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고도의 배추밭

kyeong~ 2010. 9. 1. 16:13

 

 

 

고도의 배추밭

(매봉산 바람의 언덕)

 

오래전에 거기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한번은 길을 지나쳐버려서 못 갔고

폭설이 내려서 또 지나쳐 버렸다

첫머리부터 꼭대기까지 

수만 포기 배추 속에

하나씩 묶어 둔 이름들

명주 올 같은 안개비로 묶어 두었네

안개비가 저리도 곱게 내리지만 않았어도

배추밭 머리의 바람처럼 지나갔겠지만

꼭 천 년을 걸어와서 만나는 영혼들 같아

돌아서지 못하네. 난

안개비 걷히면 천 년의 잠을 잔

명주 별이

배추 속에서 나올지도 모르지.

 

梁該憬

2010.8.10.매봉산 바람의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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