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보라
초하
민무늬 바람을 타고
서삼능 샛길을 나오면
푸른 살갗을 긁으며
가을을 짜는 좀작살
모르고 가다가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좀작살에 걸린
나는 보라새,
아하, 너도 보라새
깃을 찌르는
시계 바늘 때문에
보라색을 훔치고
돌아오는 길
포도주를 밟고 가는 것처럼
짙어 오는 취기
좀작살에 앉은 이슬은
오늘부터 보라색이다.
2006.9.21
서삼능 매표소 옆에서
처음으로 좀작살을 보고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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