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제멋대로 걸을 수 있는 자유와
다듬어지지 않은 눈빛으로
마음 안에 수수께끼처럼 숨겨진 길을
풀어내고 싶은 밤이다
주변은 끝없는 바다
무슨 짓을 한다 하여도 모를
낭자한 어둠 안
핏속을 더듬고 다니는 영혼을 위하여
관습의 빗장을 풀었다
광활한 어둠 속에 맡겨진 체
갯벌 속으로 빨려드는 벌레
수축과 이완의 늪을 지나
깊은 갯골로 유인하기 위하여
숨어 있는 칼로리를 사용하였다
진흙 같은 부드러움에 뒤엉켜
죽을 것 같은 밤
그대의 보호색 속으로
달콤한 졸음을 뉘고 배설하는 나는
영원한 연체동물.
梁該憬
2009.8.18.
영흥대교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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