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넘실거리며 오는 햇빛을 피해
아무데나 앉아도
옆에 따라 앉는 꽃
오랫동안 들꽃이라 불렀다
이름을 알고도 들꽃이라 불렀다
이웃에서 얻어 온 화초
생각날 때마다 물을 주기는 했지만
꽃이 안 피는 줄 알았다
아직도 이름을 모르지만
십년 만에 꽃이 피었다
길을 가다가 앉으면
바람처럼 곁에 앉는 이가 있다
꽃처럼 웃으며 앉는 이
들판에 그냥 두고 왔다
한평생, 그는 들꽃
梁該憬
2010.6.13.남한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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