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쓸쓸할 때에는

kyeong~ 2007. 1. 23. 08:26

쓸쓸할 때에는


 

초하


오만한 빌딩과
요란한 기계음과
말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두고

 

함께 휘어졌다 발을 뻗는

운명의 평행선 위에

정맥 같은 박자로 달리는 밤 기차

그 위에 쓸쓸함을 얹어 보자

 

뻣뻣한 나무들을 쿵쿵치고

실눈 뜬 밤 하늘을 잡아 당기다가

터널,터널,터널 끝에서

각혈하듯 소리 지를 때

그것도

극에 달하도록 쓸쓸한 너에 대한 표현이리

 

평행선의 종점

기차의 새벽은 닫혀진 매표소 창구

쓸쓸함은 너에게로 가는 이정표였을까

아침이 온다면

그 지랄 같은 햇빛의 가시때문에

너를 잃고 말 것 같아

 

지루함이 고름 같아 질 때

인화지를 뽑아내는 외로운 자화상들

암실은 역시 밤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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