마루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오르니

오래된 산성이 나타났다

고난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보니 곳곳에 숨겨진 산성이 많다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하니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문화재 자료로 등재될만하다

 

길은 거의 외길이다

갈림길에서는 시원스러운 안내판이 확실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

 

아직 진달래가 한창인데 햇빛 잘 드는 곳에 철쭉이 새색시처럼 웃고 있다

코로나가 모두 치유될 것 같이 색감이 고운 철쭉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줄곧 오솔길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문덕봉까지는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가도 좋을 오솔길

요란하지는 않지만 진달래의 손짓에

그냥 갈 수 없잖아

진달래꽃에 기대어 사진도 찍고....

 

오솔길이 복도처럼 길게 이어지는 길에

교실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진달래가 웃고 있다

규칙도 없이 뒤죽박죽 피었어도 천성이 선한 꽃이어라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걷는 내내 우리들만의 천국이었지만

철계단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아... 어쩌란 말이야

이렇게 혀를 빼물고 덤비면...

그대가 좋아서 한참이나 시간을 썼네

 

꽃잎 떠난 자리에 잎이라도 자리를 지키니....

 

봄빛에 힘듬을 잊겠다

앞산 뒷산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난리지만

오늘에사 얼굴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네

숲 속 나무 뒤에서 기웃기웃 고개를 내미는 진달래 때문에

이번 산행이 참으로 황홀했네

 

지는 꽃도... 피는 잎도

봄이라는 계절이라 더 설레게 한다

 

2시간쯤 걸었을까

드디어 시야가 확 트인다

잡목 사이로 진달래 보는 일도 기분 좋은데

농촌 풍경이 훤하게 보이는 조망터에서 남원의 바람을 느껴본다

 

문덕봉 고정봉 그리고 그 너머 삿갓봉과 고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

능선을 볼 때마다 갈 수 있는 산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대해 뿌듯하다

다리가 언제까지 성할지는 모르지만 70까지만 걸도 좋겠다  

내 것도 아니면서 내 것처럼 봉우리들에 대한 욕심을 내어본다

 

문덕봉 598m

남원에서 곡성 방향으로 국도를 달리다보면 서남쪽으로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암벽 골산인 문덕봉(598m)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이 두 개의 골산 봉우리로 되어 있는 이 문덕봉은 남쪽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절벽을 이루고 있어 소금강을 방불케 한다. 서남쪽 대강면 강석마을로 빠지는 종주 암릉코스는 한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신나는 코스이기는 하나 길이 불확실하고 험난하다.

정상에 서면 동북쪽으로 남원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섬진강으로 합류되는 남원 요천이 광활한 금지평야의 젖줄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석양의 햇살에 눈이 부신 순창의 광덕산과 담양의 추월산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비홍재에서 남릉을 따라 약 2시간 30분 거리의 문덕봉 능선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여름 산행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겨울에는 방풍림이 되어 온화암마저 느끼게 한다.

문덕봉에서 고정봉을 지나 그럭재에서 서해마을로 하산을 할 것이다

그럭재까지는 1.8킬로

여기서부터 그럭재까지가 남원의 공룡이라고 하는 구간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남원의 농촌 풍경

 

능선만 보면 저절로 튀어나오는 구호

아자 아자 아자

또 가자

저 많은 봉우리 넘고 또 넘자

힘차게 뻗어가는 봉우리를 넘어가는 그날이

내생에 가장 좋은 날

 

문덕봉의 왕관바위라고

이름 하나 지어주고

 

남원에 춘향이만 생각했지

이런 능선이 있는 줄 몰랐다

끝없이 솟는 샘물같이

산 이름이 퐁퐁 솟아나고 있는 산봉우리

 

삼각산처럼 뾰족한 이산도 넘었다

넘고 뒤돌아서 한컷...

넘을 땐 힘든 줄도 모르고 묵묵히 넘었는데

뒤돌아보니 제법 가파른 산이었다

가파른 생을 살았어도 힘차게 살아온 길이라 그 생이 참 즐거웠고 기쁜 날이었다

 

가파른 산을 넘었는데 고정봉은 아담하다

605m

문덕봉보다 쪼끔 더 높은데 표지석이 작다 보니 더 낮은 느낌이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문덕봉이 더 시원하게 보인다

고정봉에서 본격적인 암릉의 시작이

 

고정봉에서 그럭재로 가는 길의 암릉

위험구간에 잘 정비된 계단이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다

바위는 많지만 이름 있는 바위는 없다

 

그럭재로 가는 암릉 능선

이 구간을 남원의 용아라고 한다나...

근육질의 산줄기를 넘어야 사지근육을 다 쓸 수 있으니

운동도 되고 반기는 구간이다

 

암릉구간에서 고리봉으로 향하는 하산 구간은 가파르다

가파른 길이라 정신을 바짝 차라고 고고씽~

 

절벽의  소나무 한그루...

 

그럭재

여기서 산 좀 힘들게 타고 싶은 사람들은 고리봉으로 간다고 한다

난 여기까지가 딱 좋은 거리

서매 마을 방향으로 기분 좋은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발이 묵직해 오고 등짝에 땀이 날 즈음.... 하산길에 접어들 때

등 뒤로 오가는 바람이 사이다보다 좋다

 

서매 마을로 가는 길

1.5km

반은 숲길이고 반은 아스팔트 길

아스팔트 길 옆으로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하산길에 만난 소박한 꽃들

 

오늘의 종착지 서매 마을 반월경로당


산행 초입은 완만한 경사라

오늘의 산행은 소풍 온 듯이 걷겠구나 싶었다

꽃도 피고

숲도 좋고

햇빛도 좋은 이날에 남원까지 소풍을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덕봉을 지나고부터는 암릉구간

두 얼굴의 능선이다

지킬엔 하이드

지리산을 끼고 있는 남원이다 보니 다른 산이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내가 걷기에 딱 좋은 문덕봉을 걸었다

산행 후 언제나 같은 마음이다

안전하게 내려와서 자신에게 고맙고 덕택에 다음 산행을 꿈꿀 수 있어서 좋다

 

 

여행의 끝판왕은 맛집

코로나 때문에 산행을 해도 식당을 패스했는데

오랜만에 맛집에 오니 땡잡은 느낌이다

남원에서 유명하다는

새집 추어탕

연락처 -063-625-2443

주소 -전북 남원시 요천로 1397 

추어탕 10000원

맛은 서울이나 남원이나 비슷하다

 

근육질의 산 능선도 넘었고 맛집도 들러서 배도 부르고

시원한 카스 한잔에 피로를 전부 털어 넣었다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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