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금용사 가는 길

kyeong~ 2009. 9. 22. 23:58

 

금용사 가는 길

 

송장 메뚜기가 옷깃을 스쳤다

갑자기 섧다

 

금용사를 오르던 돌계단 모서리가

속세로 떨어져 나간 것이 안타깝고

석탑 아래 누워

제가시에 찔려 아프다, 아프다 하는

밤송이가 섧다

수숫대 머리를 저을 때마다

초록 물이 씻겨져 나가는 시간

법당 문설주에 하필이면

베옷 입은 매미를 만나다니

매미 등에 걸린 단청

꽃상여 타고 떠나는 매미야.

 

2009.9.20. 포천금주산 금용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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