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울타리1(육지장사를 오르며)

kyeong~ 2006. 9. 20. 10:31


 

울타리1


                초하


팻말이 작아서

목적 없이 오르는 사람이라면

지나쳤을 길

꺾어 오르는 길은

호흡의 조정이 힘들다.


어둠이 밤가시처럼 박혀있고

까만 별이 구름을 타고 건널 때

주례를 향하던 걸음의 빠르기로

들 섶을 걷노라면 

자꾸만 신발을 벗기는 모난 돌

 

산사를 떠메고 앉은

모난 주춧돌

부처를 떠 받힌 것도

모난 돌이라

나를 잡아 끌던 것이 부처였는가

 

밤은 오고 또 오고

모유정母乳井 젖내에

처마 밑을 들락거리는

키 다른 밤과

함께 서있는 인연 


지장보살 처소에

신을 벗던 밤

모르고 살아 온 인생과

텅빈 기도를 안고

당신의 품안에 뒤척입니다.

 

 

2006.9.16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로 가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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