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1
초하
팻말이 작아서
목적 없이 오르는 사람이라면
지나쳤을 길
꺾어 오르는 길은
호흡의 조정이 힘들다.
어둠이 밤가시처럼 박혀있고
까만 별이 구름을 타고 건널 때
주례를 향하던 걸음의 빠르기로
들 섶을 걷노라면
자꾸만 신발을 벗기는 모난 돌
산사를 떠메고 앉은
모난 주춧돌
부처를 떠 받힌 것도
모난 돌이라
나를 잡아 끌던 것이 부처였는가
밤은 오고 또 오고
모유정母乳井 젖내에
처마 밑을 들락거리는
키 다른 밤과
함께 서있는 인연
지장보살 처소에
신을 벗던 밤
모르고 살아 온 인생과
텅빈 기도를 안고
당신의 품안에 뒤척입니다.
2006.9.16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로 가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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