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1.나의 뫼비우스띠 /2.뫼비우스의 계절 (2004.2.19)

kyeong~ 2008. 12. 6. 15:57
1.나의 뫼비우스띠

오늘은
봄볕과의 만남이
참으로 따스하고 고운 날이 였네

얇은 스카프에 아이보리색 쉐타를 입고
거리를 한 다섯 정거장 쯤 걸었더니
등에서 땀이 났네

지난 봄에도
이런 날이 있었던 것 같아서
오늘의 외출은 낯설지 않았네

내년 봄에도 이러고 있을 걸세
내가 가진 뫼비우스띠의 둘레는
늘 같은 거리를 가졌거든.



2.뫼비우스의 계절

봄은 아주 조금만 느끼는게 좋겠어
잎사귀 없이 홀로 핀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은 너무 슬프잖아.

여름의 나무를 올려다 봐
많은 잎을 거느려
감당하기 어려워 늘어지고 말았어

머물다 간 자리를 곱게 남기기 위해
붉은색으로 단장하는 가을은
왠지 가슴이 아파오는 것 같아.

모든 것을 거두어 들이고
정갈하게 선 겨울 나무를 봐
어깨에 앉은 참새가 잘 보여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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